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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포커스] 영화 '메기' 이주영-구교환, 믿음과 불신의 반복 속 우리가 얻는 것

  • 강소현 기자
  • 승인 2019.09.2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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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현 기자] 자신과 마주한 사람을 앞에 두고 믿음을 갈구하는 누군가는 항상 ‘진짜야? 믿어도 돼?’ 따위의 질문을 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답은 ‘믿고 안믿고는 네 자유야’ , TV나 영화를 보며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말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을까. 믿음과 불신은 한 끗 차이다.

영화 '메기' 포스터

“내가 개를 고양이라고 우겨도 믿을 사람은 믿고 떠들 사람은 떠든다”라는 극 중 문소리의 대사는 묵직하게 영화 주제를 관통한다. 믿음의 판가름이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

“사실은 언제나 사실과 연관된 사람들에 의해 편집되고 만들어진다. 그러니 진실이라고 사람들이 말해도 바로 반응하지 말고 그것이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믿음과 불신은 과정이고 그것을 통해 알게 되는 진실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진실이면 좋겠다”라는 이옥섭 감독은 ‘메기’를 통해 믿음과 불신 사이에 놓인 험난한 세상 속 청년들의 모습을 통찰력 있게 그려냈다.

영화 '메기' 포스터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던 ‘메기’는 병원을 발칵 뒤집은 19금 엑스레이 사진, 도심 한복판에 등장한 싱크홀과 지구의 위험을 감지하는 특별한 생선 메기까지 믿음에 관한 에피소드들로 얼핏 보면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결국엔 인물들간의 관계를 가깝게 혹은 멀어지게 만들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에피소드 속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믿음과 불신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얻어낸 진실과 한줌의 깨달음을 안고 또다시 새로운 ‘믿음’을 쌓아간다.

영화 '메기' 포스터

병원에서 발견된 19금 엑스레이 사진에 간호사 윤영(이주영 분)은 자신과 남자친구의 것이라고 믿는다. 부원장 경진(문소리 분)은 사진의 주인공으로 윤영을 의심하며 일을 쉴것을 권하지만 윤영은 거부한다. 다음 날 병원엔 윤영과 경진을 제외하고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믿고 싶어하는 윤영과 믿기 싫어하는 경진은 병원 사람들의 결근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직접 찾아간다.

남자친구 성원(구교환 분)은 직장 동료가 자신이 잃어버린 반지를 갖고있다고 생각하며 믿음과 불신 사이를 저울질하는과정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끝내 파국에 치달은 관계 속에서 한가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후 누군가의 말로 인해 자신을 불신하게 된 여자친구 윤영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너 혼자 착각하고 부풀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 아프게 찔러주고 싶다” 라는 성원의 말은 살면서 한번쯤 성원 혹은 윤영의 입장이 되어봤던 우리의 팽팽하게 부푼 감정들을 대신 터뜨려준다.

영화 '메기' 포스터

뿐만 아니라 영화는 취업난, 데이트 폭력, 불법 촬영, 인간관계의 균열 등 현실 속 문제를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베테랑, 신예 배우들부터 박경혜, 김꽃비, 박강섭, 던밀스가 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안길 이옥섭 감독의 영화 ‘메기’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89분.국내 15세 관람가.

한줄평: 보편적인 경험이 이끌어내는 공감 속 고개를 끄덕이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이옥섭 월드에 와있음을 깨닫게 된다.

# 완성도
★★★★☆

# 연기력
★★★★☆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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