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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벨’,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란쳇-키쿠치 린코 출연…’13년 전 이들의 모습은?’

  • 김효진 기자
  • 승인 2019.07.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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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영화 ‘바벨’에 대중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키쿠치 린코 등이 출연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바벨’은 2006년 제작돼 2007년 2월 국내 개봉했다.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모로코로 여행 온 미국인 부부 리처드(브래드 피트)와 수잔(케이트 블란챗).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리처드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 국경을 넘는 유모 아멜리아. 

사격 솜씨를 뽐내려 조준한 외국인 투어버스에 총알이 명중하면서 비밀을 가지게 된 모로코의 유세프와 아흐메드 형제. 

엄마의 자살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청각장애 여고생 치에코에게 어느 날 한 형사가 찾아온다.

영화 ‘바벨’ 스틸
영화 ‘바벨’ 스틸

브래드 피트에게 ‘바벨’은 도전과 용기의 선택이었다. ‘디파티드’의 출연 제안을 고사하고 안락한 스튜디오도 아닌 전기조차 연결되지 않는 모로코 외딴 사막에서 촬영된 ‘바벨’을 통해 그는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연기를 선사한다. 

총에 맞은 아내를 구하기 위해 고립된 사막에서 사투를 벌이는 리처드 역할을 맡은 그는 40도를 넘나드는 모로코 현장에서 전형적인 미국인을 연기해 달라는 감독의 주문에 수 시간의 특수 분장도 마다 않고 그의 외모를 지워냈다. 

911 테러 후 미국인의 일상을 잠식한 테러와 소외를 표현하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평범한 남편을 연기해야 했던 브래드 피트는 잿빛 머리와 거친 수염, 특수분장으로 만든 주름 등 캐릭터에 동화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배우로서 새로운 도약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의 노력과 의지의 결과물인 ‘바벨’로 브래드 피트는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동료배우들과 함께 최고 연기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더 이상 외모에 구속되지 않는 한층 자유롭고 원숙한 연기를 선보이는 진짜 배우로 재탄생했다.

‘바벨’에서는 모로코 사막에서 벌어진 피습사건으로 인해 서로 일면식도 없던 세계 4개국의 사람들이 하나로 얽히게 된다. 이 야심찬 영화를 준비하던 감독의 욕심은 4개국 로케이션으로 그치지 않았다. 

외부인의 시각에서 정형화된 4개국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은 이 영화의 본질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 이냐리투 감독은 단순한 거리상의 낯선 도시들을 비추는 것이 아닌 4개국 각자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는 여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바벨’의 스탭진은 수많은 기성 배우와 아마추어 배우, 대스타와 로케이션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 차례의 오디션을 시작했다.

지역주민, 신인배우, 최고의 스타가 각기 등장하는 ‘바벨’을 촬영하며 이냐리투 감독은 “배우들을 지도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특히 배우들과 다른 언어를 사용할 때 더욱 어려움이 크다. 그리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배우가 전문 연기자가 아니라면 그를 지도하는 것은 감독에게 있어 가장 난감한 일이다. 나는 ‘바벨’을 통해 이 세 가지 여건들을 모두 겪었다” 는 말로 그간의 고충의 표현했다. 

통역과 바디랭귀지를 통해 의사소통을 해야 했던 감독은 기성 배우에게 없는 생동감과 현실감에 반해 그 모든 고생을 감수하며 일부 배우의 현지 캐스팅을 끝까지 고수했다.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6개의 언어가 등장하는 ‘바벨’의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바벨탑을 쌓던 시대, 혼돈에 빠진 인간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스페인어를 영어로 통역해 다시 배우들에게 아랍어로 전해야 했던 모로코 촬영현장이나, 영어를 일어로 통역해 이를 다시 수화로 배우들에게 전달해야 했던 일본의 경우 그들이 영화의 감성과 캐릭터의 내면을 공유하지 못했다면 오해와 불신으로 촬영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촬영 현장에서의 이러한 일들을 통해 언어이상의 보편적인 감정이 인간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는 감독의 의도는 더욱 공고해져 이냐리투 감독은 “내가 도전했던 그 어떤 일보다 터무니없는 일이었지만 또한 가장 만족한 일이었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처음에 카메라를 보지 않도록 교육하는 데만도 엄청난 인내가 필요했지만, 영화가 완성된 후 ‘바벨’에 등장하는 다국적 배우들을 바라보는 평단의 시선은 놀라움과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샌디아고 필름 비평가 연합이 작품상에 필적하는 최고의 연기에 주어지는 베스트 앙상블 부문에 ‘바벨’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고담 어워드 베스트 앙상블상 수상, 팜 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베스트 앙상블상 수상, 배우 연합이 뽑는 SAG 최고 앙상블상에 노미네이트 되며 각 나라의 문화를 겉핥기 식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이냐리투 감독의 진심 어린 정공 연출법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한 것이다.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챗 두 스타배우의 캐스팅에 안주하지 않고 4개국 기성, 신인 배우들을 직접 오디션하며 쉬운 길을 택하지 않은 제작진의 영화에 대한 집념은 관객들에게 픽션 드라마임을 믿기 힘든 사실적인 연기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영화 ‘바벨’은 누적 관객수 21만 7083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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