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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후쿠시마 명장' 김승호, WTO 정면돌파 '대화거부 일본 수출규제 민낯' 폭로…백색국가 제외 찬성 일본여론과 반대되는 북한 전략물자 공급 어쩌나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7.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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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의서 이례적으로 대화 공개 제의…"日 부당성 스스로 드러나게"
공개 제안받은 日 경제국장, 끝내 마이크 안 잡고 대화 회피

[김명수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정부 통상팀의 일본 수출규제 깨기 전략은 대화를 거부하는 일본의 민낯을 국제사회에 드러내는 작전이었다.

구체적인 WTO 규범 조항을 끌어대는 것은 나중에 제소까지 갔을 때 상대방의 방어에 활용될 위험이 있는 만큼 대화를 제안함으로써 국제 사회 여론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국제기구 회의에서 한쪽의 관료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관료를 지목해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이고, 대화 제의를 받고도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24일(현지시간) WTO 일반이사회에 수석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일본이 얼마나 비협조적인지 일본의 행위로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지적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24일(현지시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7.24 /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정부 대표로 참석해 일본의 수출 규제를 지적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24일(현지시간)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7.24 / 연합뉴스

오전 회의 종료 직전 안건이 상정됐을 때 발언에 나선 김 실장은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 체제를 위협한다는 점을 간단히 언급한 뒤 옆자리에 앉은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일본 외무성 경제국장의 경력을 소개하고 그와 직접 대화할 수 있게 의장이 한국 정부의 의사를 전달해 달라고 했다.

회의장에서 두 사람은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국제기구 회의에서는 요청 사항을 의장을 통해 전달하는 게 관례다.

김 실장은 "일본은 국장 직급 위에 실장이 없다. 대외 교역을 총괄하는 최고위 공무원이라는 같은 위치에 있는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 있으니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대화 요구를 계속 거부했던 일본의 정부 대표로서는 그 자리에서 대화 수용·거부 의사를 밝히기 곤란했을 것이고, 수용하면 수용하는 대로 이득이고 거부해도 달라진 게 없으니 손해 볼 게 없다는, 허를 찌르는 전략이었다.

이사회 의장에게는 일본이 국장급 협의 요청을 거절·무시하고 있어 평범하게 전달하면 기존과 같은 태도를 보일 게 확실해 일반이사회의 모든 회원국이 있는 자리에서 의장을 통해 전달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예상대로 일본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조치이며 WTO에서 거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안건이라는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고 대화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김 실장이 이름을 거론하며 대화 파트너로 지목한 야마가미 국장은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가 일본 정부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후 점심시간 때문에 2시간 휴회를 한 뒤 오후에 회의가 재개됐을 때 의장이 안건 논의를 끝낼 기미를 보이자 김 실장은 일본 측 답을 못 들었으니 일본이 이 문제에 답하게 해달라고 의장에게 말했다.

이에 이하라 일본 대사는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한국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교역과 상관없는 문제이니 WTO에서 논의될 게 아니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시 마이크를 잡은 김 실장은 "일본 대표의 저 행동은 지금까지 우리의 대화 요청에 보였던 기존 행동과 일맥상통한다"며 "상대국 최고위 관료가 제안한 논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직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일본이 자신의 행위조차 다른 나라 외교관에게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했던 야마가미 경제국장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절 발언에 나서지 않았다.

김 실장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의 발언이 없었던 점과 관련해 "처음부터 지지 발언은 기대하지 않았다. 회의 때 대화로 해결하는 거 반대하면 손들어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도 손들지 않았다. 침묵을 지지로 보겠다고 했을 때도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사실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대화에 응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 거절하는 일본을 국제사회가 명백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화이트국가 제외 찬성 90%?

이처럼 후쿠시마 명장 김승호 실장의 멋진 지휘로 국제사회 내에서 일본이 수출규제의 명분을 잃어가는 가운데,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에 상당수 일본인이 찬성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이 지난 1일 시작해 전날 자정 마감한 의견 공모에 3만건이 넘는 의견이 들어왔다

경산성은 인터넷과 이메일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의견을 받았는데, 대부분은 일본 국내에서 이메일로 개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요미우리는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이번 무역관리령 개정에 90% 이상이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정식적인 여론조사가 아니라 극우파들이 몰려와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편향된 데이터에 불과하다.

경산성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일반적 의견 공모 때 제기되는 건수는 수십 건 정도"라며 "3만건을 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경산성은 이들 의견을 토대로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이 한국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를 통과하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서를 한 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공포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에 시행된다.

일본의 정례 각의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열리지만 임시 각의로 의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은 유동적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내주 중 각의에서 의결돼 8월 하순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유력한 상황이다.

일본이 현재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등 27개국에 지위를 인정하는 화이트 국가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이른바 '캐치올' 규제를 받아 식품,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통상적 절차에 따라 허가를 내준다고 밝히고 있지만, 군사 전용 우려가 있다고 작위적으로 판단해 불허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활한 수출거래는 사실상 어렵게 된다.

일본 정부는 화이트 국가에는 한차례 포괄허가를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3년간 원칙적으로 개별 허가 신청을 면제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24일 화이트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일본 정부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는 15쪽 분량의 의견서를 이메일로 전달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의 수출통제 제도 미흡, 양국 간 신뢰관계 훼손 등 일본 측이 내세우는 금번 조치의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국 수출 규제 정책을 이끄는 세코 경제산업상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주장은) 근거가 불명확하고 상세한 설명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재래식 무기로 전용 가능한 화물에 대한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에 대해 "의문스럽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이번 조치가 안보상 정당성을 갖는다고 거듭 강변했다.

 

북한에 전략물자 공급은 한국이 아닌 일본

수출규제의 이유가 안보문제라고 계속해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민낯이 또 다시 공개됐다.

25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 '북한 ‘화성-13’ 개발에 일본 장비 사용됐다'에 따르면 북한에 전략물자를 한국이 제공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는 일본이 오히려 북한에 전략물자를 공급해 온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3형’ 개발에도 일본 장비가 사용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8월 23일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방문 당시 화성-13형 도면을 앞에 두고 찍은 사진에서 일본제 ‘소재 환경 시험기’가 확인된 것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8월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 속에 '화성-13형' 미사일 구조도가 걸려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8월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사진 속에 '화성-13형' 미사일 구조도가 걸려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사실상 위반한 것이다.

일본 스스로가 잘못을 하고 있으면서 오히려 한국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 선동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이처럼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배상은 거부하고 매일 거짓 선동만 하고 있는 일본의 행태는 한국 내에 반일을 넘어 혐일의 감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은 날이 갈수록 확산

불매운동은 단순히 구매하지 않는다는 넘어 일본 여행 자체에 대한 보이콧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위메프 투어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행 항공권 취소 비중이 5배까지 급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체 국제선 항공권 환불 건수에서 일본행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4주 차에는 9%에 불과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1주 차에는 15%로 올라섰고 이어 2주 차에 36%, 3주 차에 44%로 치솟았다.

국제선 항공권 취소건의 10건 중 4건 이상은 일본행이 된 셈이다.

국제선 항공권 예약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졌다.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 차에 전체 예약 건수 가운데 25%에 달했지만 7월 3주 차에는 10%까지 떨어졌다.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면서 인기 여행지 순위도 변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되기 전인 6월 4주 차에는 국제선 항공권 인기 순위 10위권에 오사카(2위)와 후쿠오카(5위), 도쿄(9위) 등 일본 도시가 3곳이나 포함됐지만 7월 3주 차에는 오사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사카는 7위로 떨어졌고 도쿄(11위)와 후쿠오카(20위) 순위도 하락했다.

이 기간 전체 국제선 항공권 예약건 가운데 오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9.27%에서 3.64%로 절반 이상 줄었고 후쿠오카는 3.17%, 도쿄는 1.06% 감소했다.

예약 인원도 후쿠오카는 46%, 오사카는 36% 감소했다.

일본을 대체할 여행지로는 비교적 거리가 가깝고 일본에 뒤지지 않는 치안과 편의시설을 갖춘 홍콩과 싱가포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홍콩은 6월 하반기 인기 도시 순위 17위에 머물렀지만 7월 3주에는 예약인원이 279%나 급증하면서 6위에 올랐다.

싱가포르도 예약인원이 200% 증가하면서 인기 도시 19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위메프 관계자는 ""일본 여행 취소는 물론 신규예약이나 관련 문의도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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