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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라진 시간’ 정진영 감독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차기작 생각은 NO”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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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창규 기자) 데뷔 33년 만에 감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정진영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소감을 전했다.

12일 오후 3시 톱스타뉴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서 영화 ‘사라진 시간’의 정진영 감독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사라진 시간’은 베테랑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으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감독으로서 작품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진영 감독은 “배우로서 인터뷰를 할 땐 지치던데, 어젠 일곱 타임이나 인터뷰를 하고도 쌩쌩하다”며 “굉장히 긴장된 상태라 각성되어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는 “배우로서 작품이 개봉할 때엔 캐릭터로만 평가를 받지만, 감독이 되니 연출 솜씨 뿐 아니라 작품 속에 묻어있는 저도 알지 못한 부분까지 평가를 받게 된다”며 “그래서 발가벗겨진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처음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정진영 감독은 “과거 이창동 감독님의 ‘초록 물고기’ 당시에 연출부 막내를 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연출과는 접점이 없이 배우로서만 활동해왔다. 그러다 4년 전쯤 고3이었던 아들의 진로 상담 기간에 다른 작업을 시작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해당 기간에 홍상수 감독과 장률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받게 돼 독립영화를 찍게 됐다는 그는 “이외에 다른 작품이 하나 있었는데, 촬영 1주일 전에 제작비 문제로 제작이 엎어졌다. 스케줄이 1~2달 정도 비어서 나도 한 번 영화를 연출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며 “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연인 형구 역에 조진웅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정진영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어떤 인물이 필요하다. 대사 내용은 충분히 그려낼 수 있지만, 그 인물이 어떤 말투로 말할지는 머릿속에서 상상해야 한다”며 “그런 모델이 필요했는데, 떠오른 인물이 바로 조진웅”이라고 밝혔다.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이어 “조진웅이 워낙 바쁜 배우라서 5% 정도의 가능성만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시나리오를 건네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빨리 주고 거절당하자는 생각에 초고를 보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저예산 영화를 한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하겠다는 답을 줬다. (조)진웅이는 제가 오라고 해서 왔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 거 같다(웃음). 하겠다고 해줘서 정말 고마웠고, 대본도 고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제게는 큰 의미였다”고 정진영 감독은 당시를 회상했다.

조진웅의 합류로 인해 투자부터 영화의 개봉에까지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힌 정진영 감독은 편집 과정에서 버린 장면은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본인이 하고 싶었던 대로 밀고 갔다고 언급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연극적으로 비춰진 것이 궁금했는데, 정진영 감독은 “사실 배수빈, 차수연 두 배우에게 정말 미안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두 배우가 연기한 부부 캐릭터는 전사도 없이 설정에 따른 연기를 해야만 했다. 배우들이 해당 부분을 고쳐달라는 요청을 했었는데, 그 부분을 고쳐버리면 부부의 세계와 형구의 세계가 다르다고 느끼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의 인상에 강하게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낯설게 하기 기법을 쓴 건데, 배우들이 힘들어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개봉을 앞두고 스스로 만족도가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정진영 감독은 “그런 건 전혀 없다. 영화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지만, 이제 이 영화는 제 품을 떠난 상태”라고 답하며 만족도에 대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는 행복하게 작업하긴 했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저는 담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치겠다. 거의 공황상태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다가 전날 간만에 긴장이 풀어졌다는 정진영 감독은 “어제 선배 영화인들이 영화를 보시고 멘트를 남긴 영상을 봤다. 물론 나쁜 말은 없지만, 우리는 대충 포즈나 말투만 봐도 위로인지 칭찬인지 구분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위로는 없었고, 덕담과 칭찬이 주를 이뤘다”면서 “이창동 감독님도 평가를 하셨는데, 원래 이창동 감독님은 평가에 대해 굉장히 엄격하신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창동 감독님이 웃으시면서 극찬을 하셨더라. 그래서 긴장이 풀려가지고 어제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잠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정진영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는 “영화인들의 평가는 이렇지만 아직 관객들의 평은 어떨지 모르는 일”이라면서 “시험대가 아직 남아있다. 그렇지만 어떤 평가가 나올지 정말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차기작 생각은 있는 걸까. 이에 정진영 감독은 “다음에 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할 수 있지만, 두 번째에도 그런 식으로 한다면 욕심이 된다. 이 일은 가치있는 일이어야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영화를 또 찍기 위해서는 내 욕심 외에 다른 이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떠한 예상을 하시지 않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고, 상황을 따라가면서 함께하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답을 맞추려고 하는 영화가 아니니, 며칠 동안 계속 곱씹으면서 생각하다가 결국 영화에서 자신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감독의 데뷔작 영화 ‘사라진 시간’의 개봉일은 6월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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