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홍콩 시위' 일요일 '송환법 반대' 200만명 참여…경찰 강경진압 '후폭풍' 경찰관 가족들까지 '왕따 피해' 속출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9.06.17 11:11
  • 댓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영권 기자] 홍콩 경찰이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逃犯條例·개정안)' 반대 시위대를 '폭동(riot)'으로 규정하고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이용해 강경 진압했다가 후폭풍에 직면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홍콩 경찰관들의 이익단체인 '홍콩 경찰대원 좌급협회(JPOA)'가 지난 14일 회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JCPOA는 서한에서 부상의 위험에도 폭동을 막기 위한 경찰의 합법적인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면서 지난 12일 폭동 이후 경찰은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적었다. 

경찰관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폭도(rioter)들의 괴롭힘과 왕따, 보복 시도에 직면해 있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개인 정보를 신중하게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JCPOA는 경찰과 경찰 가족들의 전화, 주소, 신분증 번호, 사진 등이 온라인에서 악용되고 있다면서 경찰에 조치를 촉구했다고도 했다. 

JCPOA 회장은 "많은 시민들이 시위대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믿고 있다"며 "(우리는) 17만명에 달하는 홍콩 공무원의 한명으로, 정부에 충성할 뿐, 정치적으로는 중립"이라고 힐난했다. 

한 홍콩 경찰 노조원은 "경찰이 (강경 진압에 대한) 공개 비난에 직면했다"며 "다른 부서에서 배제를 당하고, 식당에서 냉대를 받고, 온라인에서 왕따와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2일 개정안 심사를 저지하기 위해 일어난 시위를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이용해 강경 진압했다.

이날 시위로 경찰관 22명을 포함해 적어도 80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150회 이상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는 2014년 우산시위때 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홍콩시위 / 뉴시스
홍콩시위 / 뉴시스

한편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일요일을 맞아 2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참여해 이번 사태 이후 가장 최대 규모의 거리 시위를 벌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거리로 뛰쳐나와 범죄인 인도법 완전 철회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8시간동안 시내 곳곳에서 '검은 대행진'을 벌였다. 

이날 거리 행진을 주관한 시민인권전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시위가 오후 11시께 마무리됐으며, 참가 인원은 20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경찰측은 이날 시위대 규모를 33만8000명으로 추산했으나, 예정된 도로 이외에서 거리 행진을 벌이던 시위대 숫자는 빠져있음을 인정했다. 

이날 경찰은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건물 안에 상주하며 주요 시설물 방어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시위는 전날 캐리 람 장관이 범죄인 인도법 처리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위로 확대됐다.   

이날 거리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23)은 "오늘 거리에서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을 만날 수 있었다. 홍콩 시민으로서 어떻게 동참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법안을 철회하지 않고 단순히 연기하고 람 장관이 사과에 그친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캐리 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면서도 결국 중국 정부가 또 다른 대리인을 내세울 것을 우려했다.  

음악 교사인 차오(35)는 "캐리 람 장관의 사과는 너무 늦었다. 그녀의 사과는 홍콩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과가 아니었다" "캐리 람 장관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오는 또 "그러나 불행하게도 캐리 람 장관이 퇴진하더라고 중국 정부는 또 다른 하수인을 홍콩에 보낼 것"이라며 "그런 점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홍콩 시내 정부 청사 외곽까지 진출한 시위대는 청사와 시티타워를 잇는 인도교에 '범죄인 인도법 철회' '캐리 람 장관 퇴진' 등을 주장하는 구호가 적힌 수천개의 종이 쪽지를 벽면과 바닥에 부착하기도 했다.   

8시간 반 동안 홍콩 시내 곳곳에서 행진과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던 시위대는 이날 저녁 11시께부터 자진해산하며 귀가하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들은 물을 나눠주고, 거리 청소까지 마무리해 쓰레기 봉지를 한 곳에 모아두는 등 평화시위를 위해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위 행렬에 동참한 홍콩 민주당 의원들은 "시위대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안전과 질서를 외쳤고, 카톨릭 홍콩 교구 요셉 하츠싱 주교는 시위대들이 평화적으로 거리 시위를 이끈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홍콩 정부에 대한 모든 비판을 엄중히 받아들이며 이번 사태에서 정부의 부족함을 인정한다"며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의 다양한 우려를 반영해 범죄인 인도법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번 대규모 시위는 범죄인 인도법 추진으로 촉발됐으나 이면에는 중국 정부가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밀어붙여온 '중국화'에 대한 홍콩인들의 거부감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지만 중국과 영국의 합의에 따라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속에 정치, 입법, 사법체제의 독립성을 보장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홍콩인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이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정부가 추진해온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홍콩 행정부와 사법부가 법적 감독없이 범죄인을 중국 본토에 인도할 수 있게 된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