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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영화 ‘레드 라이딩 후드’ 빨간모자의 재해석…늑대는 누굴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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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채희지 기자) 21세기 빨간 모자는 어떤 결말이 그려질까

(이 리뷰는 영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레드 라이딩 후드는 동화[빨간모자를 모티브로 ‘늑대를 유혹한 빨간모자’라는 21세기식 재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현대적 재해석을 선보일 영화는 원작의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늑대와 할머니, 마을 사람들의 역할을 변형시켜 700년간 숨겨온 치명적인 전설과 위험한 사랑, 늑대인간의 정체를 둘러싼 미스터리 등 순수와 도발을 넘나드는 판타지 로맨스의 절정을 선보인다.

영화는 기존 이야기를 변형해서 늑대 대신 늑대인간을 등장시켰고 보름달이 뜨기 전에는 본성을 숨기고 인간의 모습을 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낮에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평소에 신뢰를 얻는 마을 사람 누군가가 늑대로 변신하는 것은 보름달이 뜰 때 뿐이다.

사건이 일어날 때 뜨는 달은 보통 보름달이 아니라 13년에 한 번씩 화성과 달이 일직선을 이룰 때 뜨는 붉은 달이다. 붉은 달이 밤하늘에 걸리면 늑대에게 물린 희생자는 죽지 않고 인간에서 늑대인간으로 변한다. 앞으로 사흘간 마을 사람들은 늑대인간이 되어 영혼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러한 설정을 토대로 살인 미스터리에서 모든 등장인물은 용의자가 되며 그 결과로 마을 전체는 공포와 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관객 역시 여러 계기를 통해서 각 인물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고 누구든지 늑대로 의심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 안에서 한편으로 소녀가 꿈꾸는 로맨스가 펼쳐진다. 주인공 발레리는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피터와 부모님이 남편으로 선택한 헨리, 두 명의 청년 사이에서 갈등한다. 늑대인간의 정체는 그녀의 사랑뿐 아니라 목숨에 대한 선택까지도 좌우하게 된다. 더군다나 늑대와 만난 발레리는 자신과 늑대 사이에 있는 긴밀한 연결고리를 발견하고는 충격을 받는다.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 빨간 모자는 전형적인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터프하고 섹시하며 연약한 모습까지 갖춘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매력과 동화에서 나온 것 같은 외모와 어우러져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마치 천사와 같은 아름다운 눈동자는 겁에 질린 듯하면서도 호기심을 가득 담아 늑대인간의 정체를 쫓는 스토리를 설명한다. 늑대가 그녀와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나자 발레리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고 자신에게 구애하는 두 남자 역시 늑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남자는 늑대’라는 통념을 영화적으로 대입한 여성 판타지의 은유적인 미학으로 읽힌다. 특히 두 청년의 대립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사랑의 딜레마인, ‘안정적인데다가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를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조금 위험하지만 섹시하고 재미있는 남자를 선택할 것이냐’의 상상을 어김 없이 충족시킨다.

때문에 배역을 정할 때 이런 갈등을 던져 줄 두 인물을 찾는 데 주안점을 뒀고 서로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배우로 실로 페르난데즈와 맥스 아이언스를 선택했다. 실로 페르난데즈는 감독의 전작 트와일라잇에서 로버트 패틴슨과 최종 후보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바 있으며 맥스 아이언스는 세계적인 배우인 제레미 아이언스의 아들이다.

발레리의 부모인 수제트와 세제르는 피터와 헨리 중 누가 발레리를 오랫동안 행복하게 해 줄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서로 다르다. 버지니아 매드슨이 연기한 빨간모자의 엄마 수제트는 헨리가 부자인데다가 다정하기 때문에 발레리를 행복하게 해 줄 유일한 남자라고 생각한다.

젊을 때의 열정 때문에 딸이 항상 술에 취한 나무꾼과 결혼한 자기의 노선을 밟는 걸 원치 않는다. 빌리 버크가 맡은 세제르는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의 딸은 언제나 아빠를 사랑하고 잘못도 용서해 준다. 피터에게 끌린 것도 자기 아빠와 닮았다는 이유이며 세제르는 자기도 나무꾼이기 때문에 피터가 딸의 짝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발레리는 부모보다 할머니와 더욱 강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줄리 크리스티가 맡은 <레드 라이딩 후드>의 할머니는 동화 속의 할머니와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다. 늙고 병약한 할머니 대신 영화 속의 할머니는 보헤미안 스타일을 하고 있고 마을 외곽의 숲에서 살고 있으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늑대인간이 언니를 살해한 후 마을의 신부인 어거스트 신부는 유명한 늑대인간 사냥꾼인 솔로몬 신부를 부른다. 게리 올드만이 의욕 넘치는 솔로몬 신부 역을 연기했다. 솔로몬 신부는 늑대인간에게 광적으로 매달리고 자신이 하느님의 검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어두운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캐릭터로 마을을 두려움 속에 몰아넣는다.

레드 라이딩 후드에서 늑대라는 이 핵심 캐릭터는 배우의 연기가 아니라 CG를 통해 탄생했다. 보통 늑대인간을 다루는 영화는 늑대로 변신하는 과정에 중점을 두지만 스토리의 포인트가 인간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과정이 아니라 늑대이자 인간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영화는 그런 부분을 배제했다.

대신 강하고 악할 뿐만 아니라 영리한 늑대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날렵하고 사나운 늑대인간을 만들기 위해 단순히 실감나는 생물체가 아닌 실감나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늑대의 얼굴에 표정을 만들었고 특히 갈색 눈썹은 빨간모자가 늑대의 정체를 찾는 데 힌트를 준다.

네이버영화 제공
네이버영화 제공

늑대인간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서 늑대에 각 캐릭터의 특징을 교묘하게 섞어 놓았다. 각 배우의 연기를 조금씩 반영했기 때문에 관객들은 늑대를 보면서 누군가의 버릇을 발견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늑대의 신체적 특징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치밀한 조사를 거쳐 늑대와 하이에나, 치타, 검은 표범, 사자, 각종 개와 동물의 움직임을 연구했다. 개와 동물의 강렬함에 고양잇과의 날렵한 특징을 더해서 늑대인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실내 장면과 실외 장면을 위한 세트와 전체 마을 세트는 밴쿠버에 있는 스튜디오에 제작됐다. 세트의 경계는 특수효과와 거울을 사용해서 확장시켰다.

대부분 스튜디오 내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조명을 이용해서 햇빛이 비추는 낮과 달빛이 비추는 밤을 연출하고 야외 조명뿐만 아니라 불을 피우거나 눈이 쌓인 여러 환경에 따라 다른 조명을 만들었다. 빨간모자와 피터가 산 정상으로 향하는 장면만은 특수효과가 아닌 실제 근처의 산 정상에서 촬영되어 빨간색 망토와 하얀 설원과의 대조를 강조했다.

스토리의 배경이 현대가 아닌 건 확실하지만 특정한 시대나 장소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 영화만의 독특한 동화적인 배경을 만들었다. 많은 건물들이 기둥 위에 높이 지어졌고 늑대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사다리를 올리고 빗장을 걸어 잠그는 구조적인 특징을 선보이는 데 이는 위협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폐쇄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동화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모든 집의 가구는 기존의 것이 아니라 모두 세트에 맞도록 완전히 새롭게 만든 것이다. 

마을의 또 다른 특징은 건물과 마을 주변 나무를 감싸고 있는 가시덤불이다. 토끼가 늑대로부터 숨을 수 있는 가시덤불 같은 마을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서 어디로 고개를 돌리든 가시가 보이도록 만들고 그 가시덤불 중심에 바로 할머니의 집이 위치한다. 할머니의 집은 거대한 나무에 둘러싸인 집으로 디자인되었고 나무숲이 끝나는 곳과 집이 시작되는 곳이 확실히 구분될 뿐만 아니라 할머니의 독특한 느낌과 어울어지는 등 시각적으로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영화 속의 배경은 저주 받은 마을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서 전체적으로 숲, 바위, 금속 등으로 다운된 톤으로 일관된다. 이러한 배경에 색을 더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착용하는 의상에 여러 직물을 이용했다. 그 중에 빨간색은 제목의 기원이자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주인공 소녀의 망토에 유일하게 사용되었다. 이 빨간 망토는 두 개가 만들어졌는 데 각기 다른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하나는 길이가 6m쯤 되는 망토로 순 벨벳으로 만들어졌고 판타지 장면에서 등장하며 다른 하나는 주로 사용된 망토로 영화 속에서 계속 두르고 등장한다.

의상은 각 캐릭터에 따라 다른데 그 중 삼각관계를 이루는 두 남자의 의상은 특히 대조를 이룬다. 피터의 의상은 가난한 나무꾼이라 가죽과 다른 직물을 꿰매서 필수품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헨리의 의상은 부유함을 드러낸다.

가장 화려한 의상은 솔로몬 신부의 옷이다. 어두운 보랏빛 벨벳 의상은 솔로몬 신부의 영향력과 부의 상징이다. 몇 세기 전 까지는 가장 비싼 염료가 보랏빛 직물을 만드는 데 사용됐으며 왕족을 상징하는 색상이었고 영화에서는 솔로몬 신부가 강력한 인물이라는 걸 드러내고 있다.

‘레드 라이딩 후드’ 2011년에 개봉해 누적관객수 362,572 명 (2019.03.31,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기자·평론가 평점 4.75, 네티즌 평점 7.01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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