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현서 기자) * 해당 기사에는 스포일러 및 리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줄평 - 가족은 언제나 ‘집’같은 존재
집은 내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이자 가장 편안해질 수 있는 공간이다.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감옥 같은 곳일 수 있다.
영화는 홀로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 신문사 편집기자 은서가 아버지가 살고 있는 고향집에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모두가 떠나간 후에도 아버지 진철이 홀로 살고있는 낡은 주택은 창문 하나 없이 조그맣다. 추억과 칙칙함을 모두 가지고 있는 곳이다.
어머니와의 이혼, 첫째딸과의 불화를 가진 아버지 진철은 가족과 연을 끊은 채 홀로 살고 있다. 어린 시절 유독 자신을 따랐던 막내딸의 연락에도 그저 묵묵한 시선을 보낼 뿐이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열쇠를 잃어버려 도움을 요청한 딸을 위해 문고리를 바꿔단다거나 딸이 좋아하는 복숭아 김치를 손수 담그는 모습까지 모두 ‘말’이 아닌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애정이다.
영화는 계속해서 아버지 진철의 애정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하는 애정은 딸 은서에게는 닿지 않는다. 친구와의 대화에서 “말을 해야알지”고 무심하게 말하는 은서는 연신 진철을 향해 “아빠 말 좀 해봐”고 요청한다.
그럼에도 막내딸 은서와 아버지 진철은 무언가 닮아있다. 물론 부모자식 간에는 닮는게 분명하지만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 좋은 집을 찾아 헤메는 것부터 디지털이 범람하는 시대에 아날로그적 직업을 가졌다는 점까지.
아버지 진철은 끊임없이 딸을 향해 “좋은데로 구해,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라고 조언한다. 언젠가는 창문없는 주택에서 벗어나 아내와 아파트를 구매하겠다는 소망을 가졌던 그였기에 더욱 와닿을 수 있는 진심이 아니었을까.
영화 ‘집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 관객 개개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구태여 캐릭터의 과거 회상을 그리지 않은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실제로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우리 아버지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
영화는 희망과 기적이 없는, 보다 현실적인 장면으로 엔딩을 장식며 마무리된다. 이는 관객들에게 본인의 가족을 떠올리게 하며 잔잔한 여운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집이야기'는 오는 28일 전국 영화관에서 개봉된다. 러닝타임 93분. 12세이상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