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한 남성이 10대 딸이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린 영상이 불쾌하다는 이유로 총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명예살인’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현지시간 31일 A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서부 퀘타시에서 50대 남성 안와르 울-하크가 지난 28일 자신의 13세 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처음에는 무장 괴한들이 딸을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하크는 미국 시민권자로, 25년간 미국에서 거주하다가 최근 가족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이주했다. 그의 딸은 미국에서 살던 당시부터 가족들이 반대하는 옷차림과 행동을 했으며, 사교 모임에 참석한 영상 등을 틱톡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당일 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울-하크뿐만 아니라 그의 처남도 함께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가정 내 폭력 사건이 아니라 명예살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빌미로 살인을 저지르는 명예살인이 종종 발생하며,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명예살인은 특히 남아시아 지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으며, 매년 수백 명이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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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법에 따르면, 명예살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과거에는 가족이 용서하면 징역형을 면제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2016년 관련 법 개정 이후 처벌이 강화됐다. BBC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명예살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엄격한 법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건이 보고되지 않거나 은폐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명예살인 여부를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파키스탄 사회에서 여성 인권과 명예살인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