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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문: 하늘에 묻는다’ 허진호 감독, 최민식X한석규와 만든 이야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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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은혜 기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를 선보이며 감각적인 연출을 자랑한 허진호 감독이 약 3년 만에 상업영화로 돌아왔다. 이번 장르는 사극이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허진호 감독은 영화 ‘덕혜옹주’로 시대극에 도전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했던 ‘덕혜옹주’ 이후 허진호 감독의 선택은 사극 ‘천문: 하늘에 묻는다’였다. 이 작품은 ‘장영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실록 속 장영실의 마지막 기록은 안여 사건 때문에, 곤장 80대를 맞는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에요. 그 뒤가 없다는 것이 제 질문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과학기술 발전을 이끈 장영실이 그렇게 사라졌다니, 왜? 세종은 능력 있던 신하들을 쉽게 내치지 않았어요. 그런데 장영실만 예외였다는 거잖아요. 약간 미스터리한 이 이야기가 좋았어요. 그리고 신분을 초월한 두 사람의 우정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죠. 또 장영실이 ‘갑인자’라는 금속활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한글과 연결성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영화적 상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다듬었어요”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장영실과 세종이 함께하던 시간 동안 일어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담았다. 특히 임금의 가마가 부서지는 안여사건을 중심에 두고 두 사람의 관계를 풀어나가기도 한다.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상상력을 풀어보고 싶었다. 두 사람 모두 대단한 천재들이지 않나. 천문 분야는 당시 명나라에서도 개인적으로 연구 하면 사형당하는 분야였다. 요즘으로 따지면, 핵무기 개발 같은 느낌인 거다. 그런 분위기 속에 장영실과 세종이 어떤 관계에 있었을지 궁금했다”

허진호 감독은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세종은 한석규로. 장영실은 최민식으로 낙점했다. 한석규와 최민식은 사이 좋기로 소문난 선후배다. 또한 과거 3개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적도 있다.

“조합이 좋다. 연기에 있어서는 최고다. 영화 대사 중에 '다 이뤘다'가 있는데, 그 마음이었다. 이 영화가 세종의 장영실의 이야기 속에서 신분 차이를 떠난 두 사람의 신뢰와 우정을 이야기 한다. (한)석규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벗'이다. 그런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합이 딱 두 사람 있다고 생각했다”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 감독의 제안을 받은 한석규는 연기 인생 두 번째 세종을 연기하게 됐다.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세종을 연기했던 한석규는 이번 영화에서 같은 캐릭터를 새롭게 표현했다.

한석규가 연기한 세종은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선시대 왕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소재로 한 소설, 영화, 드라마 등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차 창작물 속 ‘세종’이라는 인물은 구현해내기 어려운 대상이기도 하다.

“한석규 배우랑 이야기할 때, 제일 처음에는 지금보다 더 병들고, 힘없는 노년의 세종을 표현해볼까 했어요. 눈도 충혈된 눈인데, 눈알을 다 덮는 렌즈를 착용해야 했고요. 정말 불편해서 CG로 할까 했는데, 배우가 그 불편함을 갖고 연기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말년의 세종이지만, 그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영화에서도 아버지처럼 힘 안 쓰고, 지혜롭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잖아요. 그런 모습들을 다뤄보고 싶었죠”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세종만큼이나 장영실 역시 대중들에게는 친근한 역사적 인물이다. 조선 최고의 과학자로 활약했던 장영실의 업적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영실의 구체적인 생애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장영실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도, 만들어내는 감독도 일정 수준의 상상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알려진 부분들이 없어요. 몇 개 실록 안에 몇 구절들이 있을 뿐이라서요.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자격루가 아라비아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만든 거래요. 어느 나라에서도 만들 수 없는 걸 만들었으니, 세종이 얼마나 좋아했겠어요. 또 갑인자를 만든 것 보면, 금속활자에 대한 이해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부각해주고 싶었어요”

허진호 감독은 배우 한석규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 최민식과는 첫 호흡이다. 한석규와 최민식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로 각자의 영역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석규 배우는 정말 변함없고, 한결같은 배우다. 자신이 연기하는 역할에 대해 오래 생각한다. 작품에 대한 해석이 무척 정확하고, 본인만의 의견이 확실하다. 정말 좋은 배우다. 최민식 배우는 진정성이 있다. 연기로 우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우는 것 같고, 진짜 감동하는 것 같고. 그런 표현적인 부분들이 뛰어나다. 그런 힘이 영화에도 표현된 것 같다”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장영실과 세종의 깊은 우정을 담았다. 두 사람의 우정은 동료를 향한 믿음과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에 기반한다.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은 허진호 감독만의 감성적인 연출, 배우들의 적극적인 의견 표현을 만나 더욱 아름답게 표현됐다.

“세종과 장영실이 나란히 누워서 별을 보는 장면은 원래 궁 후원, 개울을 걸으면서 하는 거였는데, 한석규 배우가 앉아서 찍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개울에 큰 돌을 가져다 놓으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누워서 하고 싶다고 하더라. ‘이거 어떻게 하지’ 싶었다(웃음). 왕이지만, 장영실과 같은 시선에서 하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문풍지를 통해 별자리를 만드는 장면도, 일상에서 장영실의 천재성이 보였으면 좋겠다는 최민식 배우의 이야기에서 시작했다. 먹을 칠하는 것도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어낸 장면이다”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 / 톱스타뉴스 정송이 기자

허진호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통해 멜로 장인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허 감독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도전과 발전을 꾸준히 기록해 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허진호 감독에게도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저도 사극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코미디도 단편으로 해봤어요.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어려워요. 안 웃기면 힘들고 너무 속상하잖아요. 그래도 해보고 싶어요. 또, 액션 영화도요. 액션이 들어간 영화는 해봤지만, 장르로 해본 건 아니라서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허진호 감독이 ‘덕혜옹주’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상업영화다. ‘장영실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영화는 세종과 장영실이라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게 됐다.

최민식 한석규 주연의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이달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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