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1989년 9월 동독 전역이 민주화 시위에 휩싸인 가운데, 에리히 호네커의 실각 이후 동독은 언론자유화와 여행 개방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진 상황.
위기에 몰린 동독은 1989년 11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여행자유화 정책을 발표하게 됐다.
기자회견을 하던 당시의 계획은 국경 관문을 통과하는 입출국을 허용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여권발급기간을 단축하는 정도의 내용이 준비됐었다.
그런데 당시 여행자유화 정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이탈리아의 ANSA통신사의 기자가 "언제부터 국경 개방이 시행되느냐?"라고 질문한다.
이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동베를린 총서기 귄터 샤보프스키가 별 생각 없이 "즉시"라고 답한다.
원래의 계획이 다음날부터 해당 조치를 하게 되었던 것이므로 크게 잘못된 답변은 아니었다.
그러나, 독일어가 서툴렀던 이탈리아 기자가 이 여행자유화 조치가 곧 베를린 장벽이 없어지는 것으로 착각해 본국에 연락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The Berlin Wall has collapsed)'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의 속보를 요청했고, 이 소식이 미국을 경유하며 서독에도 알려진다.
즉시 장벽이 없어지는 것으로 오해한 동서독의 국민들이 장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한 기자가 회견자의 말을 잘못 이해해서 발생한 오보가 단순한 여행자유화를 장벽 철거로 바꿔 버린 셈이다.
이 소식은 곧바로 로이터, AP, AFP를 통해 주요국가로 확산되면서 기정사실이 되어버린다.
내일 북미정상회담에서 우린 어쩌면 기적같은 종전소식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전쟁의 종식을 확인했다 하여 곧바로 어떤 일이 추진될 것은 아니다.
사실상 남북은 이미 종전을 확인하고 평화정착 프로세스에 돌입한 상태다.
북미간의 종전은 대북제재가 풀리고, 실질적인 평화정착의 첫 단추를 풀어냈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오늘밤 우리는 하룻밤 자고 나니 장벽이 무너진 독일처럼 하룻밤 자고 나니 완전한 평화가 정착될 순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일 종전선언을 발표할 것인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