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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고등학생 시민군 안종필, 가족 만류에도 기어이 나가 도청 사수 (5·18 광주)

  • 김명수 기자
  • 승인 2019.05.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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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기자] 오는 18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식이 열리는 가운데 5·18 당시 '교복입은 시민군'으로 항쟁에 참여하다가 16세의 아까운 나이로 숨진 고 안종필 군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뉴시스에 따르면 1980년 당시 안 군은 광주상업고등학교(현 광주동성고) 1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격렬해지는 항쟁으로 5월19일 광주 지역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다음날인 20일 오전 전화 한 통을 받은 안 군이 '학교에서 나오라고 한다'며 집을 나섰다.

1980년 5월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5·18 항쟁에 참여한 고 안종필(향년 16세) 군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안 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오는 18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공연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2019.05.15. (사진=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제공)
1980년 5월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5·18 항쟁에 참여한 고 안종필(향년 16세) 군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안 군의 안타까운 사연은 오는 18일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공연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2019.05.15. (사진=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제공)

저녁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안 군을 찾기 위해 어머니가 집을 나섰다. 어머니는 무리를 지어 광주역에서 도심 방면으로 쏟아져 나오는 고등학생들을 발견했다. 

그때 학생 무리에서 안 군이 달려와 '거추장스럽다'는 듯 교모를 어머니에게 건넸다. 아들을 애타게 불렀지만 안 군은 빠르게 뛰어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는 소식을 접한 어머니는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계엄군이 외곽으로 철수한 21일 안 군이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안도하면서도 "시방 어디서 오냐?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뭔 일이라도 생기면 개죽음이어야"하며 다시 집 밖을 나서려는 아들을 붙잡았다. 

아들의 신발을 쓰레기통에 넣고 옷가지를 물에 담궈 아들을 말려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어머니의 부탁으로 형이 안 군에 손찌검까지 하며 외출을 말렸지만, 안 군은 22일 몰래 집을 나와 거리에 섰다.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어머니는 이틀 만에 아들을 찾았지만, 다음날 안 군은 교련복을 챙겨입고 또다시 집을 나가 도청을 사수하는 시민군에 합류했다. 

27일 오전 2시께 안 군은 도청 진입과 함께 무차별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안 군의 어머니는 그날 이후 하던 식당을 접고 안 군이 묻힌 망월동 묘지를 매일 찾으며, 진상 규명에 발벗고 나섰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교복입은 시민군' 안종필 군과 그 가족의 애절한 사연이 공연과 접목돼 펼쳐질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5·18기념식에서는 5·18민주화운동 유족·피해자의 사연이 소개됐었다. 

37주년 기념식에서는 1980년 5월18일 태어나고 같은 날 아버지를 여읜 김소형(39·여)씨가 '슬픈생일'이라는 제목의 추모사를 낭독했다.  

기념식 당시 눈물을 흘리며 무대를 내려가는 김씨를 문재인 대통령이 뒤따라가 껴안아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38주년 기념식에서는 5·18 당시 행방불명된 이창현(당시 8살) 군과 아들을 38년 간 찾아 다녔던 아버지 이귀복(83세) 씨의 가슴 아픈 사연이 '시네라마'(Cinerama) 공연으로 재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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