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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인간극장’ 정덕영,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서다 ‘찌아찌아의 한글 선생님’…몽골 의사 박관태 감동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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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필구 기자) ‘인간극장’에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게 10년 째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정덕영 씨의 일상이 소개됐다.

10일 KBS1 ‘인간극장’에서는 신년특집 ‘그대, 행복을 주는 사람’의 제2편 ‘찌아찌아의 한글 선생님’ 5부를 방송하며, ‘몽골로 간 의사’ 박관태 씨가 등장한 1편에 이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감동의 5부작을 마무리 했다.

KBS1 ‘인간극장’ 방송 캡처
KBS1 ‘인간극장’ 방송 캡처

인도네시아 부톤섬에서 살고 있는 찌아찌아족은 10년 전 국내 뉴스를 통해 화제에 오른 바 있다. 바로 고유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는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전파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글은 찌아찌아어의 음절과 문장구조에 가장 잘 맞았다. 또한 쉽게 배울 수 있었기에 찌아찌아족에게 유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사업이 순탄치 못했고 1년 만에 철수하며 흐지부지됐다.

당시 파견됐던 정덕영(58) 씨는 아쉬움에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가, 찌아찌아족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어이 돌아왔다. 발로 뛰어 후원을 받아내 직접 단체를 설립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 정덕영 씨는 눈을 감으면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해맑은 미소가 아른거렸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과 한 수많은 약속을 어떻게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을 수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10년째 찌아찌아족의 곁을 지키고 있는 정덕영 씨 덕분에 찌아찌아족 아이들은 여전히 한글을 배우고 있는 모습이다. 마을의 거리에는 한글 간판이 하나, 둘 생기고 있으니, 모두 그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그는 제약회사에서 20년간 근무했다. 그때도 국어사전을 끼고 다닐 정도로 한글을 사랑했다. 은퇴한 후에 결혼 이민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던 중에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됐다.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는 결정에 아내 조순옥 씨와 10년 전 당시 사춘기였던 1남1녀의 자녀까지 가장인 그를 이해하고 전폭적으로 응원했다. 찌아찌아족에 대한 한글 교육은 가족의 따뜻한 협조가 있어 가능했다.

지난 10년간 위기도 많았다고 한다. 비자 문제를 비롯해 행정적인 절차로 고생하고, 재정은 늘 부족하며, 말라리아에 걸려 죽음의 위기를 넘기기까지 했다. 그때의 심정을 그는 ‘깜깜한 동굴’로 표현한다.

이제 어느 정도는 적응했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있다는 외로움은 여전하다고. 원활하지 못했던 언어소통,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더운 날씨 등 매일 전쟁과도 같은 나날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한류 열풍이 찾아와 한국과 한글에 대한 관심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는 분위기다. 정덕영 씨가 찾은 인도네시아 전통 축제 ‘간데간데아’ 행사장에서는 손가락 하트를 날려오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덕영 씨를 향해 사진 요청이 밀려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한국어를 가르쳐달라는 아이들의 요청에 길거리에서 수업을 열기도 한다. 부톤섬에서 만큼 그는 방탄소년단이 부럽지 않을 사랑을 받는다.

일주일에 한 번은 부톤섬에 있는 세 곳의 초등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친다. 아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해 귀여움을 자아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그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고 많다.

밤톨 같은 아이들이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에서 그리고 한글을 점점 능숙하게 써내는 모습에서 그는 뿌듯함을 느낀다. 한글 공부에 이렇게 열심인 아이들을 보며, 언젠가는 그곳에서 누구나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을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문자가 없는 부족이 문자가 생기면 일어나는 일은 단순한 편리함에 그치지 않는다. 문자가 있어야 그 부족의 전통문화와 언어를 지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덕영 씨가 바라는 것도 바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다.

지난 10년간 약 4천명의 제자들이 그를 거쳐 갔다. 그가 가장 큰 결실로 꼽는 것이 바로 이 제자들이다. 그들이 한글 거리 ‘깜풍 코리아’를 만들었는데, 그 공간은 요즘은 관광명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제자들 중 일부는 한글 교사가 돼 정덕영 씨의 어엿한 동료로 활동하고 있다. 현지 교사가 현지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 제자들을 보면 부자가 된 것처럼 배가 부르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귀국한 정덕영 씨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광화문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서서 한글교사로 일하고 있는 찌아찌아족 현지의 제자에게 영성통화를 걸어서 세종대왕 동상을 보여주는 자상함을 보였다. 그는 “내 뒤에 세종대왕 동상이 있다. ‘세종’이라는 이름을 가진 임금을 뜻하는 글자”라며 한글이 누구에게로 왔는지 제자에게 또 가르침을 줬다.

KBS1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은 평일 아침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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