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최영미 시인의 서지현 검사 지지가 재조명 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뉴스 보며 착잡한 심경. 문단에는 이보다 더 심한 성추행 성희롱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지금 할 수 없다. 이미 나는 문단의 왕따인데, 내가 그 사건들을 터뜨리면 완전히 매장당할 것이기 때문에? 아니, 이미 거의 죽은 목숨인데 매장 당하는 게 두렵지는 않다. 다만 귀찮다. 저들과 싸우는 게. 힘없는 시인인 내가 진실을 말해도 사람들이 믿을까? 확신이 서지 않아서다. 내 뒤에 아무런 조직도 지원군도 없는데 어떻게? 쓸데없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조직이 문단”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최근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내 성폭력에 대해 폭로한 바 있다.
이를 지지하면서 문인 내 성폭력도 심각한다고 말한 것.
6일인 오늘 최영미 시인은 바로 그 서지현 검사처럼 ‘뉴스룸’에 나와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해 폭로했다.
지지를 하던 사람에서 지지를 받는 사람이 된 것.
최영미는 방송 출연 이후 그가 쓴 시인 ‘괴물’도 함께 재조명 되고 있다.
이 시 역시 문단 내 성폭력을 다룬 시로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괴물 – 최영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르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