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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토픽] 세월호를 기억하게 만드는 아이돌 노래…방탄소년단 ‘봄날’-레드벨벳 ‘7월 7일’-디아크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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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어느 덧 세월호 침몰 사건이 지난 지 5년이 지났다. 이에 금일 새벽 실검에 ‘세월호 5주기’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는 중이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대한민국에는 뭔가를 잃은 이가 많았다. 누군가는 생명을 잃었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자유를 잃었고, 누군가는 신뢰를 잃었으며, 누군가는 권력을 잃었다.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고자 하면 글 한편으로는 턱도 없는 사건인 세월호 침몰 사건.

방탄소년단 ‘봄날’-레드벨벳 ‘7월 7일’-디아크 ‘빛’ MV 캡처

오늘 기사는 그런 복잡하고 민감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남겨진 자, 살아남은 자로서 그날을 노래로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고, 그중엔 아이돌도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1. 방탄소년단(BTS) – ‘봄날’

2017년에 발매된 앨범인 ‘YOU NEVER WALK ALONE’의 타이틀곡. ‘음원 강자’로서 방탄소년단(BTS)을 상징하는 노래라고 해도 무방하다. 2019년 현재까지 꾸준히 국내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에 차트인 중인 노래.

앨범명, 노래 제목, 뮤직비디오, 가사 모두 너무나도 분명하게 세월호를 가리키고 있는 노래. 특히 뮤직비디오의 경우에는 선박 창문을 연상케 하는 세탁기, 사망자들을 연상케 하는 쌓여 있는 옷가지 같은 요소들이 구석구석 녹아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앨범 발매일이 2017년 2월 13일인데 이 시기에는 아직 세월호 인양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 노래 나오고 나서 약 한달 뒤에 세월호는 물 밖으로 나오게 된다.

방탄소년단 ‘봄날’ MV 캡처

겨울과 봄의 경계에 있는 2월에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라는 가사를 담은 노래를 낸 방탄소년단. 여러모로 매우 작정한 앨범이며 노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의 ‘작정’ 안에 담긴 본심은 결국 ‘보고 싶다’였다.

2017년 당시에도 천상계 아이돌이었던 방탄소년단은 그 이후로도 더욱 더 성장해 이제 한국이라는 무대가 좁게 느껴질 정도의 레벨이 됐다. 그들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NBC 방송의 ‘SNL’에서 전 세계 최초로 신곡 무대를 마치며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다. 컴백을 미국 ‘SNL’에서 할 정도로 월드 클래스가 된 그들.

이러한 방탄의 인기에 힘입어 ‘봄날’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2억뷰를 훌쩍 넘겼다. ‘봄날’ 뮤비는 19년 4월 16일 기준 약 2억 5천을 기록 중이다.

그들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고, 노래들은 더 많은 곳에서 울려 퍼질 것이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방탄의 팬덤은 세계관 분석, 스토리텔링 해석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팬덤이기에 ‘봄날’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그날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예전이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지만 지금은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아닌 ‘IDOL’ 방탄소년단이 보여주고 있다.

 

은하수 너머에 아득히 먼 곳에 하얀 우리의 기억을 건너는 나

꿈속이라도 괜찮으니까 우리 다시 만나

2. 레드벨벳(Red Velvet) – ‘7월 7일’

2016년 3월 17일에 발매한 앨범인 ‘The Velvet - The 2nd Mini Album’의 타이틀곡이다. 월에 숫자 하나 추가하고 일에서 숫자 하나 빼면 4월 16일이 된다.

어거지라는 반응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 ‘7월 7일’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물의 이미지를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한 뮤직비디오로 은유도 아니고 거의 직유에 가깝게 세월호를 이야기한다. 이 노래 발매 당시 “4월에 왜 ‘7월 7일’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냈냐”는 반응이 있었는데, 7월 7일이 칠석이고 이날이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오작교에서 만나는 날이라는 걸 감안하면 의도는 꽤나 분명해진다.

사실 이 해의 레드벨벳을 상징하는 노래는 이 곡 ‘7월 7일’이 아니다. 16년 9월에 발매한 ‘Russian Roulette - The 3rd Mini Album’과 타이틀곡 ‘러시안 룰렛’이 이 해의 레드벨벳을 대표하는 앨범이고 노래이다. ‘러시안 룰렛’은 2016년 하반기에 나온 노래임에도 그해 가온 디지털 종합차트 연간 38위를 차지했다.

레드벨벳 ‘7월 7일’ MV 캡처

‘러시안 룰렛’의 흥행 이후 ‘루키’, ‘빨간맛’, ‘피카부’, ‘배드보이’ 등이 연달아 히트하며 현재의 레드벨벳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리 크게 잘못된 설명은 아닐 것이다.

사실 16년 이전에도 ‘아이스크림 케이크’, ‘덤덤’ 같은 히트곡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중적인 흥행을 고려했다면 ‘러시안 룰렛’이 ‘7월 7일’ 발매시기에 대신 나왔어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업적 판단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상큼하고 달달한 봄 시즌에 어둡고 진지한 ‘7월 7일’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게 오히려 이상한 선택이었다. 3대 기획사인 SM답지 않은 기획이었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었다. 이 시기엔 ‘벚꽃엔딩’, ‘우연히 봄’과 같은 봄 시즌송들이 이미 시장성을 충분히 증명한 상태였기 때문에 ‘돈벌이’이라는 측면에선 더더욱 의아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SM이 규모 크고 돈 잘 벌고 사업수완이 좋은 대형기획사이기도 하지만 그 유명한 ‘SMP’를 만든 회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SMP’는 SM 특유의 사회비판 노래를 일컫는 말로 H.O.T.의 ‘열맞춰’, 동방신기의 ‘오정반합’ 등이 이쪽 계열로 분류된다.

아이돌명가로서 SM의 시작을 알린 그룹인 H.O.T.는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를 비판하는 노래인 ‘아이야’를 불렀다. 사실 이 팀의 데뷔곡인 ‘전사의 후예’부터가 학교폭력을 비판하는 노래였으니 H.O.T.라는 팀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SMP’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1세기로 들어선 이후에도 SM(콕 집어 유영진)은 동방신기 ‘트라이앵글’(이 노래엔 “매일 보는 사건 끊임없이 죽음들을 만들어 내는 곳이 땅엔 자비란 게 사라진 걸까?” 같은 가사가 있다) 같은 노래를 종종 냈다.
 
(비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는 아니지만) 지난 2016년 8월에는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이슈와 관련해 항의할 때 이대생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다만세)를 열창해 화제가 됐다. 이 사건이 후일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촉발-촛불시위-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전개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걸 생각하면, 그 당시 불렸던 노래인 ‘다만세’의 위치는 제법 민중가요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SM 아이돌들의 역사를 생각했을 때, ‘7월 7일’은 레드벨벳 스타일의 ‘SMP’였다고도 해석 가능하다. 회사 그리고 아티스트에게 진실로 어떤 일이 있었고,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의 변화가 있었기에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냈었는지 매우 궁금하지만, 그 진실은 좀 나중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눈물 흘리지 마요 
한 방울 한 방울이 아까워 (we’re in this for life yeah)
내게 기대어 봐요 손을 잡아줄게요 
세상이 등을 돌린다 해도 (we’re in this for life yeah)

 

3. 디아크(THE ARK) - ‘빛’

유나킴, 전민주, 한라(이수지), 정유진, 천재인으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 디아크의 데뷔곡. 최초의 노래이자 최후의 노래로 이 곡 이후 디아크라는 팀은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이중 유나킴-전민주는 칸이라는 여성 듀오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이수지는 리얼걸프로젝트와 유니티(KBS ‘더유닛’ 프로젝트그룹)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는 배우 활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급 행보를 보여주는 방탄소년단이나 명실상부한 현 시대 대표 걸그룹인 레드벨벳에 비하면 이들의 이름은 작고 초라 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노래인 ‘빛과 ‘빛’의 뮤직비디오는 앞선 노래들 못지않은 무게감일 지니고 있다.

디아크 ‘빛’ MV 캡처

‘빛’의 뮤직비디오는 정말 ‘대놓고’ 세월호 침몰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상물이다. 어머니 역으로 출연한 조민수가 딸 역할의 이수지를 교통사고(수학여행 도중 일어난)로 잃고 슬퍼한다는 내용인데, 이 노래가 발매된 시기가 세월호 침몰 사건 약 1년 뒤인 2015년 4월 10일이다. 심지어 팀의 이름이 방주를 의미하는 디아크이기도 해서 누가 봐도 이 ‘빛’은 세월호를 이야기하는 노래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빛’은 디아크라는 팀에게 최초이자 최후의 노래다. 다른 걸그룹들과는 궤를 달리했던 컨셉, 그리고 제법 괜찮은 실력으로 그해 지켜볼만한 유망주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 팀은 제대로 출항도 해보지 못하고 돛을 접었다.

왜 그랬어야 했는지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으나, KBS2 ‘더유닛’ 등에서 멤버들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적어도 본인들 의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팀 자체부터 그리 행복하지 못한 결말을 맞이했다보니, (기자 입장에선) ‘빛’이 그 어떤 노래 이상으로 세월호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됐다.

세월호 5주기다. 길다면 제법 긴 시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그날에 생긴 상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상태는 아닌 듯하다.

각자 세월호를 기억하는 이유는 제각각일 것이다. 그리고 기자의 이유는 지극히 이기적이다. 이런 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는 슬픔을 ‘내가’ 겪고 싶지 않아서(=나도 죽기 싫고)이고, 이런 사고를 낼만한 사람들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꼴’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소한 이기심을 다시 한번 되새기기 위해, 생명과 가족과 행복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기 위해 위 노래들을 듣는다.

타인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어려운 시기, 민감한 시기에 기꺼이 이런 노래들을 낸 아이돌들과 아티스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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