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작가 스콧 뉴스타드터는 ‘500일의 썸머’의 각본을 쓰면서 2002년 사귀었던 제니 벡맨이라는 여성을 떠올렸고 영화 도입부에 ‘Bitch’라는 문구를 과감히 집어넣었다.
마크 웹은 동료인 스콧을 두둔하기 위해서였는지 제니 벡맨이 가명이라며 논란을 진화하는 듯했으나 영화가 최고의 로맨스물로 회자되는 날이 오자 결국 실존 인물임을 털어놓았다.
스콧이 말한 제니 벡맨은 바로 영화의 주인공인 썸머였다.
스콧이 이렇게 과감한 문구를 집어넣는 것도 이를 허용한 마크 웹도 그렇게 자신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왜 그녀가 ‘Bitch’인지 알기 위해서는 상황판처럼 돌아가는 ‘500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같은 회사에 비서로 들어온 썸머를 보고 한눈에 반한 톰은 우리가 순수했다고 믿었던, 더 잔인하게 말해서 ‘사랑’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었던 순수한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톰은 그저 배운 대로, 마치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사랑’을 믿었고 본능대로 움직였으나 썸머는 그렇지 않았다.
썸머는 부모의 이혼과 여러 번의 연애 경험을 통해 이미 ‘사랑’이라는 건 없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이 없다고 믿고 싶으면서도 이성에 끌리는 본능 탓에 별다른 고민 없이 감정의 선을 건드리게 된다.
영화는 그때부터 두 사람의 감정 기복을 상황판처럼 돌아가는 500일로 비유하고 있다.
톰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불행이자 비극처럼 비치지만 썸머 역시 스스로 ‘사랑’에 속고 또 속는 ‘Bitch’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된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단어에 더는 상처받지 않으려 한다.
톰이 그 이치를 깨닫는 순간 이제 게임처럼 돌아가는 상황판은 존재하지 않고 희망이 시작되는 1일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