(톱스타뉴스 이수현 기자) ※ 해당 리뷰에는 '귀신경찰'의 줄거리와 결말 등 주요 장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줄 평: 관객들이 그리워할 故 김수미의 모습이 담겼음에 의의를
'귀신경찰'은 능력은 있지만 '하찮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죽은 아내의 납골당을 찾은 민현준(신현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 능력 당신이 나한테 선물해 준 줄 알았는데"라는 대사에 이어 '하찮음' 그 자체인 민현준의 일상이 그려진다.
현준은 강력계 형사였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지구대에서 일하게 된 경찰이다. 엄마(김수미) 집에서 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엄마에게는 짐 덩어리, 딸은 5년째 현준하고만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집에서 무시 당하는 처지인 현준은 지구대에서도 같은 신세다.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갖고 있는 현준은 불우한 형편으로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훔치는 청소년에게 음식을 사주고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따뜻한 사람이다.
그에게는 복수하고픈 대상이 있다. 그건 바로 얼마 전 출소한 변준호(정준호). 현준은 5년 전 변준호 패거리를 잡으려다 납치 및 폭행을 당했고, 아픈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했다. 이 일로 딸과 절연한 사이가 된 것. 또한 변준호는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오송그룹 사장 조원희와도 연관된 인물이다.

어느 날 현준은 담배를 피우러 옥상에 갔다가 번개를 맞게 된다. 엄마 수미의 지혜로 목숨을 건지게 된 그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듣는 능력을 갖게 된다. 물론 이 능력이 현준의 하찮음을 없애주지는 못했다.
그는 후배 지민의 친구인 황용이 자신과 같이 번개를 맞은 후 능력을 얻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황용의 능력은 가까운 미래를 보는 것. 이 능력들은 번개를 맞기 전 했던 행동을 해야만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준과 황용은 하찮은 능력을 이용해 자신들과 얽힌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현준은 승진 및 강력계로의 복귀에 성공하고, 딸과 함께 아내의 납골당을 찾는다.

영화에는 정준호뿐 아니라 김병만, 김흥국, 황보라, 윤박, 김태균 등 다채로운 카메오들이 등장한다.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의 재미 포인트.
후반부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번개를 맞고 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을 모은 이른바 '번벤져스'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
또한 영화는 김수미의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실제로 기자간담회에서 신현준은 영화를 시리즈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2편에서는 김수미도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되는 걸로 기획했지만 이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귀신경찰'에서는 '맨발의 기봉이',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故 김수미와 신현준의 모자 호흡을 또 한 번 만날 수 있다. 우연하게도 관객들이 그리워하는 고인의 모습이 가득 담긴 작품이다.
"코미디 요소가 있지만 가족의 갈등과 화해에 포커스 맞추면서 재밌고 즐거운 영화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김영준 감독의 의도도 잘 녹아 있는 작품이었다.
신현준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었고 억지 신파가 없는 점은 좋았다.
극중 큰 의미를 가진 대사는 아니었겠지만 김수미 배우가 세상을 떠난 시점에서 "살 놈은 살아"라는 대사와 하찮은 아들에게 해주는 그의 위로가 더 따뜻하게 다가왔다.
다만 영화가 전반적으로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예상 가능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완전한 코미디도, 제대로 된 히어로물도 아니어서 애매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둘 중 어느 한쪽에 더 방점을 찍고 정돈했다면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까.
또한 크게 웃음이 터지는 부분은 없었고, 너무 클리셰라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대사도 아쉬웠다.

'귀신경찰'이 설 연휴 가족들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임은 확실하다. 문제는 영화 티켓이 가볍게 즐길 가격이 아니라는 것.
흥행 여부를 떠나서 또 하나의 시리즈 영화가 탄생한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귀신경찰'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2025/01/14 18:37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