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경제가 올해 0%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한때 회복 조짐을 보였던 일본 경제는 고물가와 엔화 약세라는 복합적인 악재에 휘말리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경제적 침체는 일본 사회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범죄와 같은 사회 병리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 경제 성장률을 -0.1%로 예상하며, 4월 전망치보다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7%에서 0.3%로 낮췄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0.4%를 제시하며 일본 경제의 부진한 흐름에 무게를 실었다. 분기별로도 일본 내각부는 1분기 성장률 -0.6%, 2분기 0.5%, 3분기 0.2%로 발표하며, 일본 경제의 정체 상태를 확인시켰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OECD와 IMF 모두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소득 측면에서도 한국에 뒤처지고 있다. IMF는 일본의 202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3만2,859달러로 추정하며, 이는 한국의 3만6,132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이미 2022년 한국에 뒤처진 일본은 소득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엔화 약세와 고물가는 일본 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가계의 엥겔계수가 28.0%로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식품 가격 상승이 가계 소비를 크게 압박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저소득층의 경우 이 비율이 33.7%에 달해 생활비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실질 임금 하락과 맞물리며 일본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경제 침체는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야미바이토’라 불리는 신종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어둠’을 뜻하는 ‘야미’와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바이토’의 합성어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젊은이들이 범죄 조직에 고용돼 강도, 절도, 사기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야미바이토 범죄에 연루된 인원이 1,640명에 달했다. 이들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집되고, 텔레그램 등 비밀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으로 지시를 받는다.

특히, 도쿄와 수도권에서 발생한 연쇄 가택침입 사건은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범인 다수는 생활고와 빚 때문에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사회 안전망의 부재가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성매매 문제도 악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증가한 여성들의 성매매는 엔화 약세와 생활고가 겹치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이 외국인의 성 관광지로 전락했다고 보도하며, 빈곤과 엔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여성 일부는 해외 원정 성매매에 나서기까지 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범죄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형사범 인지건수는 2022년 2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2023년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자전거 도난, 주거 침입 등 생계형 범죄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며, 이는 경제적 어려움과 직결된다.
일본 경제는 현재 구조적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엔저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 소득 감소, 사회적 병리 현상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경제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임금 인상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사회 안전망 강화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이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미래가 구조적 변화와 효과적인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은 일본 정부와 사회 모두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2024/11/24 10:47송고  |  reporter@topstar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