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황선용 기자) 양준일은 오랫동안 유튜브 채널 '재부팅 양준일'의 ‘직끔상담소’와 ‘ 'Tea_Time' 에서 자신의 생각을 나누곤했다. 또한 '카카오 프로젝트 100'의 매니저로 참여해 '영혼의 한 마디'를 주제로 100일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우리는 가진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자 아픔을 가장 많이 가졌으니, 그것을 나눠봅시다."
그의 제안은 단순했다. 노래 가사여도, 시여도, 감동을 준 책의 한 문장이어도 좋았다. 그렇게 모인 1000명의 참가자는 100일간 자신이 생각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했다. 나 또한 운 좋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바쁘게 살아오며 놓쳐버린 마음들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나눔이라고 하면 물질적인 것을 떠올리지만, 때때로 가장 값진 나눔은 마음을 내어주는 것이다. 자신의 아픔을 내어놓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픔을 나눈다는 것은 단순히 슬픔을 퍼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공감과 위로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각자의 상처를 꺼내 보이며 "나도 그래." 라고 말할 때, 우리는 서로의 짐을 조금 덜어줄 수 있다.
양준일 매니저의 글과 참가자들의 글을 통해 각자가 묵묵히 지고 가는 십자가를 보았고, 아픔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댓글을 통해 주고받은 따뜻한 위로는 온라인 공간의 가장 큰 미덕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그런 순간들을 다시 살아생전 경험할 수 있을까?
그가 삶 속에서 겪어낸 이야기를 엮은 저서 'Maybe'는 내 삶의 기준을 새롭게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관계에 대한 글들은 지금도 내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각자의 상황에 맞게 나눌 수 있는 책. 누구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랐던 그의 의도가 Maybe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의 '세바시 '강연에서는 ‘뮤지컬 체어’라는 게임을 통해 인간과 사회구조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다. 또한 여러 지면 인터뷰나 영어 전문 채널에서의 이야기에서도 무대보다 더 깊은 주제를 다뤘다. 그는 언제나 ‘관계’와 ‘감사’를 이야기했고, 첫 싱글 앨범 ₩Rocking Roll Again' 에서도 새롭게 시작하는 기쁨과 감사를 담아냈다. 이후 작업에서도 일관되게 사랑, 감사, 그리고 함께 나누는 아픔을 노래했다.
그는 스스로를 가수가 아니라,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러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시간 여행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가 시간 여행자가 아닐까요? 각자의 시간위를 걷고 있으니까요."
나는 화려한 외모와 멋진 패션의 연예인 양준일이 아닌, 삶의 희로애락에 울고 웃으며, 신 앞에 무릎 꿇는 한 인간을 보았다. 그의 깊은 통찰력과 품위 있는 언행은 그가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게 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이민으로 인해 서툰 한국어와 글 실력은 많은 오해를 낳았고, 의도적인 사이버 공격으로 그의 활동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 시기에 나온 'Alibis'는 그의 음악 중에서도 특히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다. 이 노래에서 그는 '알리바이'라는 개념을 통해 거짓과 위선을 지적하고, 악의적인 말과 혐오를 퍼뜨리는 이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네 이름을 다시 말해 줄래?" 라는 가사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상대의 본질을 묻는 듯하다. 가면 뒤에 숨은 채 타인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너는 누구냐고 되묻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혐오와 거짓을 선택한 사람들에 대해, 그들의 삶은 결국 그들의 몫이라는 태도를 보였고, 이는 그가 단순히 맞서 싸우는 대신, 자신의 길을 지키면서도 진실을 말하는 방식이었다. 이 점에서 'Alibis' 는 단순한 저항의 노래가 아니라, 양준일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긴 곡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Alibis' 발매 시기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절망 속에서 이 노래는 마치 승전보 같았고, 나를 향한 응원가처럼 들렸다. 누구나 안티는 존재하는 법이고, 그들의 선택은 그들의 몫일 뿐. 상황에 휘둘리지 말라는 메시지는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Do You Wanna Know' 는 그의 인생관이 잘 드러난 곡이라 생각한다. 그가 살아온 길을 보면, 세상을 억지로 바꾸려 하기보다 흐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감사하며 걸어가는 태도가 일관되게 보인다. 그렇다면 'Do You Wanna Know' 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물음일지도 모른다. ‘너는 진짜 알고 싶니?’라는 이 질문에는 우리가 눈앞의 것만 좇기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본질을 바라보길 바라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을 때 펜을 내려놓아야 해."
이 가사는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삶에서 때때로 내려놓아야 할 순간이 있음을 알려주고, 내 힘만으로 세상을 이기려 하기보다, 때로는 받아들이고 흐름에 몸을 맡기는 지혜. 억지로 쓰려 하면 글이 되지 않듯, 삶도 때론 멈추고 돌아볼 때,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하는것 아닐까?

양준일의 음악과 메시지는 언제나 이런 통찰을 담고 있다. 그가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구도자적 태도로 삶을 탐구하고 나누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누군가는 내게 묻는다.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게 신기해.", "아직도 좋아한다고?", "어떤 면이 그렇게 좋은데?"
나의 대답은 늘 같다. "그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독창적임을 증명하는 아티스트이고, 내 삶을 더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멋진 친구이며, 자꾸 귀 기울이고 싶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러라고..."
2025/01/30 10:01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