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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픽] 같지만 다른 축구예능 ‘뭉쳐야 찬다’-‘으라차차 만수로’…‘어쩌다’ 로버스는 밀리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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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지난 6월, 각기 다른 방송사에서 각각 축구 예능 프로그램을 런칭했다. JTBC의 ‘뭉쳐야 찬다’와 KBS2의 ‘으라차차 만수로’가 바로 그것. 일주일의 차이를 두고 방영된 두 프로그램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낳았으나 현재 인기는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보자.

지난 6월 13일에 첫 방송된 ‘뭉쳐야 찬다’(이하 ‘뭉찬’)는 스포츠계 레전드들이 뭉쳐 조기축구에 도전한다는 참신한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뭉쳐야 뜬다’서 호흡을 맞췄던 김용만-김성주-안정환-정형돈이 진행을 맡은 동시에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안정환이 ‘어쩌다FC’의 감독으로서 모습을 비추게 됐다는 소식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뭉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이만기나 양준혁, 이봉주, 김동현 등 이전에도 예능에 자주 모습을 비춘 스포츠 스타들 외에도 허재, 진종오, 여홍철 등 이전에 예능에서 접하지 못했던 전설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MC진을 제외하면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낮아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웃음을 주기도 한다.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게다가 진종오나 김동현과 최근 합류한 이형택, 김요한을 제외하면 선수들이 죄다 안정환보다 나이가 많아 선수들을 지휘하는 데 애를 먹는다. 특히나 허재의 경우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역임했던 인물이기에 더더욱 고생한다(그나마 최근 들어 조금 나아졌다). 때문에 ‘안정환 괴롭히려고 만든 예능’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며, 1회(2.7%)를 제외하면 꾸준히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매주 목요일 이슈의 중심에 있다.

반면 ‘으라차차 만수로’(이하 ‘만수로’)는 배우인 김수로가 직접 축구 구단주가 되어 잉글랜드 13부 리그 소속 첼시 로버스 FC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구단주인 김수로를 비롯해 총괄이사 이시영, 전략이사 박문성 해설위원, 통역이사 럭키, 글로벌 이사 1, 2를 맡은 엑소(EXO) 카이와 뉴이스트(NU'EST) 백호가 출연해 방영 이전부터 꽤 관심을 모았던 조합이었다.

하지만 축구 자체보다는 구단 경영에 초점을 맞춘 탓에 진중한 분위기로 진행되며, 예능적인 재미는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첫 방영 당시부터 수많은 커뮤니티서 각종 캡처본이 올라오면서 화제를 낳았던 ‘뭉찬’과는 대조적으로, ‘만수로’의 경우 축구 커뮤니티를 제외하면 네티즌들 사이서도 크게 이슈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심지어 ‘만수로’는 처음부터 16부작으로 제작돼 이미 마지막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 지난 7월 방한해서 각종 논란을 일으킨 유벤투스와의 촬영도 상호 합의하에 취소되기도 해 이슈를 일으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상황이 많지 않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마리텔 V2)가 화제성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으라차차 만수로’ 출연진 / KBS2 제공
‘으라차차 만수로’ 출연진 / KBS2 제공

다만 1회와 3회를 제외하면 1~2%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시청률을 제작진도 의식한 탓인지 10회에서는 ‘메수비’(호수비)라는 자막과 ‘노쇼 그런 거 극혐하는데...’라는 자막으로 호날두를 저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트라이얼 때 ‘수로듀스 11’이라는 자막을 사용한 것과 더불어 ‘나야 나’를 BGM으로 사용하면서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득표수 조작 논란도 저격하는 뉘앙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두 프로그램간 출연진의 결정적인 차이를 보자면 역시 나이대다. ‘뭉찬’ 출연진이 김동현과 김요한을 제외하면 전원 40대 이상의 ‘아재’들인데 비해, ‘만수로’는 한국나이로 50세인 김수로를 필두로 40대인 박문성과 럭키, 30대인 이시영과 20대인 카이와 백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포진해있다.

연령대별 조화를 보면 ‘만수로’ 쪽이 훨씬 안정적이지만, 출연진이 직접 몸을 부딪히면서 프로그램에 임하는 ‘뭉찬’ 쪽이 예능적인 웃음을 주기에는 훨씬 유리하다. 더불어 ‘뭉찬’은 ‘슈스’ 이봉주, ‘머드Lee’ 이형택 등 출연진들에 개별적으로 캐릭터를 확실하게 부여한다. 이봉주의 경우는 전용 BGM(‘Bonjour’)까지 존재하는 상황. 또한 어쩌다FC가 시간이 흐를수록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의 재미를 확실하게 잡아내고 있다.

‘만수로’가 두 글로벌이사(카이-백호)를 출연시킨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실제로 해당 팬들이 대체로 본방사수를 하거나 클립을 챙겨보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다만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이슈보다는 두 출연진에 대한 이슈가 많이 소비되는 편이라 아쉬움을 준다. 백호의 경우는 스케줄 문제로 6회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더불어 영국에서 촬영하는 장면도 많았던 탓에 혹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을 정도.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이렇게만 놓고보면 ‘뭉찬’은 문제점이 없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뭉찬’도 문제점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대체로 격주를 주기로 훈련이나 예능, 그리고 축구 경기를 편성해 방영하던 ‘뭉찬’은 최근 들어서 이해할 수 없는 편집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중 리플레이를 3~4차례 반복한 것은 이전부터 지적되어온 사항이지만, 최근에는 예능 파트에서 축구와는 전혀 관련없는 장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지난 10화와 11화에 걸쳐 출연했던 일레븐 FC(단장 최수종)와의 경기가 대표적인데, 이만기의 생일이라고 서로 볼뽀뽀를 시키는 장면이 나오고, 댄스배틀을 벌이는가 하면 경기를 앞두고는 닭싸움과 꼬리잡기를 하는 등 축구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심지어 방송 전에는 최수종의 드리블 장면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그나마 일레븐FC와의 경기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방송된 12화에서도 비슷한 형식의 편집이 반복됐다. 이전에 약속된 어웨이 유니폼을 고르는 장면이 오래도록 방송된 후 족금 순위매기기, 한의사인 이경제 원장과 수다를 떠는 모습만 방송에 나오면서 또다시 비판을 받았다. 이전까지는 축구경기가 없는 방영분에서도 최소한의 훈련 장면이 방송되거나 했던 것을 감안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뭉쳐야 찬다’ 방송 캡처

실제로 이런 부분 때문에 ‘뭉찬’이 축구예능인지, 혹은 축구를 곁다리로 두는 일반 예능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 제작진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서 축구 예능이기 때문에 축구팬들이 강하게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알고 있으나, 다른 수요층을 놓칠 수 있기에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폐지설까지 돌고 있는 ‘만수로’가 시즌2를 제작하게 된다면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축구 경기 분량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다. 적어도 현재 출연진이 구단의 운영진으로서 정식으로 소개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보드진의 입장에서 경기를 어떻게 볼 것인지 바라보는 점은 확실히 새로울 것이다.

또한 처음부터 구단주 도전기에 초점을 맞췄으니, 유명 축구게임인 ‘풋볼매니저(FM)’나 ‘피파’ 시리즈의 ‘더 저니’ 모드와 같이 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두는 것도 방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내서 촬영이 가능한 ‘뭉찬’과 달리 ‘만수로’는 해외 촬영이 필수적이라는 부분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있다.

김수로가 정식으로 구단주로서 활동하는 만큼, 국내 프로축구팀의 보드진을 만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비록 김수로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구단주인 정태영 부회장과의 친분이 있어 그를 통해 첼시 로버스 선수들에 대한 경비를 지원받고 훈련까지 진행하긴 했으나, 그는 엄연히 배구단 구단주다. 선수 수급 방법부터 다르기 때문에 축구팀과는 운영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으라차차 만수로’ 방송 캡처
‘으라차차 만수로’ 방송 캡처

실제로 구단주가 어떤 식으로 구단 운영에 참여하는지, 또 구단이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를 살펴보려면 국내 축구팀을 찾아가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영국 현지서 7부리그 팀을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을 보면, 제작진도 이에 대한 인지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만수로’의 시청률이 부진한 것은 프로그램 기획 단계서부터 예고된 것일 수도 있다. ‘날아라 슛돌이’를 비롯해 ‘청춘 FC’, ‘우리동네 예체능’ 등의 프로그램은 순수하게 축구 경기에 집중했다. 이 중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은 개인사정 등으로 운동을 그만둬서 프로에 데뷔하지 못한 선수들을 데려다 팀을 꾸린다는 취지로 방영됐다. 예능 프로그램이라지만 사실상 다큐멘터리 형식을 띈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세 프로그램의 공통점이 있다면 ‘성장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뭉찬’ 역시 마찬가지다. 축구의 기본 룰조차 숙지하고 있지 못했던 타 종목 레전드들이 뭉쳐서 조기축구에 도전한다는 것에서부터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갈 것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만수로’ 역시 구단주로서의 성장기를 그린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만수로’의 경우는 구단주로서 김수로의 성장을 그리는 것인지, 구단으로서 첼시 로버스 FC의 성장을 그리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다가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은 선수들의 트라이얼이나 경기 장면, 구단 운영진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등으로 나뉘어서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지 잘 알기 어렵다.

때문에 향후 ‘만수로’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적어도 영국 현지 촬영 스케줄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이들을 섭외하고 좀 더 명확하게 어느 쪽의 성장기를 담을 것인지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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