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에 '피의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실제로는 미국의 피해가 경미하게끔 공격 수위를 조절했고, 이는 미국에 절제 여지를 주려는 의도일지도 모른다고 미국 언론이 분석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 피살에 '가혹한 보복'을 공개적으로 다짐해 본격적인 전쟁 위기가 고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일 이라크 미군 기지를 대상으로 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외부의 예상보다는 극히 평범한(conventional) 형태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표적 공습이 미국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주의 깊게 조율된 공격'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시각을 전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세계전략센터'의 파이살 이타니 부소장은 "(공습이) 매우 신중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이타니 부소장은 "이란은 체면을 세울 만큼 극적이면서도, 미국의 압도적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절제된 반응이 필요했다"며 "이번 공격은 (복수로) 인정받을 만큼 스펙터클하지만 미국이 그 대응으로 긴장을 더 고조시키지는 않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즉, 이란이 복수를 부르짖는 국내 여론을 진정시키면서도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을 정도로 공격 수위를 조율했다는 것.
미국 CNN 방송도 "이란이 미국인 사상자를 내지 않으려고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CNN은 미군과 미 행정부 관계자는 표적이 된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서 미사일이 타격한 곳은 미군이 많지 않은 지점이라 했다고 전했다.
또 미사일 발사량도 10여발에 불과하고, 공격 시간도 미군 부대원이 거의 활동하지 않는 한밤중이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제시했다고 외신에 보도된 '보복공격 기준'도 이날 공격과 일치한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N은 분석했다.
앞서 6일 뉴욕타임스(NYT)는 하메네이가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이란 부대가 직접 나서서 비례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력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면 이란이 현저히 열세라는 점에서 이러한 지시는 비합리적으로 여겨졌으나 실제 공격 양상은 하메네이가 지시한 대로 이뤄졌다.
CNN은 이란의 공격수위 조절의 의도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면서도 ▲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자국 군사력을 과대평가했거나 ▲ 이란이 군사력을 실제보다 약하게 위장하려는 전술을 펼쳤거나 ▲ 온건파의 주장에 힘이 실렸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