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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만년 전 터키 선사유적 퇴적층서 오줌의 소금 흔적 발견…인류 가축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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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약 1만년 전 사람과 가축의 오줌 속에 섞여 있던 소금의 흔적을 통해 인류의 가축화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증거가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람이나 동물의 분변 화석을 고고학 연구 대상으로 삼는 적은 자주 있지만 오줌을 통해 결과물을 끌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라몽-도허티 지구관측소의 박사과정 연구원 조던 아벨이 이끄는 연구팀은 터키 중부의 선사시대 거주지인 '아쉬클리 회위크(Aşikli Höyük)'의 퇴적물에 남아있는 오줌의 소금 성분을 측정해 가축화 시기와 규모 등을 밝혀낸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었다.

터키 아쉬클리 회위크 유적 발굴현장 [귀네쉬 두루 제공]
터키 아쉬클리 회위크 유적 발굴현장 [귀네쉬 두루 제공]

연구팀은 유적지 내 쓰레기 더미와 벽돌, 화로 등 다양한 곳에서 113개의 샘플을 채취해 소금의 소듐(나트륨)과 염소 등의 수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쉬클리 회위크에 선사시대 거주지가 들어서기 전에 형성된 지층에서는 소금 함유량이 매우 낮게 나타나다 거주지 형성 초기인 1만400~1만년 전 퇴적층에서는 여전히 낮지만 약간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1만~9천700년 전 퇴적층에서는 이전보다 약 1천배 가까이 급등해 사람과 가축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후에는 약간 감소세를 보였다. 

연구팀은 소금의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고려한 뒤 소금의 양을 토대로 사람과 동물의 밀도를 계산한 결과, 1만년 전에 10㎡당 영(零)에서 한 명이나 한 마리꼴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반(半)집약적 양 방목장의 5㎡당 한 마리에 달한다.

연구팀은 특히 사람과 동물의 오줌을 구분할 수는 없지만 1천년에 걸쳐 평균 1천790개체의 사람과 동물이 매일 소변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아쉬클리 회위크의 사람 주거시설 규모로 봤을 때 상당수의 가축이 있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분석된 내용이 아쉬클리 회위크에서 발굴된 다른 증거물을 통해 세워졌던 가설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주지 형성 초기에는 양이나 염소를 사냥해 먹다가 울타리를 만들어 가둬놓으면서 가축화가 진행되고 점차 규모가 커졌다는 것으로 이는 분변 화석이나 뼛조각으로는 확인할 수 없던 것들이다.

복원된 선사시대 가옥 [귀네쉬 두루 제공]
복원된 선사시대 가옥 [귀네쉬 두루 제공]

연구팀은 또 가축화 시기가 약 1만년 전으로 학자들이 예상하던 것에 근접하기는 했지만 "더 빠르게 진행됐음을 나타내는 새로운 증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류가 수렵·채집 사회에서 벗어나 농경·목축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은 인류 발전사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식량의 집약적 생산이 가능해져 도시가 생기고 기술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인데, 양이나 염소 등 들짐승의 가축화도 같은 맥락에서 연구돼 왔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전환이 언제,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자세히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터키의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오줌 퇴적층이 씻겨 나가지 않고 그대로 보존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면서 건조한 기후에 있는 다른 유적지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아벨 연구팀은 앞으로 사람과 동물의 오줌 내 소금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분석 방법을 정밀하게 다듬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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