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부의 세계’ 김영민 “‘사랑불’ 귀때기→손제혁, 평정심 가지려고 해” (종합)  

(톱스타뉴스 임라라 기자)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부부의 세계’까지 배우 김영민이 연속으로 성공하며 시청자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순수한 귀때기 정만복 역으로 사랑받았던 김영민이 ‘부부의 세계’에선 수시로 외도를 저지르는 손제혁 역을 맡아 안방극장 분노 유발자에 등극했다. 극과 극을 오가는 캐릭터를 모두 소화하며 그야말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줬다.

지난 22일 톱스타뉴스가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종영 후 김영민을 만났다. 이날 김영민은 뜨거웠던 관심과 사랑에 먼저 감사 인사를 했다. 

“뜨거운 사랑을 받은 느낌이다. 보람있고 감사하다. 언제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뒤에서 애쓰셨다. 감사하다”

 
극중 그가 맡았던 손제혁은 이태오(박해준 분)과 투톱이라 할만큼 많은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던 캐릭터였다. 그럼에도 김영민은 손제혁을 연기하며 그에게 누구보다 정이 많이 든 듯했다.

“손제혁은 욕먹어도 싸다. 욕을 먹어야 하는 거지만 배우 스스로는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 나름 사랑하고 표현하고자 했다. 이태오와 비교하자면, 태오는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다. 여러 여자를 만난 손제혁이 더 바랑둥이 같지만 제혁이는 단순하다. 다른 여자들을 만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고예림(박선영 분)에게만 몰두한다. 둘이 비슷하게 지질한데, 손제혁은 덜 성숙한 느낌이다. 그래서 성숙하지 못한 남자의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지선우(김희애 분)나 고예림(박선영 분)을 대할 때도 그런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결말 역시 화제였다. 재결합을 하고 다시 인연을 이어갈 것처럼 보였던 고예림, 손제혁이 이혼이라는 선택을 했던 것. 김영민 또한 그러한 결말에 만족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말이) 너무 마음에 든다. 제혁과 예림의 결말이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신다는걸 최근에 알았다. 많은 분들이 고예림과 손제혁의 결말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많이 주셨다”

“2년의 세월이 안 보여서 그렇지만, 제혁이 예림에게 충실하자고 한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이 좋은 장면을 찍는데도 항상 애잔하고 슬픈 느낌이 있었다. 마지막에 예림이 ‘자꾸 당신이 괴롭힐까봐 힘들다’고 하는 장면에서 사실 제혁은 욕해도 괜찮다고, 다가고 싶지만 예림의 아픔을 건들까봐 다가가지 못했다. 

결국 남자들의 실수나 잘못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 부부를 통해 보여준 듯하다. 태오와 선우와는 좀 다른, 재결합이 가능할까? 라는 질문을 던진 부부였고, 그렇지만 결국 잘못한 행동에는 다시 합칠 수 없는 결말이라서 더 멋있다고 생각한다” 

 
김영민은 손제혁과 고예림 부부의 이야기는 결코 현실과 유리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시청자들 사이에도 이 부부가 재결합과 헤어짐 속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현실 이혼 부부가 겪는 고충에 가깝다는 공감이 이어지기도 했다.

“재혁과 예림의 이야기는 현실에 존재할 법한 이야기다. 사실 태오와 선우가 이혼 후 다시 자는데 그게 저는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봤다. ‘이건 아니고, 저건 아니야’라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관계는 좀 다른 것 같다. 

부부는 사랑했던 관계라서 그런지, 우리 이성으로나,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고. 작가님도 첫 리딩 때 우리가 잘 말하지 않은 본능을 건들어서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우리가 어떻게 부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하는지, 그건 이성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관계를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앞서 ‘사랑의 불시착’에서 사랑스러운 귀때기 역으로 열연을 했던 김영민. 180도 다른 모습의 손제혁까지, 연달아 두 작품 모두 히트하며 주목받는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그에게 쏟아지는 기대감 역시 커지며 부담감도 늘어났다. 김영민은 부담감을 인정하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고 밝혔다. 

“저도 아니라고 하지만 (전작들의 시청률 만큼) 못 나오면 어쩌지라고 생각도 했다. 사실 우리의 일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잘 되면 걱정이 된다. 그래서 더 저 자신을 채찍질하게 되는 것 같고. 내가 하는 일이 하나하나 잘 만드는 것이 직업이지, 과거의 영광을 누리는 직업이 아니다고 계속 생각한다. 제가 할 일은 배우로서 연기를 잘 하는 일이다. 

다 잘 되면 좋겠고, 그게 목표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으니까. 시청률의 높고 낮음은 제가 최선을 다하지만 저의 손을 떠난 운명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 안에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는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 평정심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 김영민에게 ‘부부의 세계’, 손제혁은 행운처럼 다가온 작품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평가했다.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배우 중에 나만큼 운 좋은 배우가 있을까 싶다. ‘사랑의 불시착’은 행운, ‘부부의 세계’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부부의 세계‘는 사실 초반에 조용히 시작했다. 그냥 홍보없이 오직 작품에 집중했는데 저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된 것 같아서 정말 운명적인 작품이다. 

절대 제가 잘나거나 그런 것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운이 좋아서’라고 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계속 운이 좋으면 좋겠지만, 그 운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일지, 또다른 ‘사랑의 불시착’, ‘부부의 세계’ 등을 만드려면 다른 작품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제가 할 일이 아닐까 싶다” 

임라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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