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영웅… 사망 이후 반미 시위” (김어준 뉴스공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작전명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 두 곳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그린존(미국 대사관 등 각국 공관이 밀집된 고도의 보안 지역)’에 카투사 로켓 2발을 떨어뜨린 이란이 미군 살상이 아니라 군사 장비 파괴 목적이라고 밝혔다. 만일 미국이 반격했다면 미군 5,000여 명을 살상하는 작전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미군 80여 명이 사망했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졌다는 점과 1시간 전에 미리 이라크에 공격 정보를 흘렸다는 점에서 자국 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란이 물러선 것처럼 보인다”며 “전 세계에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양국 다 전 세계가 우려하는 전면전은 피하고, 체면치레만 하고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이번에 표적 살해된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란뿐만 아니라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소위 시아파 벨트의 군사 총책임자로 이란 내에서는 하메네이 지도자 다음으로 실질적인 권력 서열 2위였다. 로하니 대통령이 온건파로서 인기를 잃어가고, 경제 위기까지 닥치자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 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솔레이마니 장례식에서는 후세인의 순교를 기억하는 붉은 깃발이 수백 년 만에 펄럭이자 중동 전체가 긴장했다. 이란과 오랜 앙숙이었던 사우디조차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동생을 미국과 런던으로 급파하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 달라”고 전할 정도였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의 박현도 교수는 중동 전체가 사우디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솔레이마니의 죽음으로 이란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중동 전체가 알고 있는 것으로, 이란의 주변 국가들이 굉장히 불안한 상태로 보인다. 이란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아랍에미레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솔레이마니의 사망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 그리고 이란과 사우디의 화해 어젠다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14일, 이란이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드론 공격을 하면서 사우디 내에서 미국의 불신이 커졌고, 결국 사우디에서 이란에게 화해 메시지를 보냈다.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은 중재를 맡았던 이라크 압둘 마흐디 총리에게 그 답을 전하러 가던 중 공항에서 표적 살해가 됐다. 이란과 사우디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필요한 미국으로서는 두 나라의 화해 어젠다 자체가 중동의 이익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방향으로 갔던 것이다. 

이라크 마흐디 총리는 솔레이마니 사망 이후 미군 철수 결의안을 언급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박현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란과 중재를 원한다는 취지로 이라크 마흐디 총리에게 전화까지 했었다”며 이라크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마흐디 총리의 격분이 단순히 주권 침해에 그쳤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tbs FM 1월 10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란인 엘리(이란인) 씨와 그녀의 친모 이금애 씨는 솔레이마니가 이란 내에서 영웅으로 떠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반정부 시위가 그의 사망 이후 반미 시위로 양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솔레이마니가 워싱턴DC를 공격할 것이라는 미국 측의 주장도 그저 정치적인 판단으로 보고 있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솔레이마니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미국과 함께 IS 궤멸에 선봉을 섰다. 반테러에 앞장섰던 인물이 테러리스트의 앞잡이로 표적 살해됐다는 사실에 이란 내에서도 논리적으로 수긍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의 이희수 교수는 지난 1월 7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시리아 등에서 IS 전선을 만들었을 때 솔레이마니가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종파 분쟁의 목적이 있었지만 IS에 저항하던 시리아 정부군을 미국이 개입하기 전부터 이란이 후원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CNN이나 서방 매체를 보면 수천 명이 애도 시위를 벌였다고 하지만, 프레스TV나 이란TV에서는 200만 내지 300만 시위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희수 교수는 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의 확연한 차이라고 분석했다.

이금애 씨는 후세인의 순교를 기억하는 붉은 깃발에 대해 “억울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 정부를 지지하는 것과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이란인들이 솔레이마니를 향한 애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란 내 미국인들의 관광 문화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엘리 씨는 미국 정부를 향한 적대감은 있지만, 미국 개인에 대한 이란 내 정책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