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이원선 기자)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라는 시. 어떤 시일까.
최영미 시인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괴물이라는 시를 쓰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날 최영미는 “황해문화사로부터 시 청탁을 받았는데 거기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시 작성을 요구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내가 건드리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다”라며 “내가 중요한 한국 문단의 문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괴물이라는 시가 나오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는 “괴물로 지목된 시인이 한 언론을 통해 30년 전 후배들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뉘우친다고 말했다”라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로 지목된 문인이 내가 시를 쓸때 떠올린 문인이 맞다면 구차한 변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상습범이다. 여러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피해자는 셀 수 없이 많다”라고 폭로했다.
최영미의 괴물이라는 시는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바.
현재 논란 속 성에 대한 이야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 전문>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박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은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 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