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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여검사 강제추행 혐의 부장검사 구속…안태근 전 검사 소환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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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명수 기자)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부장검사가 어제 구속됐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15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 김모 부장검사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수감 했다.

김모 부장검사는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엄철 판사는 이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를 통해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전날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모 부장검사는 과거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검사에게 강제적인 신체접촉을 한 혐의로 지난 12일 검찰 성추행 조사단에 긴급 체포됐다.

문무일 검찰총장 지시로 지난달 31일 조사단이 발족한 이후 구속된 검사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달 노래방에서 후배 여성 검사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조사단은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김 부장검사를 긴급 체포했으며, 그는 이날 영장심사 출석을 포기했다.

현직 부장검사가 긴급체포돼 구속된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 이는 사건을 무마하려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모 부장검사는 또 다른 복수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에게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추가 제보를 받게 됨에 따라 조사단은 김 부장검사의 추가 성추행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조사단은 지난달 31일 출범해 활동개시 15일 만에 첫 구속수사를 추진하면서 성범죄 사건을 전수조사하겠다는 방침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조사단은 최근 검찰 내부통신망(이프로스)에 성(性) 관련 피해 사례 접수를 받는다는 공지 글을 남겼고, 조사단 공식 이메일을 통해 이번 건을 포함해 다수의 제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직 검사 중에 성추행 혐의와 관련한 사법처리 대상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검찰 내 성추행 진상 조사가 범위가 확대되면서 실질적인 성추행 근절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 / JTBC 뉴스룸
서지현 검사 / JTBC 뉴스룸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진 안태근 전 검사와 관련해서는 법무부 검찰국이 법부무 검찰국 사무실을 13일 압수수색했다. 조사단은 서지현 검사의 인사기록 등을 확보했다.

검찰국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핵심 부서로, 산하 기관이기도 한 검찰이 상급기관인 법무부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도 역시 이례적이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10월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고 이에 대한 항의에 대한 불이익으로 인사보복을 받았다며 검찰 내부전산망 이프로스에 폭로했다.

진상조사단은 2014년 이후 서지현 검사 인사발령 관련자료를 입수해 안태근 전 국장이 개입한 정황을 조사중이다.

안태근 전 검사에 대한 소환은 설 연휴 이후로 잡혀있어 조만간 소환될 예정이다. 안태근 전 검사의 성추행 혐의는 고소 기간이 지나 처벌할 수 없으나 인사 불이익이 사실로 드러나면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검찰 내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임은정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는 지난 2003년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에서 근무할 때 A부장검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이프로스를 통해 폭로한 바 있다. 임은정 검사는 "회식 후 따라온 모 부장검사가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입안으로 혀를 들이밀어 술이 확 깼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임은정 검사는 폭로 이후에 조희진 단장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었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고, 법무부장관에게 메일을 보내 진상조사를 촉구했으나 묵살당한 적도 있어 법무부장관 측에서 고의적인 묵살이 아닌 메일 확인과정에서 소흘함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문단 내에서도 성추행을 폭로하는 미투운동이 촉발되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해 문단 내 성추행이 명망있는 원로에 의해 자행됐다는 사실을 암시하기도 했고, 직접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그런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괴물의 당사자로 추정되는 고은 시인은 지난해 3월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문단 내 성폭력 이슈에 대해 "참 슬픈 일이다. 현대 초기의 문인들은 사회적인 일탈성이 있었으나, 이제는 문인들도 사회적, 윤리적인 책임을 강하게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거세졌다.

류근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다. 6~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은 "우선 당사자로 지목된 문인이 내가 시를 쓸 때 처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상습범이다.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피해를 봤다.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고 폭로했다.

최영미 시인은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 1월 30일 서지현 검사의 용기를 칭찬하며 미투에 나섰다.

뉴스룸 인터뷰 이후 최영미 시인은 2월 8일 아래 시를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성추행 문제를 한번 더 언급하기도 했다.

그가 아무리 자유와 평등을 외쳐도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짖밟는다면
그의 자유는 공허한 말잔치.

그가 아무리 인류를 노래해도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비하한다면
그의 휴머니즘은 가짜다.

그의 시도 그럴듯하게 포장된 상품.
휴머니즘을 포장해 팔아먹는 문학은 이제 그만!

성추행 미투운동은 연극계 거장이라 불린 이윤택씨로도 파문이 확산됐다.

연출가 김수희씨는 14일 페이스북에 이윤택씨의 성추행 관련 사실을 폭로했다.

김수희씨의 폭로 이후 이윤택 연출가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연극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하는 김수희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10년도 전의 일이다.
극단일이 워낙 많고 힘들다 보니 버티는 동기가 거의 없었고 내가 중간선배쯤 되었을 때다. 오구 지방공연에 전 부치는 아낙으로 캐스팅이 됐다.
주로 사무실에서 기획 업무를 많이 했지만 공연이 많다보니 나같이 연기에 재능이 없는 사람도 작품에 투입이 됐었다.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같이 짐을 푸는데 여관방 인터폰이 울렸다. 밤이었다.
내가 받았고 전화 건 이는 연출이었다. 자기 방 호수를 말하며 지금 오라고 했다.
왜 부르는지 단박에 알았다. 안마를 하러 오라는 것이다.
그는 연습 중이던 휴식 중이던 꼭 여자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다. 그게 본인의 기를 푸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작업을 이어나갈 수가 없다고 했다.
안 갈 수 없었다. 그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 나는 손을 뺏다. 그리고 그에게 ‘더는 못하겠습니다.’란 말을 꺼냈다. 그의 방에 들어와 처음 했던 말이었던 거 같다. 나는 방을 나왔고 지방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밀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도 한, 두 편의 작업을 더 하고 극단을 나왔다. 정해진 일정이었고 갑자기 빠질 수 없어서였다.
대학로 골목에서, 국립극단 마당에서 그를 마주치게 될 때마다 나는 도망 다녔다.
무섭고 끔찍했다.
그가 연극계선배로 무엇을 대표해서 발언할 때마다, 멋진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의 기사들을 대할 때마다 구역질이 일었지만 피하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늘 그 연출이 국립극단 작업 중 여배우를 성추행했고 국립 작업을 못하는 벌 정도에서 조용히 정리가 되었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여전함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많이 고민하다 글을 쓰기로 했다. 쓰는 내도록 온 몸이 떨려온다. 하루 자고 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제라도 이 이야기를 해서 용기를 낸 분들께 힘을 보태는 것이
이제 대학로 중간선배쯤인 거 같은 내가
작업을 해나갈 많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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