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성추행 의혹’ 오태석 교수,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의 폭로…“사타구니 짓이기듯 올려놔” (전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김효진 기자) 원로 연출가 겸 극작가 오태석 교수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20일 오전 스포츠서울은 지난 15일 여배우 출신 A씨가 SNS에 올린 글을 인용하며 글 속 가해자가 오태석 교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후 18일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의 B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로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게재된 OOO 교수가 오태석 교수라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오태석 교수 / 뉴시스 제공
오태석 교수 / 뉴시스 제공

게재된 글에서 B씨는 “가장 큰 업무는 ‘OOO 교수님을 잘 모시는 일’이라는 인사를 들었다”며 “OOO는 이름만 들으면 누군지 아는 연극계 대가로 그가 이끄는 학기말 작품 발표는 단연 학생들에게 넘어야 하고 넘고 싶은 큰 산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님은 서울, 안산을 오가며 밤샘 지도를 해주셔서 식사, 커피 등으로 교수님을 보필했다”며 “소문들이 있었으나 나는 비껴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착각이었다. 연습이 많아질수록 밥자리, 술자리가 잦아졌다. 약속이나 한 듯 내가 옆에 앉아야 했다”고 밝혔다.

B씨는 OOO 교수를 지칭하며 “처음엔 손을 만졌다. 이내 허벅지를 만졌다. 팔뚝 안 연한 살을 만지다 꼬집기도 했다. 멀리 다른 테이블에서 동기들이 까르르 웃으며 노는 걸 지켜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지쳤다”며 “‘그만하세요’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B씨 페이스북 폭로글 / B씨 페이스북
B씨 페이스북 폭로글 / B씨 페이스북

사건의 발생은 지금부터다. B씨는 “학교에서 남산까지 가던 차 안에서 춥다고 덮으신 무릎 담요를 같이 덮자고 하시면서 허벅지에 손을 올리셨다”며 “점점 중요 부위로 손이 다가왔다. 무릎에 힘을 주어 오므리고 담요 위로 주먹을 쥐어 사타구니를 짓이기듯 올려놨다. 흐물흐물 손이 빠져나갔다 들어왔다. 여기저기 활로를 찾고 있는 손엔 눈이 달린듯했다. 무릎이 저려왔고 땀이 뻘뻘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남산에 도착하는 약 70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차에서 내린 교수님은 참 당당하게도 극장을 들어가셨다. 얼굴이 벌건 나를 동기들은 왜 이리 얼굴이 빨갛냐 감기냐 땀 닦으라 했다. 나름대로 잘 방어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중요 부위를 범하지 않았으니”라며 “내가 이 글을 쓰길 망설이고 겁이 나는 건 그 이후 내가 했던 일 때문이다. 그리고 되려 내가 이 글을 쓰는 진짜 이유다”라고 새로운 사건을 예고했다.

B씨는 “그 다음 해에 후배들 오티에 따라갔다. 다리가 부러져 목발을 짚고 있는 상태였는데도 쫓아갔다. 교수님 방에 졸업생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어느 정도 흘렀을까 눈치 빠른 선배들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교수님은 목이 아프시다며 안마를 시키셨다”며 “교수님의 어깨와 목을 주무르며 나는 식은땀이 났고 동기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랬다. 결국 나는 목발을 향해 기어가 목발을 들고 저도 나가보겠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너무나 불편했다. 왜 교수님이랑 한방에 있는 게 이다지도 불안하고 심장 터질 일이란 말인가”라며 불안감을 회상했다.

글 말미 B씨는 “지금은 일단 상처가 나고 고름이 불어터질지언정 내놔야 한다. 그 후 치유의 시기가 언제 즈음이며 언제 올진 나도 모르겠다”며 “요즘 내가 고등학생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배우들과 공연을 한다. 그 아이들이 5년에서 10년 사이 '판'에 진입할 거다. 달라야 한다. 그래서 동기들, 선배님들 맘 불편하시겠지만 우린 가해자라고 나는 가해자라고 통탄한다. 이번 세대에  지금 기수에 끊어낼 건 아프더라도 온통 헤집어 끊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한 매체에 따르면 오태석 교수는 지난 주말 극단을 통해 “20일 오후 2시 기자들과 만나 내 입을 통해 직접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극단 목화 측은 “아직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오늘 대표님을 만날 수 없다. 정리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예술대학교 대나무숲(익명게시판)에는 극작과로 입학하게 될 신입생이 전공필수과목에도 그의 이름이 있는 걸 보아 심란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익명의 학생은 “예대측에서는 이 논란에 대해 해명을 하건 강의를 못하게 하건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는건가요?”라며 학교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톱스타뉴스는 서울예술대학교 측에 오태석 교수의 논란에 대해 알고 있는지 연락을 취해보았다.

현재 오태석 교수의 논란을 알고 있는지 질문하자 서울예대 측은 타 언론사의 연락을 받아 뉴스 확인 후 사건을 알게 된 상태라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 서울예대 대나무숲에 올라온 신입생의 글까지 확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태석 교수 관련해 사태파악 중이나 공식입장 발표 계획 같은 것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오태석은 1940년생으로 올해 79세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교수와 극단 목화레퍼터리컴퍼니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하 B씨 페이스북 폭로글 전문.

나는 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했다. 

가장 큰 업무는 OOO 교수님을 잘 모시는 일이었다.

OOO. 이름만 들으면 누군지 아는 연극계 대가. 

그가 이끄는 학기 말 작품 발표는 단연 학생들에게 넘어야 하고, 넘고 싶은 큰 산이었다. 

80여 명이나 되는 학생들 작품 중 낭독을 통해 3~4개 작품을 남산아트센터에서 올리니 학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작가 아니면 배우, 스태프 등으로 각 작품에 참여했다.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님은 서울-안산을 오가며 밤샘 지도를 해주셨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도해주시는 분을 송구한 심정으로 쪽잠에서 깨운다거나, 미처 못 드신 식사를 챙겨 드린다거나, 달고 사시던 커피를 사다 드리거나의 식으로 교수님을 보필했다.

그런 건 일이 아니었다. 

소문들이 있었으나 나는 비껴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착각이었다.

연습이 많아질수록 밥자리, 술자리가 잦아졌다.

약속이나 한 듯 내가 옆에 앉아야 했다.

처음엔 손을 만졌다.

이내 허벅지를 만졌다.

팔뚝 안 연한 살을 만지다 꼬집기도 했다.

멀리 다른 테이블에서 동기들이 까르르 웃으며 노는 걸 지켜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지쳤다.

‘그만하세요’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학교에서 남산까지 가던 차 안에서 춥다고 덮으신 무릎 담요를 같이 덮자시면서 허벅지에 손을 올리셨다.

점점 중요 부위로 손이 다가왔다.

무릎에 힘을 주어 오므리고 담요 위로 주먹을 쥐어 사타구니를 짓이기듯 올려놨다.

흐물흐물 손이 빠져나갔다 들어왔다.

여기저기 활로를 찾고 있는 손엔 눈이 달린듯했다.

무릎이 저려왔고 땀이 뻘뻘 났다.

남산에 도착하는 약 70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차에서 내린 교수님은 참 당당하게도 극장을 들어가셨다. 

얼굴이 벌건 나를 동기들은 왜 이리 얼굴이 빨갛냐 감기냐 땀 닦으라 하였다. 

나름대로 잘 방어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중요 부위를 범하지 않았으니.

내가 이 글을 쓰길 망설이고 겁이 나는 건 그 이후 내가 했던 일 때문이다.

그리고 되려 내가 이 글을 쓰는 진짜 이유다.

한 날은 교수님이 내 단짝을 옆에 앉혀보라 했다.

친하게 지내던 언니도 옆으로 부르라 했다.

나는 잠시라도 그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친구들의 이름을 불렀다.

“OO야 교수님이 이리 오래”

내 목소리는 밝고 경쾌했다.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가급적 늦게 들어가고 싶었다.

친구들의 테이블에 더 오래 앉아 있고 싶었다.

그러나 길지 않은 시간 나는 다시 호출되었다.

다른 동기들에 의해서 역시 내 이름 부르며 “교수님이 너 오래”.

밝고 경쾌하게.

그땐 친구에게 미안하다 소리도 못했다.

왜 나만 당해야 해!!

얼마 전에야 미안하다고 여전히 단짝으로 지내는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16년 전에 했어야 할 사과였다.

그 다음 해에 후배들 오티에 따라갔다. 

다리가 부러져 목발을 짚고 있는 상태였는데도 쫓아갔다. 

교수님 방에 졸업생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어느 정도 흘렀을까.

눈치 빠른 선배들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교수님은 목이 아프시다며 안마를 시키셨다. 

남자 동기는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나갔다.

교수님의 어깨와 목을 주무르며 나는 식은땀이 났고, 동기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랬다.

결국 나는 목발을 향해 기어가 목발을 들고 저도 나가보겠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ㅇㅇㅌ 선생의 안마 같은 일은 아니었으나 너무나 불편했다.

왜 교수님이랑 한방에 있는 게 이다지도 불안하고 심장 터질 일이란 말인가.

동기를 찾아 따졌다.

“다리도 온전치 않은 날 두고 어딜 간 거냐”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냥 너무 무서웠어”

“그럼 됐지”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허공에 사라졌다.

그는 내가 겪은 공포를 모른다.

남자가 성희롱하면 얼굴 붉히지 말고 대차게 받아치거나 못 들은 척하라고 배웠다.

같이 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여자 연출은 여자이길 포기해야 한다’

내가 데뷔할때 즈음 들은 이야기다.

성 역할에 대한 교육이 그따위였을 때였다. 

시대, 사회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나 이상의 모든 동기들과 선배들은 방조자이며 2차 가해자이고 난 안 그랬어! 숨으면 안 된다.

어제 누군가 그랬다.

이런 발언들 중 누군가 필요 이상 피해를 보면 어떻게 하냐고.

누군가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피해 양상이 점점 더 구체적이고 증폭되고 있는 시점이니 일단 시시비비보다는 발언이 먼저다.

또 누군가 그랬다. 

이야기가 ‘잘’ 나와야 한다고.

아니 마구 터져 나와야 한다.

아프다 아마 더 아플 것이다. 

지금은 일단 상처가 나고 고름이 불어터질지언정 내놔야 한다.

그 후 치유의 시기가 언제 즈음이며 언제 올진 나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어쩌면 내가 겪은 일이 너무나 하찮은 거 아닌가 자꾸 자문하게 되었다.

동기의 말처럼 별거 아닌 일일 수 있다.

이 상황에 말을 보탤 필요가 있을까도 싶었다.

그래도 그래서 #with_you 16년이 지나서 하는 사과라도 분명 아픈 시간 지내왔을 누군가에게 #me_too 라고 없는 힘이지만 보태야 할 거 같았다.

요즘 내가 고등학생들,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배우들과 공연을 한다. 

그 아이들이 5년에서 10년 사이 ‘판’에 진입할 거다.

달라야 한다.

그래서 동기들, 선배님들 맘 불편하시겠지만 우린 가해자라고 나는 가해자라고 통탄한다. 

이번 세대에, 지금 기수에 끊어낼 건 아프더라도 온통 헤집어 끊어져야 한다.

그리고 울컥하는 심정으로 마지막 해시태그 

#힘내라연극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