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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방송계 갑질·성폭력 ‘충격’ 실태, 방송사 PD “모텔가자·애인하자” 엉덩이·허벅지·가슴 만지고 뽀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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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강제로 손 잡고 뽀보…막내들 춤추게"
"회식자리서 모두가 보는데 가슴 움켜쥐어"
설문조사 응답자 무려 90%가 성폭력 경험
방송사 임직원이 성폭력한 경우가 대다수
"열악한 고용 형태 때문에 참고 넘어간다"

(톱스타뉴스 장영권 기자) "회식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선배 PD가 같은 방향이니까 같이 택시를 타고 가자고 했습니다. 그 PD가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졌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그 PD가 집까지 바래다준다고 붙잡더니 골목길 같은 데에서 제 어깨, 허리를 만지고 심지어 뒤에서 가슴을 움켜쥐는 등 성추행을 했습니다."

"술자리에서 부장님들 옆은 어린 막내 작가가 앉아야 한다고 옆에 앉히고, 회식 때 막내들한테 춤추게 했다. 회식 때 메인 PD가 막내 작가한테 강제로 손잡고 뽀뽀하고 모텔 가자고 한 경우도 있었다."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한 50대 남성 공중파 제작PD가 20대 후반의 여성 서브작가의 가슴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움켜쥐었고, 서브작가는 그날 이후 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아무 조치도, 징계도 없었으며 그 자리에서 아무도 말린 사람이 없었다."

방송계 갑질·성폭력 ‘충격’ 실태, 방송사 PD “모텔가자·애인하자” 엉덩이·허벅지·가슴 만지고 뽀뽀까지 / 뉴시스
방송계 갑질·성폭력 ‘충격’ 실태, 방송사 PD “모텔가자·애인하자” 엉덩이·허벅지·가슴 만지고 뽀뽀까지 / 뉴시스

방송계갑질119, 방송스태프노조 준비위원회(스태프노조)에 제보된 방송제작현장 성폭력 사례의 극히 일부다. 이 밖에도 방송사 임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고 취한 스태프에게 성폭행을 시도하거나 성추행을 한 사례들이 쏟아졌다. 이들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송계갑질119과 스태프노조는 지난 2월14일부터 3월2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방송제작현장 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응답자 223명(여성 93.7%, 남성 6.3%) 중 작가는 80.2%(178명), 연출 17.1%(38명), 후반작업 1.8%(4명), 미술 1명, 기자 1명이었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89.7%(200명)에 달했다. 유형별(복수응답)로는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가 70.4%(157건),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이 57.8%(129건), '신체 접촉을 하거나 신체 접촉을 하도록 강요' 43.9%(98건) 순으로 조사됐다. '성적 관계를 요구하는 행위' 13.9%(31건), '성적 요구를 전제조건으로 고용, 평가 등의 이익을 제안하는 행위'는 4.5%(10건)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사 소속 임직원이 이 같은 성폭력 행위를 가장 많이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200명) 중 방송사 소속 임직원에게 성폭력을 당한 비율이 47%(87건), 이어 방송영상제작사 소속이거나 계약관계를 맺은 임직원 35.7%(66건), 부문별 용역업체 소속이거나 계약관계를 맺음 임직원 7.6%(14건), 연예인 등 출연자 5.4%(10건) 등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행위자 성별 별로는 남성 94.9%(188건), 여성 5.1%(10건) 등이었다.

또한 회식자리에서 성폭력이 가장 많이 이뤄진 것(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200명 중 89명, 44.7%)으로 나타났다. 개방된 방송제작 현장이 24.1%(48명), 밀폐된 방송제작 현장 8.5%(17명), 사적인 장소 6.5%(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이 성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응답자(200명) 중 대다수(156명, 80.4%)는 참고 넘어갔다고 밝혔다. 직접 성폭력 가해자에게 사과를 요구한 비율은 5.2%(10명) 밖에 되지 않았다. 그 밖에 응답자들은 사내 창구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거나 상급자나 동료와 면담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을 당하고도 참고 넘어간 156명 중 57.7%(90명, 중복투표)은 고용형태 등 신분상의 열악한 위치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문제제기를 해도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 참고 넘어갔다는 비율은 55.8%(87명)이었다.

노동활동가들은 방송계에서 이 같이 성폭력이 만연하는 원인으로 불안정한 고용형태와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꼽는다.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마치 방송계 노동자들이 권리를 가진 것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것은 갑을관계를 포장하는 것"이라며 "바로 프리랜서라는 이름 때문에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고, 말 한마디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방송계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이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란 현실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만재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회사 내에 성폭력 발생 신고를 처리할 창구가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회사 내에 창구가 있어도 본인은 신고하고 처리를 요구할 자격이 없다는 응답도 있었다. 이는 비정규직, 프리랜서이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이 방송사가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신분상의 열악한 지위로 인해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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