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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TWICE LIGHTS in 서울’ 트와이스 사나, “원스들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두려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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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이정범 기자) 트와이스 사나의 솔직한 고백이 원스들의 마음을 울렸다.

트와이스는 5월 25일과 2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2019 월드투어 서막을 알렸다. 지난 달 22일 미니 7집 ‘팬시 유’와 타이틀곡 ‘팬시’를 발표하고 뜨거운 호응을 얻은 트와이스. 그들은 '트와이스 월드 투어 2019 'TWICE LIGHTS'의 막을 올리는 서울 공연을 열고 원스(팬덤명)과 만났다.

이날 트와이스는 다양한 무대와 찰진 토크로 원스들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모든 순서들이 끝난 이후에는 팬들에게 감사하는 멘트를 9인 9색으로 선보였다.

멤버들의 모든 멘트가 원스들의 마음을 울렸지만, 특히 사나의 멘트가 눈길을 많이 끌었다.

트와이스 사나 / JYP엔터테인먼트

이날 사나는 “한참 생각이 많을 때가 있었다”고 말한 뒤에 “사랑 받는 만큼 돌려드려야 하는데 지금은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에 원스들은 당연히 아니라고 반응했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린다는 것이 책임감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사나. 그는 “한참 힘들었을 때는 원스들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고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사실 사나 본인이 직접적으로는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 고백의 모든 방향은 일전에 일었던 ‘레이와 단어 사용 논란’ 이슈를 향하고 있었다.

사나는 “(이슈가 터진 이후) 평소보다 더 든든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주는 원스들을 보고 ‘내가 더 지켜줘야 겠다’, ‘내가 더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와이스 멤버들이 옆에서 지켜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마지막으로 그는 “트와이스와 원스가 있어서 제가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항상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다”고 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사나의 멘트가 끝나자 리더 지효는 우리 멤버들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한 뒤 서로 끌어안도록 유도했다. 서로 껴안으며 토닥이는 트와이스의 모습에 원스들은 ‘고마워’라고 연신 외쳤다. 가수와 가수, 가수와 팬의 끈끈한 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

트와이스 /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는 25일과 26일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6월 16일 방콕, 29일 마닐라, 7월 13일 싱가포르, 17일 로스엔젤레스, 19일 멕시코시티, 21일 뉴어크, 23일 시카고, 8월 17일 쿠알라룸푸르까지 북미 4개 도시를 포함, 전 세계 9개 도시서 10회 공연을 통해 월드투어의 열기를 이어간다.

JYP엔터테인먼트

아래는 역사학자 전우용이 사나의 ‘레이와’ 연호 사용 이슈와 관련해 쓴 글. 이 글은 전우용 공식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우용  페이스북
전우용  페이스북

#연호관련

연호(年號)가 군국주의와 관련 있는 것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기에, 상식이 확장되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과거에는 상식이던 것이 비(非)상식으로 바뀌는 것도 ‘발전’의 일부일 겁니다.

사실은 지금도 연호(年號)를 씁니다. 올해는 예수 탄생 2019년째 되는 해로, 이슬람권을 제외한 많은 나라가 이 '예수 연호'를 씁니다.

인류는 옛날부터 시간은 하늘[천신(天神)]이 주관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에 이름을 붙일 권리, 즉 연호 제정권은 하늘의 아들 = 천자(天子)만이 가진다고 보았죠. 유교 문화권에서는 산 사람을 하늘의 아들로 모셨기에 천자가 새로 즉위할 때마다 연호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여 영생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독생자’로 섬기기에, 최후의 심판 때까지는 연호가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차이는 양 문화권의 시간관념과 발전 관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서력 기원'을 쓰는 건, 기독교 문화권의 시간이 세계를 정복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아직 독자 연호를 쓰는 건 ‘군국주의’ 때문이 아니라, 천황을 '하늘의 아들'이거나 '현인신(現人神)'으로 보는 문화 때문입니다. 옛날 상식을 지금 상식에 추가하는 것도, 쓸데없는 공격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 아래는 천황 칭호 관련 전우영의 견해. 트와이스 사나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메시지에 천황 관련한 멘트를 달지는 않았지만, 논란 도중 일본 천황 관련한 이슈도 있어서 함께 덧붙인다.


#천황

한자 문화권 사람들이 미국과 처음 접촉했을 때, president라는 직함은 아주 낯설었습니다. 하늘이 천자(天子)를 정하고 천자가 천명(天命)을 받들어 지상의 인간을 다스리는 것이 정치인 줄 알던 사람들이, ‘인간의 대표’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체제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인들은 처음 영어 발음에 가깝게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徳)’이라고 썼는데, 발음만 표시하는 게 의미가 없어 곧 총통(總統)으로 바꿨습니다. 신해혁명 이후 쑨원의 직함 ‘대총통’은 총통보다 한 등급 위로서, 자기네 국가원수가 미국 국가원수보다 높아야 한다는 ‘중화의식’의 발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president를 대통령(大統領)으로 번역했습니다. 통령은 본래 오늘날의 영관급에 해당하는 군사 지휘관이었습니다. 거기에 대(大)만 붙여서 자기네 관직 체계 안에서도 중간급 정도밖에 안 되는 위치를 부여한 겁니다. 직함 뒤에 붙이는 존칭도 폐하 전하 저하 합하 아랫급인 각하로 정했죠. 역시 미국을 얕잡아 보려는 의식의 소산이었습니다.

우리는 처음 미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할 때는 중국식 번역어를 써서 ‘백리새천덕’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다가 1890년대부터 일본식 번역어인 ‘대통령’으로 바꿨습니다. 1919년 3.1운동 때에 한성 정부는 ‘집정관 총재’, 상해 정부는 '국무총리', 노령 정부는 ‘대통령’을 행정부 수반의 명칭으로 제시했습니다. 일본식 용어에 익숙했기 때문일 겁니다. 장관(長官) 역시 조선총독부 관제에 처음 썼던 말입니다. 일본인들은 식민지 관제에만 장관이라는 직위를 두었습니다.

일본인 가수가 ‘천황’이라는 말을 썼다는 이유로 시끌벅적합니다. 대통령이라는 말을 일본인들이 만들어냈듯, 천황이라는 말도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겁니다. 일본 역사에서 천황이 ‘세속 군주’였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아주 짧습니다. 일본 천황은 로마 교황(敎皇)처럼 일본 종교인 ‘신도’의 대제사장이자 상징이었고, 2차 대전 이후 세속 정치 관여가 금지됨으로써 다시 ‘대제사장’의 지위로 밀려났습니다.

일본인들은 가톨릭의 pope도 교황(敎皇)으로 번역했다 법왕(法王)으로 번역했다 오랫동안 오락가락했습니다. 우리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이제 교황(敎皇)이라는 직함의 등급에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개신교 신자든 불교 신자든 그냥 교황이라고 부릅니다.

‘천황’이라는 직함이 문제라면,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더 문제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천황보다 한참 아랫급이기 때문이죠. 중국식 번역어인 총통은 개념상 대통령보다 조금 더 높은 지위에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하지 않고 문재인 총통이라고 합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대통령과 장관이라는 직함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일본인들이 만든 용어이기 때문’이라는 것 말고는 굳이 바꿀 이유가 없기도 하고요. 대통령이라는 말을 그대로 쓰는 마당에, ‘천황’이라는 말에 굳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21세기입니다. 황(皇)이나 왕(王)이 있다는 거나, 선거로 뽑힌 행정부 수반이 여전히 '대신(大臣)'인 게 자랑하거나 부러워할 일일까요? 일본에는 아직도 천황(天皇)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구나라고 인정하고, 고대 일본 종교의 대제사장에게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거라는 사실만 알면 되지 않을까요? 천황을 굳이 ‘일왕’으로 격하해 봤자 그래도 대통령보다 위상이 높은 이름입니다. 게다가 '세속 군주'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개념에 더 잘 맞는 '대제사장'이나 '왕무당'으로 바꾸는 건 너무 지나칩니다. 그냥 교황처럼 천황이라고 부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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