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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경심 교수 재판부, “검찰도 틀릴 수 있다는 것 인정하라” 보석 청구까지 발언한 배경은? (김어준 뉴스공장)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12.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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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정경심 교수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 날짜, 위조 방법, 장소, 공범, 목적 등 사실상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 외에 모든 것이 1차 공소장과 다르다고 본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할 당시 검찰은 성명불상자와 공모를 했다며 정경심 교수를 기소했다. 성명불상자와 공모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리한 기소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들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쓰기 시작했고, 넉 달이 가깝도록 이른바 조국 사태로 번지면서 그 밖에 많은 이슈들이 묻히거나 사라졌다. 검찰은 2차 공소장에서 정경심 교수 홀로 아래아 한글 등을 사용해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변경하면서 공범이 사라졌고, 이번에는 조국 전 장관 딸 조민 씨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12월 1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따르면 검찰은 조민 씨가 정확히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 내용도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가 공소장을 변경할 수 없다고 하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했고, 그럴 때마다 재판부는 “자리에 앉아라. 퇴정시키겠다”고 맞받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양지열 변호사는 “나도 틀릴 수 있지만 검찰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재판부의 입장에 주목했다. 경찰의 수사권과 지휘권까지 가지겠다는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비판한 것이다.

양지열 변호사는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동안 수사한 결과를 하나의 서식에 완결판으로 만드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 일반인 입장에서 재판에 넘어가는 것은 혹독한 일”이라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어느 정도 심각한 사항인지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 기자는 “비유하면 시험을 볼 때 백지를 내놓고, 정답을 공개하자 답안지를 바꾸겠다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장식 변호사는 “검찰이 언론을 통해서는 프레젠테이션 하나면 다 끝낸다고 해놓고, 상장 서식 파일, 이미지 파일 등을 증거목록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언론 보도를 통해 상장 위조의 각 단계별 파일이 있다면서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신장식 변호사는 “제도적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이 됐다면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재차 비판했다.

눈길이 가는 것은 법관이 직접 보석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정경심 교수 변호인은 사모펀드 혐의와 관련된 증거조차 열람 복사되지 않았다고 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구속 상태에서 길게 늘어진다면 재판을 할 수 없다며 보석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거목록을 못 본다는 것은 정경심 교수 입장에서 자신이 어떤 증거로 구속이 됐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정경심 교수 변호인을 향해 “보석 청구를 생각해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판준비기일을 참관한 김남국 변호사는 ‘알릴레오 라이브’ 10회를 통해 “사문서위조라는 것은 행사할 목적이 굉장히 중요한데 행사할 목적, 사문서위조의 동기 자체가 공소장 변경 전과 변경 후가 다르기 때문에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입시 비리와 관련된 공소사실은 동양대학교 총장의 사문서위조와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확인증, 공주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발급한 인턴 확인증의 공문서를 위조한 것이었다.

김남국 변호사는 “(판사가) 공주대학교를 언급하면서 갑자기 헌법을 이야기하셨다. 헌법에 ‘우리는 학문의 자유를 인정한다’ 그래서 학문의 자율권이 인정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사회적 기본 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한 형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공주대학교가 인턴을 했다는 부분을 ‘허위가 아니다’라고 윤리위원회에서 판정을 해줬다고 한다면 그 부분을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뉴시스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검찰의 1차 공소장을 허위 공문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증거를 잘못 수집해서 공소장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다면 인정할 수 있지만, 아예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창작을 해서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공소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무죄 선고뿐만 아니라 공소 기각까지 갈 수 있는 상황으로 유시민 이사장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2차 공소장에 대해 재판을 두 번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언론의 검찰발 보도가 끊임없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10월 2일, MBC PD수첩(피디수첩)에서는 동양대 표창장의 위조 가능성을 직접 체크하면서 검찰의 무리한 기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언론을 통해 나온 내용을 종합하면 아들이 받은 표창장을 스캔하고, 포토샵과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총장의 직인을 오린 다음 그 직인을 딸의 상장 파일에 붙여넣어 위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동양대학교 조교는 “정경심 교수가 컴맹이었고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도 정 교수 PC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현실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직접 출력해 보니 원본과 미세한 차이가 보였다. 만일 고성능 컬러 프린터로 출력한다면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은 차이점이 있는데 정밀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출력한 상장의 경우 직인은 오히려 위조 여부 판단이 쉬웠다. 문제는 위조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원본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사본만으로 위조를 주장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

컴퓨터 작업으로 정교하게 위조했다면 상장에 있는 은박은 어떻게 될까? 위조를 방지할 목적인 이 특수 인쇄물은 조국 장관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만일 스캔하거나 출력하게 되면 은박 인쇄물은 색이 달라져서 원본과 확연하게 구분된다. 이런 사실은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서 확인되면서 언론들을 향한 성토가 이어진 바 있다.

제작진은 위조가 가능하려면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 모르게 은박이 있는 상장 용지를 구해서 직인을 오려내는 작업을 정교하게 한 끝에 마지막에 몰래 출력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굳이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표창장을 쉽게 받는 길이 있었다. 정경심 교수는 당시 영어사관학교 원장, 영어영재센터장까지 겸직했기 때문에 굳이 위조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관계자로부터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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