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기준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0.25%p인하, 풍선효과VS나비효과 '예의주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일본 수출규제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다음달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격 인하면서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꿈틀거리는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도 내려간다. 금리 인하로 개인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낮아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저금리에 따른 실무자산 투자 수요도 증가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1000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 대신 주택 분양시장이나 상업용 부동산 등 실물 자산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리가 인하되고 수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 등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 시장이 언제든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뉴시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인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시중 유동성 확대와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금리 민감도가 높은 강남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 등 투자용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5% 저금리와 1170조원(2년 미만 단기예금)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주택 및 토지 등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며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낮은 이자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함 랩장은 "정부의 강력한 여신 및 양도세 규제가 주택시장의 단기투자 유입수요를 제한하고 있지만,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등 공급의 희소성이 야기될만한 곳이나 토지보상금을 통한 대토수요가 유발될 토지시장 등 일부는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경기위축이나 이미 높은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에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으나 높은 호가가 유지되는 고원화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물경제 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기조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빚을 내서 집을 사기가 쉽지 않다. 대출금리가 낮아져도 이미 시행중인 강력한 부동산 대출규제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면 대출을 받기가 까다롭다. 공시가격 인상과 양도세 강화 등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추가 구입에 따른 실익도 줄었다. 

또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비롯해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금융규제가 여전하고, 공시가격 인상과 양도세 강화 등 실수요 보호와 투기 수요 차단 정책이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서울 집값이 일부 상승하면서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도 뛰었지만,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민간택지 적용 등 추가 대책 시행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집값 반등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행을 예고한 공공택지에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하는 것과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 1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 강화 등 추가 대책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미 시행중인 강력한 대출규제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이미 예고된 만큼 부동산시장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금리가 인하되면서 예금금리가 줄고,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9억원 이상의 주택대출 규제와 추가 대출 규제,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이 이미 시행중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가 확대되거나 현실화되면 우리 수출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지금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악화되는 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 2.2%에 관련해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부분적으로나마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낮춘 1.5%로 정했다.이일형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뉴시스
뉴시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0.3%p 내린 2.2%로 발표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4%p 내린 0.7%다. 올해와 내년중 잠재성장률은 2.5~2.6% 수준으로 추정됐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경제에 영향 있었나. 앞으로 실질적으로 타격 있을까.

"일본의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거나 확대되면 수출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지금 설명하기는 좀 어렵다. 단지 악화되는 쪽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해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장률 등 거시경제 전망시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부분적으로나마 반영했다."

-한일 무역갈등이 경제총생산(GDP)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 수치화된 자료가 있나. 일본 수출제한 조치나 보복이 가시화될 경우 한은이 취할 수 있는 접근법에는 통화정책이 포함되나.

"수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일본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그게 실제 현장에서 어떤 강도로 집행될지 상황을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시 모니터링하고 한은이 해야 할 노력이 있다면 철저히 대비하겠다."

-지난 6월에 "통화정책 여력이 없다"고 했다. 금리를 한번 더 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뜻인가.

"기축 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다는 높다. 이번에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정책 여력도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되는 건 아니다. 현재 한은이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 실효하한은 추정방법에 따라서 레인지가 크다. 여러 실효하한을 염두에 두면서 통화정책 운영하겠다."

-현재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기준금리에 근접한 건가. 실효하한 금리가 추가적인 완화 조치를 제한할까.

"금리를 낮춰서 정책여력 줄긴 했지만 경제상황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여력은 갖고 있다. 앞서 말했듯 실효하한은 추정 기준이 자본유출 위험성인지, 유동성 함정인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절대적인 수치가 있을 수 없다. 통화정책을 운영 때 참고하는 하나의 지표 정도다."

-금리 인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더 빠르게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 논의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늘 거론돼왔다. 현재 경기 둔화는 상당부분 공급 측 요인에 기인한다. 통화정책만으로 공급충격에 대응하려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과거 같은 상황이 아니기에 재정정책 역할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정책이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컨센서스다."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또한 이번 인하는 연준과 같은 보험성 인하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금리인하 단계 국면으로 접어든 건지 궁금하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도 기본적으로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금융안정도 같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기 상황과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

-시장금리는 연내 2번 인하를 예상하고 반영하고 있다.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는 건 시장이 너무 앞서나갔다는 걸 표현한 건가.

"그걸 염두에 두고 답한건 아니다. 오늘 (금리인하) 정책의 효과나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대외변수들을 보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시장과의 인식이 갭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난달 말 간담회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실물경제를 제약 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했다. 통화정책으로 저물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성장과 물가를 얼마나 진작할 수 있을까.

"통화정책 기조가 실물경제 활동 제약 않는 수준이라는 평가는 지금도 같다. 중립금리 수준이나 전반적 유동성 상황, 신용 공급, 시장에서의 위험 자산 선호도, 기업들이 느끼는 인식에 대한 서베이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 결과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우선 이론적으로 봐도 금리를 낮추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높이는데 도움주는 건 분명하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나 공급쪽 하방압력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서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성장률 전망치 2.2%는 금융이후 최저다. 낮다는 의견도 있지만 잠재성장률도 같이 하락했기 때문에 다르게 봐야 한다는 언급도 있다.

"어쨌든 2.2%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5~2.6%에도 미치 못하는 수준이다. 지금은 경기 회복 뒷받침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전망치 2.2%는 추경을 반영한 수치인가. 추경을 반영한다면 성장률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이번에는 추경효과를 일부 반영했다."

-잠재성장률이 2% 중반대로 하락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통화정책과 연관시킬 필요 없다. 잠재성장률이 오늘 발표한 수준으로 내려갔을거라는 건 어느정도 예상해왔다."

-서울 주택가격 다시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감 컸던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집값움직임 어떻게 보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저희가 생각한다. 앞으로 주택가격을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실물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점, 주택가격안정에 대한 정부 정책 의지가 강한점 등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다. 금리인하가 금융안정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정부가 그동한 해온 많은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답하겠다. 앞으로 통화정책 운영시 이런 상황 변화 지켜보겠다."

-이번 금리인하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환율에는 금리 외에 다른 여러 요인도 많은 영향을 준다. 최근 특히 변동성이 컸던 이유는 미중 무역협상의 전개가 상당히 불확실했고 미 연준 통화정책 기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는 어느정도 선반영된 걸로 이해한다."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커져 금리인하를 한 것이고 앞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변수를 보면서 가장 적합한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한 발 앞서 금리를 내린 배경으로는 대내외 여건이 급변한 점을 내세웠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 때만 하더라도 "저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긴 어렵다"고 발언한는 등 시장에서 고조된 금리인하론을 잠재우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에 2.2%로 하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영향 등이 부분적으로 반영됐다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현실화되면 (국내 경제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상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상황에 대한 큰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그 과정에서 한은이 노력할 점이 있다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