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황선용 기자) JTBC 예능프로그램 ‘슈가맨 프로젝트3’ 출연을 계기로 가요계로 복귀한 양준일은 복귀 직후인 2020년 2월 14일에 셀럽 에세이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을 출간했다. 

양준일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삶의 무게가 버거웠던 순간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워준 이야기와 삶의 경험을 책에 담았다고 했다. ‘무대 위의 스토리텔러’답게, 자신의 삶을 조용히 반추하여 담담히 풀어내는 데에 준비 기간이 길 필요는 없었던 듯하다. ‘암호’, ‘편견’, ‘겸손’ 등과 같은 짤막한 단어를 위시하여, 단어와 관련된 양준일의 생각과 삶의 경험을 소회를 밝히듯 담백한 어조로 풀어냈다.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에는 세상에 늘 존재해온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의 삶에나 어김없이 적용되는 불변의 진리가 양준일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풀어져 있다. 양준일의 삶도 여느 인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고행’이라는 말처럼, 인간 양준일의 삶도 꼬임과 풀림이 반복되었음은 같다. 그러나 양준일은 ‘꼬임’을 미움이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긍정과 미소로 맞이하고 흘려보내야 하는 필연으로 받아들여 풀었다는 점이 다르며, 이것이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이 갖는 불변의 가치다.

양준일은 “양준일 MAYBE”에 담긴 이야기들이 이미 많은 사람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채널에서 나왔을 법한 것이고 인간 삶의 당연한 이치이기에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아픔과 고난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공감하며 감동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을 이야기하느냐 만큼, 그 이야기를 누가 언제 하느냐도 중요한 것처럼, 사람들이 원하는 시점에 듣기 원하던 이야기였기에 공감을 산 덕분이라는 말이리라.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양준일은 예스(YES)나 노(NO)처럼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분명한 답을 좋아했지만, 살아오면서 ‘아마도,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메이비(MAYBE)’라는 단어를 좋아하게 되었고, “MAYBE”라는 단어에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하는 힘이 있다고 썼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불확실성의 문제를 겪어내면서, 매일같이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낯선 길을 더듬어 걷는 듯한 인생을 유연하게 살아내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나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확률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99%라는 것은 뒤집으면 일어날 확률이 1%라는 것이고, 내가 그 1%에 해당할 경우, 나에게는 그 일이 일어날 확률이 100%다. 그래서 일어난다는 것인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주기를 원하지, 경우의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면, 여러모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고통의 길 대신 흑백으로 분명하게 판단해주는 이를, 불확실성을 감추거나 신속하게 제거해주는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길을 선택하기가 쉽다. 이분법적인 흑백논리에 빠지지 않기 위해 늘 경계하면서도, 누군가가 흑백으로 명확하게 답을 주면 그 논리에 빠져드는 것이 인간이며, 이는 인간의 우매함이라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의 고통을 피하기 위한 선택인 것이라고 믿는다.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불변의 가치,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 / 양준일 SNS jiytime & 빈티지양준일 유튜브 채널

양준일의 책 제목이 “MAYBE”임을 알게 되었을 때, 많은 생각을 했었다. ‘MAYBE’라는 단어가 커다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니, 우리네 인생도 불확실성의 연속인 나날이라는 의미로써 선택한 것 아닐까 유추했었다. 

세상에 맺고 끊음을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답이 정해져 있는 수학 문제를 풀더라도 사용하는 공식이나 가정에 따라 다른 답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지만, 무조건 틀렸다고만 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감정의 동물인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그때그때 내리는 판단이나 선택이 어찌 매번 합리적이고 효율적일 수가 있겠는가. 이 점을 감안한다면, 양준일이 선택한 ‘MAYBE’라는 단어는, 어차피 사는 인생에 부담감이나 경계심은 내려놓고 인생길에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슬슬 걸어 보자는 제안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양준일은 자신의 단독 콘서트 때마다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담아 사랑을 표현한다. 위트 강한 조크와 상황에 따른 블랙 조크도 즐기며, 현재의 생각을 꾸밈없이 두런두런 나누며, 팬들의 공감을 얻는다. 하지만 단언적인 표현은 삼간다. 문제와 상황은 불확실성이 강하며, 그 불확실성이라는 성질은 절대 삭제되거나 숨겨지지 않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리라. 이는 어쩌면 복귀 초기 선택한 “MAYBE”를 인생의 기조로써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양준일을 둘러싼 상황은 양준일에게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으며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했고, 양준일은 예스(YES)나 노(NO)로 분명하게 답할 수 없음에도 대답을 강요받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감당해야 했다. 그 모든 상황을 양준일은 ‘아마도 이게 다는 아닐 거다’라는 생각으로 헤쳐온 것인가 싶다.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을 통해 복귀 초기부터 팬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양준일의 생각은 전혀 변하지 않은 듯하니 말이다.

‘아마도’ 우리의 시간은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만, 양준일과 팬들은 함께 지금의 시간을 한 점 의심의 여지도 없이 ‘확실히’ 즐기고 있다. 양준일 팬의 한 명으로써, ‘아마도’ 우리의 시간이 영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라며,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의 출간 5주년을 축하하며, 언제나 응원할 것이다. 나의 스타 양준일,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