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보자들’ 믿었던 남자친구의 디지털 성범죄 & 가정주부 노리는 기획부동산

(톱스타뉴스 진병훈 기자) 25일 ‘제보자들’에서는 정준영 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와 가정주부를 노리는 기획부동산을 취재했다.

이혜진(가명) 씨는 3년 동안 같은 직장에서 알게 된 정성호(가명) 씨와 교제를 시작했다.

주변에 연고가 없던 혜진 씨는 남자친구인 성호 씨에게 더욱 의지를 했다고 한다.

가까워진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했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가 됐다.

그런데 작년 8월, 혜진 씨는 우연히 성호 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경악하고 말았다.

자신은 본 적조차 없는 나체 사진이 발견된 것이다. 게다가 해당 사진들이 유포된 정황까지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성호 씨는 2년 동안 혜진 씨의 사진을 찍었고 55개의 동영상을 유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호 씨는 혜진 씨도 모르는 남자들과 온라인상에서 채팅을 하면서 서로 부인의 사진을 교환하며 몸매 평가를 하기도 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도 있었다. 병원 샤워실까지 쫓아와 계속 촬영을 했던 것. 혜진 씨는 찍지 말라며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혜진 씨는 이번 사건 이후 극단적인 결심까지 했다. 지금도 모르는 남성들에게 발가벗겨진 기분이 든다는 혜진 씨는 제작진에게 유언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고심 끝에 가족에게 알린 혜진 씨. 어머니는 제작진에게 억울함과 울분을 토했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피의자가 커뮤니티에 날씨가 좋다는 글을 올렸던 점. 그는 지금 불구속 수사 중이다.

제작진은 공판 현장에서 피의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잘못은 했지만, 얼굴을 노출시킨 적이 없다고 변명했다.

또한 여자친구를 정말 사랑했다며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불특정 남성들이 올린 여자친구 사진을 보고 자신도 자랑하고 싶어서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한 행동이 범죄라고 인식도 못 했다는 피의자. 자신이 말한 대로 정말로 철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극심한 불안 상태에 빠져 병원에 다니고 있다.

피의자가 사진을 올렸다는 인터넷 카페에는 지금도 여러 여성들의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몸매를 평가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인지적으로 이해가 전혀 없는 입장이 이런 행위를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성도착증적인 행동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불법 영상물을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사는 메신저로 유포되는 영상들을 찾아내기 어렵다며 급격히 유포되는 사태를 막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 됐지만 가해자의 대부분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등 처벌수준이 미미한 것도 범죄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사람의 삶을 망가뜨릴 수 있는 불법 촬영 및 유포에 대해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승현(가명) 씨가 가는 곳은 황무지를 방불케 하는 땅이었다. 이곳이 아내 민정 씨의 묘지라고 말하는 승현 씨.

승현 씨 아내는 친구의 권유로 토지를 구입했다가 사기를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승현 씨가 보여준 등기부 등본을 보면 아내한테 팔기 전에 5일 전에 매입하고 1억 2천만 원을 부풀려서 판매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내도 의심을 지우지는 않았다고 한다. 계속되는 의심이 있을 때마다 공사가 진행되는 사진 등을 보내며 안심시켰다.

한 평에 4백만 원에 분양한다는 솔깃한 말, 유명 브랜드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말에 홀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약 6억 원 상당의 토지를 구입했다.

민정 씨의 친구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는 문자를 끊임없이 보냈다. 주변 사람을 통해 거래가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의심했지만 결국 토지를 구입했던 것이다.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해당 토지는 공사가 중단됐으며 아파트가 들어올 계획 또한 무산됐다.

게다가 단기간에 개발이 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토지에 여러 투자자를 모아 개발 허가를 함께 진행하는 기획부동산은 최근 주부들을 상대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작년 제주 곶자왈 지역에서도 1000억 원가량의 사상 최대 규모의 기획부동산 사기가 있었다.

2~3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이 토지는 멸종 위기 생물 서식지로 지정돼 개발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이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 역시 가정주부들이었다. 이 사건은 취업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다단계 방식을 통해 투자자를 모아서 피해는 더욱 컸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는 끊임없는 유혹. 기획부동산을 더욱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