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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산의 저주' 관심받지 못한 '손학규선언'…'조국·부인·딸 조민희 의혹'에 묻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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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해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특히 자유한국당과의 통합과 평화당·대안정치와의 통합을 모두 거부하면서 바른정당이 중심이 되는 제3지대 정계개편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러한 내용의 '손학규 선언'을 발표했다.

손 대표는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줄어들지 않았다"며 "제게 남은 꿈과 욕심은 이러한 한국정치의 잘못된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당제가 필요하다"며 "바른미래당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3당을 굳건히 지켜 다당제의 기본 틀을 유지해 연합정치의 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그 첫걸음이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이것이 제가 바른미래당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자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야권발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바른미래당이 제3당으로서의 '자강의 길'을 걸으며 정계개편의 중심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당과의 통합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라며 "민주평화당 또는 (평화당 탈당파들이 결성한)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손학규 페이스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손학규 페이스북

손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우리 국민은 기적을 보게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과 한국당에 대한 절망이 중간지대를 크게 열어 놓을 것이고 그 중심을 잡는 바른미래당에게 민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곧 총선을 준비하겠다.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인재개발위원회를 가동하겠다"며 "특히 여성과 만 50세 이하 청년들로 공천의 50% 이상을 채우고 비례대표 공천도 100% 국민참여 방식으로 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대표인 제가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달라. 2008년 통합민주당 대표 때도 저는 공천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면서 "지금 저에게 비례대표를 차지하려고 한다든가, 국무총리를 원한다든가 하는 말을 하는 분들은 손학규를 몰라도 너무 모른 것"이라고도 했다.

손 대표는 "엉뚱하게 들릴 수 있고 받아줄 것 같지는 않지만 거국 내각을 구성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해 줄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한다"며 "국무총리를 경질할 때가 되면 야당과 협의해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실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 "지금과 같은 위중한 시기에 국론 분열의 주역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면 대통령과 정부는 국가 위기를 극복할 동력을 읽게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다시금 촉구했다.

손 대표는 자신의 거취문제를 놓고는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해,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를 거듭 일축했다.

손 대표는 특히 지난 4·3 보궐선거 패배 이후 계속된 당내 갈등과 관련 자신의 퇴진 요구를 해온 비당권파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손 대표는 "이제 우리 그만 싸우고 화합하자, 다른 당으로 간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며 "저부터 당내 통합에 앞장서고, 제가 직접 나서 안철수·유승민을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 바른미래당은 블루오션이다.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손 대표는 기자회견 후 '유승민 의원은 진보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진보를 배제하자는 것은 지역적으로 호남을 배제하자는 이야기다. 호남세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소중한 자원이자 중도개혁세력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정계개편시 호남세력 역시 통합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과 관련해서는 "당이 이렇게 찢어지고 분열하고 내홍을 겪는 데도 5∼6%의 지지를 보내준 국민에 감사하다. 이것이 바로 우리 당이 지닌 내재적 역량"이라며 "당이 화합만 하면 당장 10%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절묘한 타이밍때문에 붙은 '타이밍의 마술사', '만덕산의 저주' 등의 별명이 그를 수식한다.

정치인에게 있어 중요한 제안이나 정책, 결심을 발표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언제 발표 하느냐'이다. 타이밍에 따라 국민의 관심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런 정치 과학으로 볼 때 손학규 대표는 의도하지 않게 중요한 발표를 하면 절묘하게도 더 중요한 이슈가 발생해 정작 본인의 관심이 다른 이슈로 선회해 국민의 관심이 적어진다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2006년 민심대장정 발표 → 북한 1차 핵실험
·2007년 광개토전략 발표 → 고건 불출마 선언
·2007년 한나라당 탈당 발표 → 한미 FTA 타결
·2011년 민간인 사찰 농성 발표 → 연평도 포격 사태
·2011년 국회 쇄신안 발표 → 31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2016년 복귀 및 개헌 제안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2017년 국민의당 입당 → 이재용 구속 수감
·2017 대선 공약 발표 → 사드 배치, 김종인 민주당 탈당
·2017년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발언 → 이명박 정부 정치계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공개
·2017년 미국서 귀국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2018년 정초 산행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우연히 조우 → 북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발표
·국민의당 - 바른정당 통합 찬성 의견 발표 → 이명박 정부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UAE 파병 비밀협약 인정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직 수락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박진영의 개신교계 사이비종교 구원파(권신찬-유병언계) 전도 논란
·송파을 보궐 선거 출마 선언 → ·2018 북미정상회담 취소
·송파을 보궐 선거 출마 번복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2018년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타진, 다음날 ·2018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바른미래당 당대표 출마 선언 → 안철수 줄행랑 사건 발발, 태풍 솔릭,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 명령
·바른미래당 당대표 당선 → 청와대 대북 특별사절단 발표, 손흥민 군면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폐회식
·국회 로비 단식농성 → 강릉선 KTX 열차 탈선 사고
·이학재 의원, 류성걸 전 의원 탈당 →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
·2019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당내에서 제기되는 대표 퇴진론을 일축', 퇴전거부하며 "계파주의 굴목 안해" → 이재명 직권남용 및 선거법위반 1심 무죄,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자진사퇴

이렇듯 절묘한 타이밍에 중요한 정책과 제안을 실행해 온 손학규 대표. 이쯤되면 '손학규 과학'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생겨날 정도다. 특히나 '손학규 선언'을 발표한 오늘 언론과 방송, 인터넷, SNS까지 온통 '조국', '조국 딸 조민희 의혹', '조국 아들', '조국 부인', '부산의료원장' 등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날 선 공방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 '손학규선언'은 국민의 관심에서 또 한번 멀어졌다.

'손학규 징크스'야 어째됐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고심 끝에 발표한 이른바 '손학규 선언'이 좀처럼 정치권의 반향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20일 8천여 자 분량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지대 빅텐트론',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향한 '화합 러브콜'이 선언의 핵심이다.

중요한 정치적 선언을 한 손학규 대표는 지난 12일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의 집단탈당, 한일 갈등 한복판에서 맞는 광복절 등을 고려해 선언 시점을 한 차례 미뤘지만, 달아오르는 인사청문 정국으로 인해 주목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권파 내부에서는 손 대표가 중대한 정치적 결심을 밝힐 때마다 다른 대형 이슈에 가려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소위 '만덕산의 저주'에 또 한 번 갇힌 것 아니냐는 탄식도 나온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조국 청문회 이슈에 모든 게 빨려 들어가면서 손 대표의 선언도 묻혀버린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당권파 내부에서 이번 선언을 통해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의원의 무책임론을 부각한 것만큼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정작 반응은 냉소적이거나 예상외로 미지근하다.

당장 안철수 전 의원이나 유승민 의원은 '손학규 선언'에 입을 닫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제안에 대해 유승민 의원의 반응이 없다'는 질문에 "그 사람들, 내가 나간다는 이야기를 기대했나"라며 "일일이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지만, 열심히 접촉도 해서 화합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권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안철수·유승민 두 분도 함께하자고 정식으로 제안한 것인데 아무 대답도 없다"면서 "당의 최대 주주라는 사람들이 기회만 보며 무책임한 행보만 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응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대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이어졌다.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손 대표는 선언문을 통해 빅텐트를 준비한다고 했다"며 "이제 안철수, 유승민은 (당 전면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대표는 이미 상처가 난 메신저로 더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본인 스스로) 모든 걸 내려놓고 원점에서 힘을 모아보자고 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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