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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박정희 정부, 일본의 정치 자금 받은 기록 담긴 美 CIA 보고서 공개

  • 진병훈 기자
  • 승인 2019.08.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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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훈 기자]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를 처음 세상에 알리면서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다. 2017년부터는 해당 법률이 통과돼서 국가기념일로 확정됐다. 그런데 위안부 기림의 날이었던 지난 8월 14일, 사법농단의 중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매춘’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당일 증인석에 앉았던 조 모 부장판사가 법원행정처 재직 시절 작성한 문건에 등장했던 것이다.

조 모 부장판사가 2016년 1월 작성한 ‘위안부 손해배상 판결 관련 보고’ 보고서의 일부를 보면 “현재 통설인 제한적 면제론에 의할 때, 일본의 일본군 동원 행위가 국가의 주권적 행위인지, 상사적(매춘) 행위인지, 일본이 국가면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등이 아직 명백하지 아니한 상태임.”이라고 되어 있다. 검사는 일본 제국주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된 ‘매춘’이라는 문구를 문제 삼으며 임종헌 차장의 지시였는지, 증인이 판단한 것인지 추궁했다.

조 모 부장판사는 몹시 당황하면서 제대로 답변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판단해 ‘매춘’이라는 단어를 넣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극우 중에서도 극우로 알려진 인사들 사이에서나 나올 법한 주장이 법원의 핵심 간부에서 나온 것으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014년 전범기업 미쓰비시 측을 변호했던 김앤장의 한 모 변호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여러 번 독대하고 강제징용 사건을 논의했다고 지난 7일 관련 재판에서 증언했다.

일본의 아베 정부가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판결에 반발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를 결정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른바 친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일본 측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부 정계와 학계 인사들을 향해 ‘토착왜구’라는 풍자 섞인 단어로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자칭 보수 인사들의 주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승만 학당의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을 집필했다. 일제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이나 식량 수탈 그리고 일본군 성노예 같은 반인권적 만행, 전쟁범죄는 없었다는 황당한 주장이 적혀 있다. 이영훈 전 교수는 지난 7월 18일 대구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대체로 1987년 이후부터 일본을 악의 세력으로, 악의 종족으로 감각하는 한국인들의 역사의식이 이른바 민주화의 이름으로 깊숙이 한국에 있는 마음을 오염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일 종족주의> 북 콘서트 현장에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스승으로 알려진 안병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의원과 정종섭 의원, 박근혜 정부의 대변인을 했다가 성추행 혐의로 사퇴했던 윤창중 씨도 등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반일 종족주의 책을 읽고 무장한 전사가 됐다”고 말했고 정종섭 의원은 “반일 종족주의가 100만 권이 팔렸다고 한다. 전 국민이 눈을 떠서 한일 문제에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중 씨는 이영훈 전 교수를 향해 “신문사 논설실장을 할 때 만났는데 가장 위대한 학자”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토착왜구를 빗대어 ‘토착대구’를 발언하며 일부 정치인들을 향한 누리꾼들의 풍자적인 감정까지 조롱했다. 김영호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대법원 판사들이 내린 판결문을 보면 전부 다 반일 종족주의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정상적인 교육, 법률 교육을 받은 법관들이, 10위권 경제 대국을 자랑하는 법관들의 판결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철순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위안부는 뻥튀기가 되고 부풀려졌다.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와)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유도가 있다”며 언론 관계자들의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위안부를 향해 탈레반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하고 타결이 되면 안 된다는데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물질적 보상 타결도 원하지 않는다. 마치 탈레반 같다. 근본주의자들, 원리주의자, 반일을 극단적으로 가고 있다. 나라가 망가지든 국익에 해를 끼치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12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이들을 신친일파로 지칭하고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으나 대부분 답을 회피하거나 궤변을 늘어놨다.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조선의 징용 피해자들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 인물. 그러면서 “한국 사람이 밥을 많이 먹었다. 배가 고팠다는 얘기는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발언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 캡처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 캡처

이처럼 일본의 아베 정부와 함께 드러난 친일파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74회에 출연한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경희대 교수)은 미국 CIA 특별보고서(1966. 3. 18)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일본기업들이 1961년에서 1965년 사이 당시 민주공화당 총예산의 2/3를 제공했고 6개 기업이 1백만 불에서 2천만 불씩 총 6천6백만 불을 지원했다.”고 되어 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당시 박정희 정부가 밝혔던 배상금 외에 정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당시 합법적인 지배를 했다는 이유로 무상 3억 달러에 대해 배상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민철 교수는 “당시 한일협정은 국민들이 매국 협정이라며 반발했다. 일본이 사과한다는 조문도 없었고 일본의 군국주의자들이 ‘드디어 때가 왔다’며 박정희를 일본으로 초대했다. 부도덕한 협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후유증이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는 “김종필에 의하면, 민주공화당은 1967년 대통령 선거운동 자금으로 2천6백만 불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일협상을 증진시키기 위해 김종필에게 지불되고…”라는 대목이 나오고 “여러 일본기업들에게 한국 내에서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가로 지불된 것뿐만 아니라 정부 방출미 6만 톤을 일본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8개의 한국회사가 민주공화당에 115,000불을 지불했다.”고 되어 있다.

사실상 박정희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선거 자금을 받은 것으로, 이후 우리가 무역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던 원인과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일본에 종속된 원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김민철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정당성과 합법성이 없는 것으로 그 후유증을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총수는 “우리가 선거를 치르는데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으면서 지금까지 친일 잔재가 남아 있다. 공짜로 돈을 받았을 리가 없다”며 일본의 경제적 속국이 된 원인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은 무엇이었을까? ‘미 국무성 전문(1962. 7. 12) - 한일간의 중개역할 지시’를 보면 “필요하다면 비밀 메시지 전달을 위한 통로로 미국을 이용하도록 권고하라. 협상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박정희 의장과 일본 수상 사이의 비밀 중개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시도하라.”고 되어 있다. 김민철 교수는 “미국은 한일 국교 정상화를 통해 미국 중심의 동맹 체제를 완성해야 중국을 포위하는 전선을 만들어야 했다.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인정해주는 대신에 일본과 수교하라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1965년 한일협정이 이뤄졌고 2015년은 박근혜가 위안부 합의를 해줬다. 김민철 교수는 “두 협상은 거의 똑같다. 2조 2항에 조문을 보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하라’고 되어 있다. 2015년 위안부 협상에는 더 나쁜 ‘불가역적’ 조문이 있다. 1975년 일본 극우로 알려진 산케이도 ‘이겨도 너무 이겼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일본 정부의 국제적 사회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이 큰 고민 덩어리를 박근혜가 받아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주한 미 대사관의 메모(1954. 1. 21) 구보다 망언에 대한 사과문 제시’에는 “랩 서기관은 다케우치에게 구보다 망언에 대한 사과문 안으로 이전에 제기한 두 가지 제안(a,b)과 미국무성의 전문 지시에 기초한 세 번째 문안(c)을 보여줬다.”고 되어 있다. 구보다라는 정치인의 망언에 대해 우려한 미국이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해 사과문 안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김어준 총수는 이 대목에서 A급 전범인 아베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미국 CIA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나와 총리에 당선됐다는 뉴욕타임스의 특종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어준 총수는 “미국이 일본의 국우를 살려주고 자민당이 탄생했다면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는 일본의 돈을 받아서 일본에 의해 만들어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제 도발로 인해 아베 정부와 극우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오히려 아베 총리에게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철 교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자칭 학자들을 향해 “참 안됐다. 학계에서 안 받아주니 그런 쪽으로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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