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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홍콩 시위 이유 뭐길래… 중국 공안이 시위대로 위장한 의혹까지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1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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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공항으로 몰리면서 홍콩행 항공편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번졌다. 지난 13일 홍콩 항공 당국이 '노탐(NOTAM: Notice To Airmen)'을 통해 홍콩 공항이 재개장 소식을 전했지만 곧바로 폐쇄됐다. 어제(14일) 오전부터 다시 문을 열고, 법원이 시위대의 점거를 막는 가처분 명령을 내리기도 했지만, 시위대와 경찰의 출동은 거세지고 있다.

노탐은 항공 당국이 항공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일종의 통지문이다. 시위 금지 명령을 법원이 받아들인 가운데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통로 4개 가운데 2개를 막고 출입자 검색도 강화했기 때문에 공항이 마비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이틀 동안 공항 폐쇄의 여파로 일부 비행기는 지연되고 있다. 음력으로 7월 14일이었던 어제는 귀신을 위해 종이 돈과 음식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 시위대는 레이저포인터로 물건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일 계획이다.

문제는 중국 육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주말에 있었던 군대 영상을 게시하면서 선전에서 홍콩까지 십 분 거리밖에 안 된다는 제목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가 진정하고 안전하길 바란다’며 중국 정부가 군 병력을 홍콩 접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중국은 홍콩 시위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과 중국 사이 일”이라고 했다가 개입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계에서는 그동안 중국의 폭력적 행태를 비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애매한 태도에 대해서도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비판해 왔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미국이 내정 간섭을 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통해 무역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홍콩 시민들은 검은 대행진을 진행한 끝에 캐리 람 행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시행 연기와 사과를 얻어낸 바 있다. 6월 9일 100만 명 이상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17일에는 무려 200만 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법안 폐기와 현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12일은 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던 입법회 건물 주변을 봉쇄해 법안 처리가 무산됐고 람 장관은 15일 오후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개정안 처리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그저 시간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며 완전 폐기를 주장했고 시위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이토록 시민들이 송환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홍콩 정부가 처리하려는 ‘범죄인 인도 조례’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소환하는데 이 법을 악용한다고 보는 것이다.

외신을 통해서는 법안을 미루는 쪽으로 일단락되는 줄 알았으나 시민들은 더 강경하게 저항하고 있다. 장정아 교수(인천대 중어중국학과)는 8월 15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법안에 대해서 시민들의 철회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화적인 시위가 시작될 때부터 강경 진압에 대한 당국의 조사나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홍콩 중심가에 화염이 불타오르고 경찰서에는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최루탄 경고 깃발을 든 홍콩 경찰이 행진하는 와중에 한 여성이 고무탄에 얼굴을 맞아 쓰러졌다. 오른쪽 안구가 터져 급히 수술을 했지만 결국 시력을 잃었다. 지난 13일 당일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2m 거리에서 조준 사격하는 등 폭력 진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 교수는 “공항의 시위 과정에서 시민이 실명한 이 사건 하나만으로 시위대가 격분한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수십 명이 다쳤다. 눈과 머리 등을 겨냥해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면서 다치거나 정신을 잃은 사람들이 속출했다. 지난 5일 하루에만 최루탄 800발, 고무탄 130발을 쏘면서 진압 양상이 거칠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 내 전문가들도 근거리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침묵했던 의사들과 간호사들도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들의 정상적인 의료 행위도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위대 때문에 공항은 마비됐지만 일부 외국인들은 지지를 보내주기도 했으며 시위대는 공항이 마비된 점에 대해서 사과했다.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유튜브 tbs TV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캡처

‘이런 식의 폭력 진압이 계속된다면 시위대가 무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95%의 여론조사가 최근 홍콩 중문대학교(CUHK)에서 나왔다. 최루탄과 고무탄을 근거리에서 쏴대는 폭력 진압의 양상이 계속되다 보니 평화적으로 행동했던 시민들을 향해 비판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장 교수는 이 사태가 결국 중국의 개입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장 교수는 “경찰이 시위대로 위장하고 폭력을 행사했고 최근에는 중국 공안도 시위대로 위장했다가 붙잡혔다는 의혹이 있다. 시민들에게 정치적인 혐오와 냉소를 안게 해주면서 그들을 좌절하게 하고, 이 사태를 극단까지 치닫게 한 뒤 중국에서 진압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예측했다. 홍콩 시민들 입장에서는 계속 다치고 후유증이 남게 되면 결국 정치를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결국 중국이 진압할 수밖에 없는 명분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치가 아름다울 수 없다는 인식을 계속해서 홍콩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폭력이 난무하면서 진압의 빌미를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에서 결정만 내리면 10여 분 이내로 홍콩 시민들을 진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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