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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이승만학당 이영훈 교수의 반일 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2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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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8월 2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이어 파장이 커지고 있는 친일파 논란을 집중 취재했다. 일본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뉴라이트의 의도와 10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한일간의 평행선이 무엇인지 되돌아봤다. 2019년 7월 6일,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소녀상으로 다가가는 남성들이 있었다. 그들은 갑자기 침을 뱉고 소녀상을 조롱하는 몸짓까지 벌이더니 소녀상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이들은 만류하는 시민들을 향해 일본어로 조센징이라고 외쳤고 그 자리에서 도망갔다. 15시간 만에 이들을 검거한 경찰은 이들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수사 결과 이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일본어 구호를 외쳤다. 일본말로 천황 폐하 만세까지 외쳤던 이들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 중 한 명은 SNS에 소녀상에 침을 뱉은 행위를 찍은 사진을 곧 올릴 것이라는 내용의 예고 글을 게시했다.

제작진은 몇 차례 인터뷰 요청 끝에 일행 중 한 명을 만났다. 소녀상을 조롱한 당사자 정 씨는 별다른 고민 없이 한 행동이 이렇게 사태가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술을 먹고 그저 충동적으로 벌인 일이었다는 것. 소녀상에 침을 뱉은 것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정 씨. 한일 관계가 파탄이 난 것에 대해 화가 나서 그랬다는데 소녀상이 반일 정서를 부추기는 듯해 화풀이를 했다고 한다.

그는 놀랍게도 스스로 친일파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일제강점기 때 우리가 많이 피해를 당했지만 일본이 건물을 세워주고 철로도 깔아주면서 신기술 같은 것을 알렸다며 조선 시대가 미개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할 생각이 없었다며 일행들과 함께 나눔의집에 방문해 사과를 했다고 한다.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는 정 씨는 할머니들이 당한 아픔을 이해하지만 우려먹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눔의집으로 한 유튜버에게 전화가 왔다. 소녀상을 모욕한 젊은이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며 전국의 소녀상에 침 뱉기 캠페인을 벌인다는 해괴한 주장을 했다는 것. 유튜버 N 씨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녀상에 침을 뱉었던 젊은이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비난했다. 위안부를 모욕하는 유튜버는 N 씨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입에 담지도 못할 끔찍한 망언을 쏟아냈다. 그렇다면 이들이 위안부를 모욕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2012년 6월 19일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감행한 스즈키 노부유키 일본 국민당 대표는 한국 법원으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을 정도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그는 제작진에게 한국의 유튜버와 소통을 한다고 밝혔다. 독도가 일본 영토이며 위안부 강제 연행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유튜버와 자주 연락을 한다는 것. 해당 유튜버 O 씨는 평화의 소녀상에 욱일기와 일기장을 올려 사진을 찍는가 하면 수차례 신사참배를 한 사진도 올렸다.

O 씨뿐만 아니라 유튜버 N 씨도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부모와 이웃에 의해 일본군 위안소로 넘어갔고 위안부 피해자들이 많은 임금을 받고 풍요로운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제작진과 만나기 전에 웃음을 터뜨린 N 씨는 세월호 유족들이 단식 투쟁을 할 때 폭식 투쟁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그는 소녀상에 침을 뱉었던 학생들과 일베에서 알게 된 사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많은 임금을 받았다는 그 근거로 문옥주 할머니 사례를 들고 있다.

문옥주 할머니는 16세에 만주를 통해 버마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였다. 이례적으로 저축을 한 기록이 있으나 전문가는 수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군에서 발부한 전표인데 나중에 군에서 군표를 가지고 있다가 돈으로 바꿔주지만 전쟁이 끝나면 종잇조각이 된다는 것. 전시라는 건 비정상적인 상황이 항상 있는 것인데 이해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문옥주 할머니가 저축한 시기는 1945년 4월에 집중되어 있다. 당시 버마는 일본의 점령지 중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심했다. 2만 엔으로 정장 한 벌도 살 수 없을 정도였다.

문옥주 할머니는 일본 패망 후 이마저도 전달이 안 됐고 지난 1996년 돌아가셨다. 그런데도 N 씨는 역사적인 사료를 참고했다며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을 근거로 들었다. 박유하 교수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는 것인데 해당 책은 매춘으로 표현한 탓에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박 교수는 제작진에게 자신의 책이 잘못 번역된 것으로 모든 것이 오해라고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사례를 설명했을 뿐이며 강제 연행을 부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튜버 N 씨가 근거로 삼는 곳은 또 있었다. 김낙년 동국대학교 경제학 교수,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그리고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이승만 학당이다. 이곳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교장으로 있다. 이승만 학당은 최근 동영상의 내용을 글로 옮겨 <반일 종족주의>를 출간해 2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시민들은 “이게 책이라고 거들떠보는 현실이 부끄럽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다.

강제 징용 노동자상은 앙상하게 마른 몸, 이제 막 탄광에서 나온 뒤 눈이 부셔 태양을 가리는 손,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자유를 갈망하는 새, 조각상은 이처럼 상징이 담긴 상상 속 인물로 표현됐다. 그런데도 이우연 연구위원은 곳곳 강연에서 조각가의 설명과 다른 주장을 끝없이 확산하고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제작진에게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삶이 주색잡기로 월급을 탕진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웠다고 주장했다.

지난 20년간 강제 노동을 연구한 정혜경 박사는 어린이가 탄광의 갱내에 채탄을 한다거나 토목건축 공사장에서 직접 돌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른보다 노동 시간이 적다거나 노동 조건이 완화된 것이 아니라 동일했다는 것이다. 법이 가장 엄격했던 1945년 기준으로 12살 미만의 어린이는 근로 대상이 아닌데도 당시 조선인 어린이가 강제 노동에 동원된 것이 확인된 것만 400여 건이라고 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지난 2004년, 위안부가 조선총독부의 권력에 의해서 강제동원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가 나눔의집을 방문해 사과를 했다. 신운용 안중근 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학문적으로 확실하면 사과를 왜 하나?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영훈 전 교수는 제작진이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다만 그는 이승만학당 홈페이지에 영상을 올렸다. 일본군 위안부제가 공창제의 일환이었다는 것.

사료를 분석한 결과 위안부 피해자들이 부당한 성을 착취당한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기생과 같은 존재였다고 주장하는 이영훈 전 교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이 발전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은 이영훈 전 교수뿐만 아니라 <반일 종족주의> 북콘서트에 참여한 다른 인사들의 입에서도 전달되고 있다. 안병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해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해방 이후 한반도 남쪽에 제대로 된 나라를 하나 세워서, 앞장세워서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같이 싸우자는, 그런 국가로 지금 (한국을) 만들기 중이다. 일본이 오직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어떻게 타격을 줄 것인가, 그것이 기본 목표”라고 주장했다.

안 교수의 궤변이 끝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고 안 교수는 “괜히 쓸데없는 반일 민족주의는 할 것 없다”고 마무리했다. 강제징용은 젊은이들이 일본에 대한 로망을 자발적으로 실행했고 위안소는 위안부 입장에선 수요가 확보된 고수익 시장이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반일 종족주의>는 최근 불매운동을 자발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국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일 것이다.

여기에는 국회 부의장 출신, 장관 출신, 현역 의원도 등장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영훈 교수님의 '반일 종족주의' 책을 읽고 그걸로 무장한 전사가 돼서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고 정종섭 의원은 “반일 종족주의가 100만 권이 팔렸다고 한다. 전 국민이 눈을 떠서 한일 문제에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대변인 윤창중 씨도 등장했다. 그는 이영훈 전 교수를 향해 “신문사 논설실장을 할 때 만났는데 가장 위대한 학자”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토착왜구를 빗대어 ‘토착대구’를 발언하며 일부 정치인들을 향한 누리꾼들의 풍자적인 감정까지 조롱했다. 각계 인사들의 망언도 서슴지 않고 나왔다. 김영호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대법원 판사들이 내린 판결문을 보면 전부 다 반일 종족주의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정상적인 교육, 법률 교육을 받은 법관들이, 10위권 경제대국을 자랑하는 법관들의 판결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불매운동을 조롱하고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발언도 나왔다.

김행범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부산, 광주의 어느 학교는 일본산 볼펜 재료를 깨뜨리는 쇼를 했다. 그러면서 집에 가서 닌텐도(게임)를 한다”고 말했다. 위안부도 타깃이 됐다.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주장도 계속 나왔다. 이철순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위안부는 뻥튀기가 되고 부풀려졌다.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와)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유도가 있다”며 언론 관계자들의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위안부를 향해 탈레반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하고 타결이 되면 안 된다는데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물질적 보상 타결도 원하지 않는다. 마치 탈레반 같다. 근본주의자들, 원리주의자, 반일을 극단적으로 가고 있다. 나라가 망가지든 국익에 해를 끼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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