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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42년 전통 맛집이 문을 닫다 -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 이창규 기자
  • 승인 2019.12.25 12:14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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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 이 리뷰에는 다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줄평 - 이럴 거면 시퀄 트릴로지는 왜 만들었나

필자는 시퀄 트릴로지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스타워즈’ 시리즈를 3D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과 에피소드 1만 3D로 보게 됐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그러나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피소드 7)의 예고편이 나오면서 점점 기대를 갖게 됐고, 실제로 작품을 보고 나서는 매우 즐겁게 극장을 나섰다.

그러나 2년 전 나왔던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는 관객들과 팬들에게 외면당했다. 시리즈의 전통을 크게 훼손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개인적으로는 그 시도가 참신하게 다가왔기에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물론 핀과 로즈의 로맨스는 억지스럽긴 했다).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하지만 워낙 후속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때려부순 부분이 많아서 에피소드 9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정말 상상할 수가 없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서론이 긴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냥 단일 작품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작품으로 보기에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실패작이다.

감독인 J.J. 에이브럼스로서도 전작에서 발생한 설정구멍들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테고, 게다가 트릴로지의 완결작이다보니 1977년부터 이어져 온 42년 간의 스토리를 마무리해야한다는 또다른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분명 쌍제이 감독은 노력한 부분이 있지만, 너무 쉽게 풀어가려고 한 부분도 많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을 꼽자면 펠퍼틴(이안 맥디어미드 분)이 살아돌아온 점이다. 분명 다스 베이더(제임스 얼 존스 분)가 에피소드 6에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아들을 지켜내 죽인 줄 알았던 팰퍼틴이 살아있던 것이다. 이렇게 되면 클래식과 프리퀄 트릴로지 내내 강조되어 온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 분)와 제다이 기사단의 노력이 완전 헛짓이었다는 것으로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이전 시리즈들에 대한 존경심은 찾아볼 수 없다.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또한 전작들에서 중요하게 등장해온 조력자 캐릭터들도 그저 출연분량을 채우기 위해 등장할 뿐이다. 이전 시리즈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레아 오르가나-한 솔로, 그리고 아나킨 스카이워커-파드메 아미달라-오비완 케노비가 어떻게 스토리를 이끌어갔는지를 생각하면 레이(데이지 리들리 분)-핀(존 보예가 분)-포 다메론(오스카 아이삭 분) 삼인방은 균형조차 잡히지 않은 모습이다.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분)의 개심과 희생은 연출이 괜찮았다면 감동적이었을테지만, 너무나 허망하다.

물론 반가운 얼굴이나 목소리 등도 있다. 마지막 장면은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추억팔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레이의 서사를 어떻게든 마무리짓기 위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버린 게 아닌가.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결국 이러한 사태는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이후 너무나 성급하게 시퀄 트릴로지를 제작하려 한 점이 원인이 됐다. 더불어 이 시리즈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별다른 고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PC를 추구한다지만, 마지막에 인물들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면 탄식이 나올 뿐이다.

그럼에도, 분명 전투 시퀀스나 OST, 그리고 오랜만에 시리즈에 복귀한 인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에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는 있다. 특히나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들으면, 분명 뭔가가 차오르긴 한다.

하지만 향후 스타워즈 시리즈는 리부트가 아닌 이상 살려내기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시퀄 트릴로지를 기획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세계관의 창조자 조지 루카스의 각본이라도 어느 정도 참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북미서는 이미 개봉해 나름대로 흥행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서는 2020년 1월 8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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