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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유시민, 민중가요 ‘꽃다지’ 애창곡으로 꼽아… “대중가요와 구분 필요할까” (알릴레오)

  • 진병훈 기자
  • 승인 2020.01.2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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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유시민의 알릴레오’ 47회에서는 설 특집으로 ‘민중가요’를 주제로 방송했다. 이날 방송에는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학부의 김창남 교수, 삶을 노래하는 시민가수 손병휘 씨, 노동가수 지민주 씨, 문화노동자 연영석 씨가 출연했다. 지민주 씨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그때처럼 여전히 현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기 때문에 민중가요는 저에게 르네상스다. 삶은 계속되고 우리의 노래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밝혔다.

손병휘 씨는 “이제는 50대가 뜨거운 청춘 시절에 불렀던 노래를 소환할 때가 된 것 같다. 세월의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김창남 교수는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라는 말을 언급하며 “민중가요 소환은 잊어선 안 될 역사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노래는 기억과 추억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매체다. 한 시절의 기억은 노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노래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삶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박근혜 정부)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 불가했던 이유가 예술 때문이 아니라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을 지우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영석 씨는 “민중가요 없는 시대가 좋은 시대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14년 만에 앨범을 냈는데 내 할 일을 안 한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그래도 언제나 노래를 만들 때 드는 생각은 내 노래가 삶 속에 살아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의 새 앨범 제목은 ‘서럽다 꿈같다 우습다’다. 그는 “문득 서럽고, 꿈같이 산 것 같고, 가만히 보면 또 우리네 인생이 우스운 것 같다”고 밝혔다.

최신 대중문화 속에 과거의 노래가 등장하는 이른바 복고풍 열풍이 불기도 한다. 김창남 교수는 “일정 시점이 되면 복고풍 열풍은 주기적으로 있었다. 언제나 새로운 걸 내놓을 수 없으니 과거의 것에서 소재를 찾는 상업적인 경향이 있다.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주고, 중장년 세대에게는 추억을 준다. 안전한 상품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중가요는 저항가요라고 부를 정도로 대중음악과 구분을 하기도 한다. 김창남 교수는 “1980년대까지는 검열 때문에 제도권 미디어를 통해서 표현을 못했고 전파도 타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테이프를 제작해서 비합법적으로 유통하다 잡혀가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검열이 사라지면서 구분 기준이 희미해져 이제는 방송에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민중가요로 부르는 이유는 그 맥락을 상기시키는 차원이다. 개인적으로 민중가요보다는 진보적 대중음악, 실천적 음악, 노동가요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병휘 씨가 직접 열창한 70년대 대표곡 ‘아침이슬’은 대중가요로 발표됐으나 뒤늦게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김창남 교수는 “뒷골목이나 술집에서 학생들끼리 부르다 보니 민중가요로 구분됐지만, 최근까지 ‘촛불 집회’에서도 부를 정도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시위를 하면서 (아침이슬처럼) 느린 노래를 불렀다. 몇백 명이라도 모여서 경찰과 대치하는데 믿어지는가?”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노래가 시작되면 바로 잡아가던 시절이다 보니 유시민 이사장은 답답했던 모양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훌라송은 짧아서 경찰이 들이닥치기 전에 완창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방송 캡처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방송 캡처

1980년대를 대표하는 민중가요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외에 ‘그날이 오면’, ‘광야에서’, ‘타는 목마름으로’ 등이 있었다. 김창남 교수는 “노래 운동이 시작된 80년대에 ‘새벽’과 그 맥을 이은 ‘노찾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타는 목마름으로’에 대해 “선배 잡혀가서 구속되고 나면, 술집에서 엄청나게 불렀다”고 회상했다.

지민주 씨는 국가보안법으로 걸릴 수 있는 선배의 음반을 땅에서 파헤친 기억을 떠올렸다. 노동자를 위한 노래패를 만들고 나서 해당 음반을 제작한 선배에게 갑자기 연락이 온 것이다. 지민주 씨를 믿었던 선배는 집 마당에 묻어 놓은 카세트테이프 박스의 위치를 알려줬다. 지민주 씨는 “이게 뭐라고 선배들이 목숨을 걸까? 눅눅해진 박스에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보면서 울컥했다. 하나씩 닦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노동자노래단의 ‘꽃다지’를 애창곡으로 뽑았다. 그는 “그림을 보는 느낌이라서 좋다. 듣다 보면 애달프고, 특별해 보이지는 않지만 싹 젖어 드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창남 교수는 “민중가요뿐만 아니라 노래를 함께 부른다는 건 의미가 있다”며 “함께 부른다는 것은 연대를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촛불집회에서 추위를 버틸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노래였다. 함께 부르는 노래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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