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정은영 기자) ※ 해당 리뷰에는 '뉴 노멀'의 줄거리와 결말 등 주요 장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줄평 : 연기는 New, 전개는 Normal

영화 '뉴 노멀'은 '기담', '곤지암' 등의 호러 영화로 평단의 호평과 대중의 사랑을 받은 정범식 감독의 신작이다.

'뉴 노멀'은 차갑고 서늘한 이미지의 현정(최지우 분), 누군가와의 연결을 원하는 취준생 현수(이유미 분), 순수한 대학생 훈(최민호 분), 옆집 여자를 몰래 훔쳐보는 기진(표지훈 분), 인간을 증오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연진(하다인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시간이 채 되지 않는 러닝 타임 동안 챕터 6개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각 챕터의 주인공이 다르고, 서로 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으로 직조됐다기 보단 다소 흐름이 뚝뚝 끊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영화 '뉴 노멀' 공식 스틸컷
영화 '뉴 노멀' 공식 스틸컷
극중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범행 동기는 철저히 숨겨진 채,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캐릭터의 성격과 감정선도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현정의 살해 동기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기진은 옆집 여자와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않았는데도 그를 사랑한다. 

김승옥 작가의 단편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처럼 현대 사회의 익명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일까. 시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영화의 몰입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궁금증만이 남는다. '이 캐릭터들은 어떻게 됐을까', '왜 범행을 저질렀을까' 등의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어쩌면 이게 정범석 감독이 그리고 싶은 현실 모습 그 자체였을지도 모른다. 이유 없는 공포와 모두에게 도사리고 있는 공허함.

'뉴 노멀'에서는 '이렇게 하면 죽는다'라는 공포 영화의 법칙 또한 여러 차례 등장한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눈으로 쫓다 보면 '거길 따라가면 어떡해', '그걸 주우면 어떻게 해'라며 머리를 뜯다 못해 실소를 짓게 된다.

주인공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바라보다 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 우리 주위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사건들이 떠오르곤 하지만,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섭다는 걸 일깨워주기만 할 뿐이었다.

'뉴 노멀'을 통해 대중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수확은 단연 신예 하다인의 발굴일 것이다. 짙은 화장을 한 채 영어로 된 욕을 남발하고, 좁은 반지하 방에 앉아 복숭아 통조림을 먹는, 쉬이 소화할 수 없는 역할을 충분히 잘 소화해냈다.

영화 '뉴 노멀' 공식 스틸컷
영화 '뉴 노멀' 공식 스틸컷
최지우와 표지훈의 변신 또한 흥미롭다. '지우히메'로 불리며 청순한 여배우의 대명사인 최지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를 소화했다. 긴생머리와 하얀 피부, 단아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는 관객들이 방심한 틈을 타 '킥'을 날린다.

순수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표지훈은 해당 영화에서 옆집 여성을 몰래 따라 다니는 남자로 분해 열연했다. 극중 그는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계속 하며 불쾌감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이런 연기까지 잘하다니.

'뉴 노멀'은 트로트로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평정한 정동원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앳된 얼굴의 정동원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무기 중 하나일 것이다.

'오징어 게임'과 '힘쎈여자 강남순' 등의 작품에서 눈에 띄는 캐릭터로 많은 관심을 받아온 배우 이유미가 평범한 취준생 연기를 하는 것과, 바르고 성실한 이미지의 최민호가 영화 속에서 운명을 믿다가 겪게되는 일들 또한 관전 포인트다.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와 연기는 새로웠으나, 긴장감과 서스펜스는 없었다. 그저 정범식 감독이 관객들에게 건네고 싶었던 메시지가 과연 무엇이었을지 곱씹게될 뿐. 

배우 최지우를 비롯해 그룹 블락비(BLOCK B) 멤버 표지훈(피오), 그룹 샤이니(SHINee) 최민호, 배우 이유미, 가수 정동원 등이 출연하는 영화 '뉴 노멀'은 11월 8일 대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