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0월 31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연쇄 살인마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 사건 중 하나였던 ‘청주 여고생 살인 사건’과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을 집중 취재했다. 이른바 ‘청주 여공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박 씨는 당시 짬뽕 국물로 고문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심한 구타와 욕설을 동반한 고문을 당했고,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어머니와 면회 후 자백을 부인한다고 했지만, 재판 중에 검사는 “싸워 보자”고 으름장을 놨고, 경찰은 교도관에게 “수감을 채워 생활하게 하라”고 했다.
박 씨는 무죄 판결이 나기까지 2년 2개월 동안 수갑을 차고 생활해야 했다. 당시 그는 손이 시커멓게 죽어 들어가는 것 같았다고 기억했다. 무죄 결론이 났지만 당시 고문을 가했던 수사관들의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박 씨를 범인으로 몰았던 근거는 몽타주 속 범인을 목격한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공사장 옆 도로를 걷다가 무심코 마주친 남성이 자신의 목덜미를 잡고 공사장으로 끌고 갔다고 했다. 스타킹으로 손발이 결박당했고, 바로 옆에는 청주여공 살인 사건 피해자였던 박 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스타킹을 풀고 파출소로 전력 질주했다. 이른바 청주부녀자강도사건의 피해자였던 그녀는 경찰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으나 박 양은 없었다. 경찰은 그녀가 목격한 인물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로 확신하고, 몽타주를 만들었다.
그런데 박 씨는 당시 몽타주가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조작이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씨의 변호인도 몽타주의 조작을 의심했다. 제작진은 박 씨의 외모와 이춘재의 외모가 동일하지 않고, 단지 신체만 비슷하다고 했다.
청주부녀자강도사건의 피해자는 사실 당시 남성을 제대로 목격하지 못했다. 게다가 경찰이 박 씨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소문을 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포자기했던 박 씨는 어머니와 첫 면회를 한 이후 자백을 부인하기 시작했다.
청주여공 살인 사건이 있기 두 달 전 화성에서는 한 여중생이 집으로 향하다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바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9차 사건으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당시 악기 공장 직원이었던 19살의 윤 군이 용의자로 지목됐다.
9차 사건, 이른바 ‘화성 여중생 살인 사건’의 피해자의 국부 안에는 볼펜과 도시락에 들어가는 숟가락이 나왔다. 필통까지 들어 있었기 때문에 범인의 지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알았던 경찰의 한 관계자는 윤 군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윤 군은 당시 “갑자기 달빛이 구름에 가렸다가 비추는데 왜 반항해서 죽이게까지 만들었나 생각이 들며 화가 났다. 연필깎이 칼로 몸을 그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윤 군을 전격 공개했으나 변호인은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접견을 거부했다.
언론에는 공개하면서 변호인을 만나지 못 하게 한 경찰은 당시 윤 군의 동료들이 알리바이를 댔는데도 무시했다. 변호인과 동료들은 윤 군이 경찰들로부터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경찰이 포댓자루에 윤 군을 넣어 구타했다는 것이다. 당시 사진을 보면 윤 군은 무척 위축되어 있었다. 제작진은 윤 군을 만나기 위해 수소문했지만 후유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