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배우 윤지오 씨가 故 장자연 사건에 대해 자의에 의한 ‘성상납’이 아니라 ‘성폭행’이라고 강조했다.
19일 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 씨는 KBS ‘오늘밤 김제동’에서 가해자가 누구이고 그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이 사건을 다시 정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늘밤 김제동’에서는 배우 윤지오 씨가 출연해 장자연 사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제동은 윤지오와의 인터뷰에 앞서 “고 장자연 씨 사건, 이렇게 부르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장자연 씨. 그러니까 피해자 중심의 사건명이 아니라 사실은 이 사건을 일으킨 가해자 중심의 사건명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들어오면서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재개된 장자연 사건 진상조사를 통해 부실수사와 외압 의혹이 점점 크게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을 다루는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최근 활동기간을 2개월 연장됐다.
윤지오 씨는 이 사건의 성격을 두고 “지금까지 성상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쌍방의 동의가 있어야 자의에 의한 것”이라며, “언니(故 장자연 씨)는 그것을 강요받았고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었다”고 분명히 했다. 피해자가 성상납을 한 것이 아니고, 가해자가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 윤 씨는 “언론에서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데, 언니의 명예를 위해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건에 언니가 자필로 쓴 딱 두 줄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데, 그 두 줄에 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실수사 의혹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윤 씨는 방송에서 문건 속 ‘두 줄’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故 장자연 씨에게 가장 큰 정신적인 고통을 준 부분이 기술되어 있다고 말했다.
윤지오 씨는 지난 10년간 가해자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망자가 된 피해자의 이름으로 ‘장자연 사건’이라 하는 게 아니라, 가해자의 이름을 지목하고 그렇게 변경되어야 맞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가해자를 단 한 명도 골라내지 못했고, 그것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MC김제동은 “(윤 씨가 가해자를 지칭할 때) ‘그 분들’이라고 얘기 안 해도 된다”며 “아직도 그 사람들에 대해 극존칭을 써야 할 만큼 두려움이 남아있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윤지오 씨가 고개를 숙일 일도 눈을 깔아야 할 일도 없다. 이제 그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눈을 깔아야 할 일만 남았다”고 용기 있는 증언에 나선 윤지오 씨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오늘밤 김제동’은 KBS1TV 월화수목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하 장자연 사건 정리
▶ 2009년
: 3월7일 장자연씨 경기도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 3월10일 장자연 문건 언론에 공개.
: 3월12일 장자연씨 유족과 전 매니저 유모씨 서울의 한 사찰서 ‘장자연 문건’ 소각.
: 3월13일 언론이 불에 탄 흔적이 있는 ‘장자연 문건’ 찾아 보도하며 자살 원인에 대한 의혹 제기.
: 3월14일 경찰 장자연 자살사건 전면 재수사 착수.
: 3월17일 장씨 유족, 유장호씨와 문건을 보도한 기자 등 3명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문건에 나온 인물 등 4명은 성매매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
: 3월20일 수사전담팀 27명에서 41명으로 증원.
: 3월21일 장씨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 사무실 압수수색.
: 4월2일 경찰 전 소속사 대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해 범죄인 인도요청 절차 착수.
: 6월24일 김씨 일본 도쿄서 일본 경찰에 의해 불법 체류 혐의로 검거.
: 7월6일 전 소속사 대표 김씨 구속.
: 7월 10일 경찰, 최종 수사결과 발표. 구속 1명, 사전구속영장 신청 1명, 불구속 5명 등 7명 사법처리. 13명은 불기소 또는 내사종결.
▶ 2010년
: 11월12일 장씨 전 소속사 대표 김씨와 유씨에 대해 징역형 선고.
▶ 2011년
: 3월6일 SBS, 장씨가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는 내용의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고 보도.
: 3월7일 경찰, SBS 입수 ‘장자연 자필편지’ 제보자 전모씨 재조사.
: 3월8일 조현오 경찰청장, 장씨 문건 진위 확인 지시.
: 3월9일 경찰, 전씨 수감 광주교도소 감방 압수수색. 장자연 원본 추정 편지 23장 국과수에 필적감정 의뢰.
: 3월10일 경찰, ‘전씨 압수 편지봉투서 조작흔적 발견’ 발표.
: 3월16일 국과수, ‘장자연 편지 친필 아니다’ 감정결과 발표.
▶ 2013년
: 2월8일 조선일보, 서울고법에서 KBS·MBC 등에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패소.
: 10월11일 대법원, 소석사 대표 김씨 폭행 혐의·전 매니저 유씨 모욕 혐의만 유죄 선고.
▶ 2018년
: 4월2일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 대검 진상조사단에 장자연 사건 사전조사 권고.
: 7월2일 과거사위원회, 장자연 사건 본조사 결정
▶ 2019년
: 3월12일 장자연씨 동료 배우 윤지오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 3월31일(예정) 과거사위원회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