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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홍콩 시민들이 송환법 반대하는 이유는? 시위 속에 흘러나온 ‘임을 위한 행진곡’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6.1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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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검은 대행진을 진행한 끝에 캐리 람 행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시행 연기와 사과를 얻어냈다.

지난 9일 100만 명 이상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17일에는 무려 200만 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법안 폐기와 현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12일은 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던 입법회 건물 주변을 봉쇄해 법안 처리가 무산됐고 람 장관은 15일 오후 긴급 기자 회견을 열고 개정안 처리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은 그저 시간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며 완전 폐기를 주장했고 시위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이토록 시민들이 송환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홍콩 정부가 처리하려는 ‘범죄인 인도 조례’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소환하는데 이 법을 악용한다고 보는 것이다.

사실상 홍콩 시민들이 중국 공산당에 저항하는 것으로 시위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

아기 엄마부터 중·고등학생, 청년층,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 나선 한 시민은 7개월 된 우리 아기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두려움 속에 살 필요가 없는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 살배기 딸을 안은 채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시위 참석을 후회하지 않는 시민도 있었다.

2살 아이를 데리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은 람 장관의 “어머니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방치할 수 없다”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를 버릇없는 아이에 비유한 것을 두고 분노한 시민은 젊은이들이 이미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가톨릭교도와 기독교인들도 집회 장소에서 예배를 마치고 행진에 참여했다.

이들은 목소리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가장 어두운 시간에 희망을 주기 위해 찬송가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는 타이완 시민뿐만 아니라 캐리 람 장관의 중학교 동기들도 참여했다.

람 장관의 모교인 홍콩의 세인트 프란시스 캐노시안 칼리지 동문 40여명은 람 장관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우리가 홍콩 시위에 크게 감동한 계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홍콩덕후 JP's Edit가 지난 14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그 감동적인 장면을 볼 수 있다.

한 참가자가 무대에 올라 광주의 노래를 구글에서 검색하길 바란다며 한국 영화 <변호인>, <택시 드라이버(택시 운전사)>, <1987>을 봤다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고 말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말한 그는 2017년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부른 노래라고 덧붙였다.

시위대를 향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소개한 그는 중국어로 번역해 <우산 행진곡>이라고 이름을 붙여 부른다. 다시 한국어로 부르자 시민들이 흥얼거리고 핸드폰으로 촬영하며 호응을 보낸다.

유튜브 ‘홍콩덕후 JP's Edit’ 캡처
유튜브 ‘홍콩덕후 JP's Edit’ 캡처

17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한 김어준 공장장은 “우리도 지금의 시민적 권리를 당연히 여기기까지 많은 분들이 다치고 죽으면서 대가를 치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민주주의가 공짜인 적은 없다. 홍콩 시민들의 건투를 빈다”고 마무리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각국 언어로 불린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큰 규모의 집회에서 불린 영상이 퍼진 일은 처음으로 알려진다.

한편, 미국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중국은 시위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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