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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프락치 제보자, “유방암 걸린 선배 남편까지 민간인 사찰”에 폭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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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10월 24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지난 8월 말, 자신을 프락치라고 소개한 한 남자를 만났다. 제보자인 그는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을 받아 프락치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전까지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그 남자. 박근혜 정부 때부터 정권 교체 후에도 관성적으로 사찰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제보자 김 대표는 서울대 출신으로 국정원이 계획한 지하혁명조직 사건의 프락치였다.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국정원의 지시대로 따랐다고 했다. 그 증거로 국정원 직원과 주고받은 비밀 계정을 공개했다. 제목은 누가 봤을 때 어떤 내용인지 모를 정도로 보안에 신경 썼다. 

‘갈비 9인분 추가’ 같이 마치 스팸처럼 보이는 제목을 붙이는 것이다. 내용은 사찰 명단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눈 부라더’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제보자는 “우리는 브라더니까 평생 가야 한다”는 식으로 서로를 브라더라고 불렀다고 했다. ‘고대는 새내기떼’라는 메일을 보면 고대 민주동문회와 관련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제보자가 이런 메일을 받았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고대 민주동문회와 관련된 사람들이 사찰에 포함된 것인데 이인영 현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있었다. 여당 인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여겼던 것이다. 제보자가 실제로 사찰한 인물은 머니투데이의 최우영 기자였다. 그는 제보자와 서울대 동기였다.

최우영 기자를 사찰하기 위해 첨단 장비도 동원됐다. 소형 몰래카메라가 소화기 모형으로 제작되기도 하는데 국정원 직원은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의료용 고무장갑으로 옮겼다고 증언했다. 최우영 기자는 학생운동을 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보수적인 성향을 띠고 있어서 자신이 왜 사찰 대상이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제보자는 국정원의 지시대로 지하혁명 조직원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뉘앙스를 보여야 했다. 하지만 최우영 기자는 그냥 일반인이었기 때문에 유도에 쉽게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새벽에 방파제에 가서 익명의 모 선배를 만나는 것처럼 상황을 꾸몄다. 당시 국정원은 제보자에게 녹음기를 숨길 수 있는 비밀 가방을 건네주기도 했다고 한다.

친구와 단둘이 있는 자리에 최우영 기자가 찾아오고 지하혁명 조직원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처럼 연기를 한 것이다. 그 친구는 제보자의 사촌 동생이었다. 사촌 동생은 제보자가 독립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했고 실제로 녹음을 해줬다고 증언했다. 최우영 기자는 제보자의 고백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자신이 사찰당한 이 사실을 직접 보도하기도 했다.

제보자가 언급한 또 한 사람은 통일경제포럼의 최승제 대표였다. 학생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이고 ‘통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국정원 입장에서는 지하혁명 조직원으로 조작하기가 좋았을 것이다. 1999년 민혁당 간첩 사건은 당시 서울대 학생들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최승제 대표를 제2의 민혁당 사건의 중심으로 몰아가려고 했다.

통일경제포럼은 통일의 경제적 효과를 연구하는 곳으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전·현직 통일부 간부들이 강연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제보자에게 자취방을 하나 얻어 주면서 1년 동안 최승제 대표를 유인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자취방에서 같이 숙소를 해결했다고 한다.

북한 실무 경제를 확인할 수 있는 단둥에 같이 동행했을 때는 제보자가 다큐멘터리를 찍는다는 핑계로 최승제 대표의 모습을 촬영했다. 제보자는 “인원 한 명이 특산물을 사러 대열에서 이탈한다. 그것을 북한 인원과 접선했고, 지령문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국정원 과장은 제대로 진술서를 쓰지 못 한다며 직접 혼을 내기도 했다고 한다.

조작된 진술서를 작성할 때마다 50만 원의 현금이 들어왔다. 진술서를 쓰기 위해 국정원 직원이 스터디 카페로 호출하는 녹취록도 있었다. 제보자는 왜 지금 시점에서 자신을 프락치라고 고백하는 걸까? 그에게는 유방암에 걸린 선배가 있었다. 그런데도 국정원은 선배의 남편이 민주노총 활동가라는 이유로 지하혁명 간부로 조작하려고 했다. 녹음기를 받아든 제보자는 이제 도저히 참을 수 없었고, 결국 프락치를 고백하기로 했다고 한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방송 캡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매주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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