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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란, 미사일에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 추락 인정… 호르무즈 파병 명분 없는 이유 (김어준 다스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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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그동안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의 격추 의혹을 부인했던 이란 정부가 10일 국영 TV를 통해 의도하지 않게 사고기를 공격했으며, 인간의 실수였다고 밝혔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두 곳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그때는 사고기가 기술적인 문제로 추락했으며, 이라크 공습과는 무관하다고 했으나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 측에 블랙박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10일 설명을 통해 사고기가 민감한 군사 중심지로 방향을 틀자 표적으로 오인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란 정부는 사과와 동시에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책임이 있는 사람은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함마드 자비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모험주의로 인한 위기의 시기에 인간의 실수가 재앙으로 이어졌다. 우리 국민, 모든 희생자의 가족, 다른 피해국들에 깊은 후회와 사과 및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그린존(미국 대사관 등 각국 공관이 밀집된 고도의 보안 지역)’에 카투사 로켓 2발까지 떨어뜨렸던 이란은 미군 살상이 아니라 군사 장비 파괴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일 미국이 반격했다면 미군 5,000여 명을 살상하는 작전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미군 80여 명이 사망했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졌다는 점과 1시간 전에 미리 이라크에 공격 정보를 흘렸다는 점에서 자국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판단된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의 이희수 교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94회에 출연해 “2016년부터 IS가 수없이 공격하던 군사 기지인데다 핵심 요원들이 모두 빠져나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물러선 것처럼 보인다”며 “전 세계에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양국 다 전 세계가 우려하는 전면전은 피하고, 체면치레만 하고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이번에 표적 살해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란뿐만 아니라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소위 시아파 벨트의 군사 총책임자로 이란 내에서는 하메네이 지도자 다음으로 실질적인 권력 서열 2위였다. 로하니 대통령이 온건파로서 인기를 잃어가고, 경제 위기까지 닥치자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희수 교수는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이스라엘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쿠드스군의 사령관이 솔레이마니”라며, 사실상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좌지우지하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라흐바르(지도자)는 삼권 위에 군림하여 정부가 통과시키는 어떠한 법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 대통령 인준과 군사령관 임명권 등을 갖는다.

이번 솔레이마니의 사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 그리고 이란과 사우디의 화해 어젠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14일,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인 아람코를 무인 공격하면서 사우디 내에서 미국의 불신이 커졌고, 결국 사우디에서 이란에게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

이희수 교수는 “1970년대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으로 구입한 무기가 200조에 이른다. 미국 전체 무기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패트리엇 미사일 등 완벽한 방어 체제를 갖춘 줄 알았는데 드론으로 정유 시설이 무너지니 패닉 상태가 됐다. 미국만 믿을 수 없으니 이란과 적대 관계보다 긴장을 완화하는 쪽으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은 중재를 맡았던 이라크 압둘 마흐디 총리에게 그 답을 전하러 가던 중 공항에서 표적 살해가 됐다. 이란과 사우디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필요한 미국으로서는 두 나라의 화해 어젠다 자체가 중동의 이익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방향으로 갔던 것이다. 이라크 마흐디 총리는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미군 철수 결의안을 언급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지 비용을 갚지 않는 한 미군 철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무함마드 자비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시내 가로등에 빨간 불이 켜졌는데 큰 형이 주먹질을 하면서 건너가라고 강요하는 꼴”이라며 미국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설명한 이희수 교수는 이번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반미 정서가 퍼지자 사멸됐던 알카에다와 IS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유튜브 ‘딴지 방송국’ 방송 캡처
유튜브 ‘딴지 방송국’ 방송 캡처

이번 사태로 호르무즈 파병까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이희수 교수는 전쟁의 명분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과 화해하고 핵 협상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적으로 깼다. EU와 러시아, 중국은 아직 협상 유지 중이다. 국제법을 어기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깬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라크 전쟁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희수 교수는 이란이 전 세계에서 사랑하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호르무즈 파병은 절대로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7년 대장금(시청률 90.2%) 방영 이후, 메이드 인 코리아가 82%까지 석권하는 이란에게 위험한 나라로 지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한 피해 규모는 밝히지 않고, 미군 사상자가 없기 때문에 군사력이 아니라 경제 제재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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