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윤교 기자) 에드워드 존스가 애프터마켓 보고서에서 요약했듯이,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다소 복잡한 재료 속에서도 방향성을 다시 한 번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되돌리며 거래를 마감했다. 무엇보다도 기술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진 반면, 보다 광의의 시장에서는 업종별로 온도 차가 뚜렷해 ‘기술주 강세 vs 광의 시장 약세’라는 이중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날 발표가 지연됐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 등 거시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점진적으로 식어가는 흐름을 재확인하게 했고, 동시에 소비는 예상보다 둔화된 모습으로 나타나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한층 무게를 실어줬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중재한 평화 협상 틀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완만히 후퇴했다. 그 결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중 저점 부근인 4.0% 수준까지 내려가 채권시장에서도 위험 선호 회복이 포착됐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으며, WTI 유가는 연중 저점권 부근에 머물며 인플레이션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 다만 에너지와 유틸리티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향후 경기 국면과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시장의 미묘한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동시에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60.76포인트(0.91%) 오른 6,765.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3.59포인트(0.67%) 상승한 23,025.59에,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64.18포인트(1.43%) 급등한 47,112.4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100 지수도 0.58% 상승하며 사흘 연속 강세 흐름을 이어갔고, 반대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18선 중반까지 9%대 하락해 위험자산 변동성이 눈에 띄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 2000 지수 역시 2.19% 오른 2,467.26을 기록해, 그간 대형 기술주에 비해 뒤처졌던 종목군으로도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여줬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그러나 지수 수준만 놓고 보면 일제히 반등한 장이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서학개미들이 주로 관심을 두는 빅테크와 AI 관련 종목에서는 적지 않은 ‘갈라파고스식’ 온도 차가 나타났다. 특히 거대 기술주 7개로 구성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가운데 엔비디아만 유일하게 하락 마감했다는 점은 AI 테마 내에서의 주도권이 다시 재조정되는 과정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구글의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0 출시와 텐서처리장치(TPU)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메타가 2027년 자사 데이터센터에 구글 TPU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공급망과 비용 구조 전반을 다시 따져 보는 국면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7%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2.59% 하락으로 마감했고, 같은 AI 반도체 축에 있는 AMD 역시 4% 넘게 밀리며 투자 심리가 눈에 띄게 약화된 흐름을 보였다.

반면, TPU 수혜 기대가 집중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A는 1%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과 실적 우려로 지난주까지 20% 가까이 빠졌던 메타는 이날 3.78% 급등하며 극적인 되돌림에 성공했다. 메타 입장에서는 GPU 대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TPU 활용 전략을 통해 향후 투자비 효율성을 개선할 여지가 커졌고, 시장은 이를 곧바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으로 반영했다. 맞춤형 AI 칩(ASIC) 시장의 강자인 브로드컴 역시 TPU와 커스텀 칩 수요 확장 기대를 바탕으로 약 2%에 근접하는 상승률을 기록해, 그간 ‘M7 외부’로 분류되던 종목이지만 시가총액 측면에서는 이미 테슬라·메타와의 격차를 크게 벌린 또 다른 AI 인프라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처럼 같은 AI 테마 안에서도 엔비디아·AMD와 알파벳·메타·브로드컴의 주가 방향이 뚜렷이 갈린 것은, 시장이 단일 기업에 의존하던 성장 스토리에서 벗어나 밸류체인 전반과 비용 구조, 하드웨어 다변화 가능성까지 세밀하게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날 발표된 거시 지표 역시 이런 종목별 차별화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연 공표된 9월 PPI는 연율 2.7%로 시장 예상치(2.6%)를 소폭 상회했으나, 에너지 가격이 전년 대비 3.5% 상승하면서 헤드라인 지수를 끌어올린 측면이 컸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2.6%로 오히려 컨센서스(2.7%)를 밑돌며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갔다. 에드워드 존스는 PPI가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근원 지표의 하향 안정 흐름과 최근 유가의 추가 하락을 감안할 때,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안도’를 얻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에 그친 점은, CPI 내에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항목이 향후 점차 둔화될 수 있음을 시사해 금리 인하 논리에 힘을 보탰다.

소매판매 지표는 소비 모멘텀의 속도 조절을 보여줬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고, 직전월 증가율 0.6%와 비교해도 완연한 둔화가 확인됐다. 특히 자동차 판매가 0.3% 감소하며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고,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예상과 부합했다. 에드워드 존스는 그동안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소비, 특히 자동차 수요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진단하면서,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논리를 강화하는 한편, 기업 실적 측면에서도 섹터·종목별 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25bp 인하 가능성을 80%대 초반 수준으로 반영했고, 이는 VIX 하락과 장기금리 하향 안정, 달러 약세라는 자산군 간 동시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거시·정책 환경 아래에서 주식시장의 스타일은 위험선호로 기울었지만, 그 방향이 전통적 가치주와 대형 배당주로만 모이지는 않았다. 업종별로는 의료·헬스케어가 2% 넘게 오르며 방어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섹터가 다시 한 번 주목받았고, 산업·금융·임의소비재·재료·통신서비스·필수소비재 등도 고루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 업종 내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종목별로 투자 심리가 엇갈리며, 엔비디아와 AMD 같은 고평가 성장주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기술주 내 혼조 속에서 오히려 다우 지수가 1% 이상 뛰어올랐다는 사실이다. 다우 30개 구성 종목 중 엔비디아와 셰브론을 제외한 28개가 상승하면서, 이번 반등이 특정 테마에 국한되지 않고 우량주·전통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광폭 랠리’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투자 심리 개선의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도 자리 잡고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평화협정 틀에 동의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에너지 공급 차질과 군비 지출 확대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는 안도감이 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점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겼다.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협상이 실제로 타결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이와 같은 기대만으로도 에너지 가격과 안전자산 수요에 미묘한 변화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최근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와 단기 랠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한편 서학개미 입장에서 더욱 민감하게 체감되는 지표는 환율과 해외주식 보관금액이었다. 11월 2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6.2원으로 전일 대비 9.0원 하락해, 같은 날 달러 약세와 함께 환차손 위험을 다소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하는 해외 증시 보관액은 통상 하루에서 이틀 정도 시차를 두고 발표되기 때문에, 11월 24일 기준 수치를 11월 25일 주가 흐름과 연결해 볼 때에는 항상 시간 차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실제로 11월 24일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에 대한 보관금액 총액은 168조 1,739억원으로, 이전 집계일 대비 8조 5,649억원 늘어났다. 지수 상승과 환율 하락이 맞물리기 직전, 서학개미들이 이미 일부 종목에서 공격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며 다음 날의 기술주 강세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셈이다.

[표] 서학개미 투자 종목 보관금액 및 시세
[표] 서학개미 투자 종목 보관금액 및 시세

개별 종목별로 살펴보면 서학개미의 선호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뷰가 어디에서 만나고 어디에서 갈라지는지가 보다 분명해진다. 먼저 테슬라는 11월 24일 기준 보관액이 38조 711억원으로 집계됐고, 이전 집계일보다 2조 4,294억원 늘었다. 같은 날 종가는 419.4달러(원화 환산 614,924원)로 0.39% 상승 마감했다. 전형적인 ‘가격 상승 + 보관금액 증가’ 조합으로, 한국 투자자들이 단기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테슬라 장기 성장 스토리에 계속 베팅해 왔음을 보여준다. 주가가 최근 한 달 동안 400달러 초반과 460달러대 사이를 오가며 상당한 등락을 반복했음에도, 서학개미의 매수 여력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조금 다른 그림을 제시한다. 11월 24일 기준 보관액은 25조 2,136억원으로 이전 집계일보다 5,846억원 늘었지만, 11월 25일 종가는 177.82달러(260,720원)로 2.59% 하락 마감했다. 즉, 보관금액 기준으로 보면 한국 투자자들은 조정 국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섰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TPU 부상과 경쟁 심화 우려를 반영해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 셈이다. 이처럼 보관금액(11월 24일)과 주가(11월 25일)의 방향이 엇갈린 구간에서는, 서학개미가 단기 변동성 확대를 감내하면서도 엔비디아의 장기 AI 성장성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는지, 아니면 단기 반등을 노린 트레이딩 성격이 짙은지에 대한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팔란티어 테크 역시 흥미로운 사례다. 11월 24일 보관액은 8조 8,274억원으로 4,280억원 늘었고, 종가는 163.56달러(239,812원)로 0.81% 상승했다. 알파벳 A는 7조 8,367억원(5,571억원 증가), 애플은 6조 8,597억원(945억원 증가)을 기록했으며, 각각 323.39달러(1.51% 상승), 276.97달러(0.38% 상승)로 마감했다. 인베스코QQQ의 11월 24일 보관액은 5조 2,844억원(1,170억원 증가), 아이온큐는 5조 1,488억원(5,786억원 증가), 마이크로소프트는 5조 106억원(219억원 증가)으로, 미국 빅테크·AI 인프라·양자컴퓨팅 등 성장 테마 전반에 걸쳐 서학개미의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아이온큐처럼 변동성이 매우 큰 종목의 보관금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일부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전략으로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레버리지·파생 ETF에 대한 선호도 여전했다.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의 11월 24일 보관액은 4조 6,760억원으로, 증가액이 8,590억원에 달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도 3조 9,354억원(4,511억원 증가)을 기록해, 기초자산인 반도체와 테슬라에 대한 단순 매수뿐 아니라, 레버리지 ETF를 활용해 방향성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함을 드러냈다. 뱅가드 S&P 500 ETF(보관액 4조 4,444억원, 799억원 증가), SPDR S&P 500 ETF(3조 4,187억원, 519억원 증가), 슈왑 미국 배당주 ETF(3조 2,898억원, 74억원 감소) 등 보다 분산된 ETF에서도 보관액 증감이 혼조를 보이며, 지수 추종·배당 선호·섹터 베팅 간의 균형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메가캡 성장주와 광의의 시장 ETF를 병행하는 전략은, 개별 빅테크 변동성을 헷지하면서도 장기 미국 주식 비중을 유지하려는 서학개미의 현실적인 선택으로 읽힌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브로드컴, 메타 플랫폼, 아마존닷컴 등 AI 인프라와 플랫폼 기업에 대한 ‘되돌림 매수’가 두드러졌다. 브로드컴은 11월 24일 기준 보관액이 4조 3,601억원으로 4,322억원 늘었고, 주가는 385.1달러(564,634원)로 1.89% 상승했다. 메타 플랫폼은 보관액 2조 6,642억원(842억원 증가), 종가 636.21달러(932,811원, 3.78% 상승)를 기록해, 앞서 언급한 TPU 도입 검토 이슈와 맞물린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대가 서학개미의 매수세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아마존닷컴 역시 2조 8,039억원(769억원 증가), 229.67달러(1.5% 상승)로,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클라우드 양대 축에 대한 장기 성장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보관액 2조 3,806억원, 2,182억원 증가), Invesco NASDAQ 100 ETF(1조 8,863억원, 641억원 증가)는 나스닥 100 지수에 대한 레버리지·인덱스 노출을 동시에 확대하는 선택으로, 빅테크 중심 랠리에 보다 공격적으로 동참하려는 수요를 반영한다.

방어적 성격의 자산으로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가 눈에 띈다. 11월 24일 기준 보관액은 1조 7,945억원으로 11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고, 주가는 100.62달러(0.01% 상승)에 머물렀다. 단기 국채 ETF에 대한 서서히 늘어나는 자금 유입은, 일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고변동성 성장주 비중 확대와 병행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조절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렌의 경우 보관액이 1조 6,518억원으로 2,239억원 늘었지만, 주가는 47.47달러(69,601원)로 2.1% 하락해, 역시 보관금액과 주가 방향이 어긋난 사례로 남았다. 이처럼 개별 종목별로 보관액 증가와 주가 등락이 제각각인 이유는, 한국 투자자들이 단기 가격 움직임과는 별개로 장기 스토리·밸류에이션·섹터 포지셔닝을 기준으로 매매 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1월 24일 하루만 놓고 보더라도, 서학개미 투자가 특히 급증한 종목 목록은 테슬라(보관액 증가 2조 4,294억원),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8,590억원), 엔비디아(5,846억원), 아이온큐(5,786억원), 알파벳 A(5,571억원),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4,511억원), 브로드컴(4,322억원), 팔란티어 테크(4,280억원), 아이렌(2,239억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2,182억원) 등으로, AI·반도체·플랫폼·레버리지 ETF에 종합적으로 자금이 몰렸다. 주가가 급락했던 엔비디아,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적었던 테슬라, 그리고 AI 인프라 관련 브로드컴이 동시에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점은, 서학개미가 단일 종목이 아닌 AI 생태계 전체를 엮어 하나의 ‘테마 바스켓’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보다 긴 호흡에서 보관금액 추이를 보면, 최근 서학개미의 위험자산 노출 조정 과정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 합산 보관금액은 11월 5일 181.5조원에서 11월 6일 175.5조원, 11월 7일 173.9조원으로 감소했고, 11월 10일 180.2조원까지 재반등했다가 11월 13일에는 168.4조원으로 다시 줄어드는 등, 한 달 안에 뚜렷한 출렁임을 반복했다. 이후 11월 20일 159.4조원, 11월 21일 159.6조원으로 바닥을 다진 뒤, 11월 24일 168.2조원까지 되돌리며, 위험 회피 국면에서 ‘선별적 재진입’ 국면으로 넘어가는 전형적인 패턴을 연출했다.

[그래프] 서학개미 미국 증시 보관금액 상위 50종목 합계 추이
[그래프] 서학개미 미국 증시 보관금액 상위 50종목 합계 추이

월별로 시야를 넓혀 보면, 전체 미국 증시 보관금액의 흐름도 흥미롭다. 2025년 미국 증시 보관금액 총액은 1월 166.70조원에서 2월 150.90조원, 3월 141.55조원으로 한 차례 조정을 거친 뒤, 4월 153.71조원, 5월 174.95조원, 6월 184.51조원, 7월 191.97조원, 8월 195.90조원, 9월 228.05조원, 10월 249.28조원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우상향 추세’를 보여줬다. 2025년 10월 미국 증시 전체 보관금액 최고치는 249조 2,805억원으로, 서학개미 자금이 연중 내내 미국 시장으로 꾸준히 유입됐음을 잘 드러낸다. 다만 2025년 11월 현재 미국 증시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보관금액 총액은 225조 813억원으로, 전월 대비 -9.7% 감소했다. 이는 10월까지 이어진 가파른 상승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레버리지 노출을 줄이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위 50종목 보관금액이 168조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학개미의 미국 투자 포지션이 소수 빅테크·AI·ETF에 상당히 집중돼 있다는 구조적 특징도 다시 한 번 확인된다.

이 같은 보관금액·지수·환율 흐름을 바탕으로 최근 한 달간 주요 종목 주가와 나스닥 종합지수의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서학개미가 어떤 시점에서 위험을 늘리고 줄였는지에 대한 감각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얻을 수 있다. 10월 28일 엔비디아 201.03달러, 애플 269달러, 테슬라 460.55달러, 나스닥 23,827.49포인트에서 시작한 흐름은, 11월 초·중순을 거치며 엔비디아가 180달러 아래로 밀리고, 테슬라가 400달러 초반까지 조정을 받는 구간을 반복했다. 애플은 270달러 안팎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박스권을 형성한 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23,000포인트 안팎에서 22,000포인트 초반까지 널뛰기를 반복했다. 11월 24일에는 엔비디아 182.55달러, 애플 275.92달러, 테슬라 417.78달러, 나스닥 22,872.01포인트로 반등한 뒤, 11월 25일 엔비디아 177.82달러, 애플 276.97달러, 테슬라 419.4달러, 나스닥 23,025.59포인트로 마감했다. 이 과정에서 서학개미는 조정 구간마다 테슬라·엔비디아·레버리지 ETF 비중을 늘렸고, 그 결과 단기 반등 구간에서는 지수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추구하는 포지션을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프] 최근 한달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및 나스닥종합지수 추이
[그래프] 최근 한달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및 나스닥종합지수 추이

결국 11월 25일 뉴욕증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협상 기대, 지연 공표된 PPI·소매판매 지표가 보여준 ‘완만한 물가 + 숨 고르기 소비’ 조합, 그리고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강화라는 세 가지 축을 발판으로 지수 전반의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AI와 빅테크라는 핵심 테마 안에서는 엔비디아·AMD의 급락과 알파벳·메타·브로드컴의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며, 성장 스토리의 중심축이 GPU 단일 기업에서 TPU·커스텀 칩·플랫폼 전반으로 옮겨가는 초기 국면임을 보여줬다. 서학개미들은 11월 24일 보관금액 기준으로 테슬라·엔비디아·레버리지 반도체 ETF·아이온큐 등에 공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면서 위험 선호를 재점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동시에 단기 국채 ETF·대형 인덱스 ETF 보유도 유지하며 포트폴리오 균형을 모색하는 전략을 취했다. 다만 보관금액 통계는 구조적으로 집계 기준일과 시세간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날짜의 주가 움직임과 보관금액 변화를 1대1로 단정 짓기보다는, 중기적인 방향성과 수급의 강도를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현재의 랠리는 인플레이션 둔화, 금리 인하 기대, 지정학적 완화라는 우호적 재료 위에서 형성됐지만, 이런 요인들은 향후 데이터와 정치·외교 환경에 따라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특히 빅테크와 AI 관련 종목의 경우, 기술 경쟁 구도와 설비투자 계획, 규제 이슈에 대한 헤드라인 하나만으로도 주가와 투자 심리가 급격히 요동칠 수 있다. 서학개미를 포함한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의 지수 반등과 보관금액 회복에 안도하기보다는, 시장이 결국 투자자 심리의 과열과 급격한 위축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감정이 아닌 리스크 관리 원칙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꾸준히 이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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