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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리뷰]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공효진·엄지원, 거짓보다 더 무서운 진실 게임 ‘범인은?’(종합)

  • 장영권 기자
  • 승인 2019.03.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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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권 기자] “그녀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다. 그녀들이 겪는 모든 딜레마는 결국 우리의 딜레마다”라고 말하는 이언희 감독.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고생과 대학생의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 ‘…ing’로 데뷔한 이언희 감독은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심리묘사와 서정적인 영상미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차기작 ‘어깨너머의 연인’ 역시 30대 여성 두 명의 평범한 일상을 솔직하고 세밀하게 통찰하며 인물의 심리를 스크린에 투영시킨 정교한 연출로 또 한 번 평단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언희 감독은 자신의 강점인 섬세한 감성에 정교한 미스터리를 덧댄 신작 감성 미스터리 ‘미씽: 사라진 여자’로 반가운 컴백을 알려왔다. 가혹한 시련에 처한 두 캐릭터의 감정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이언희 감독은, 나와 다른 그녀들의 고통이 결국 우리 자신이 겪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공감을 극대화 한다. 충격적인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세련되면서도 서늘한 감성을 더해 새로운 웰메이드 감성 미스터리를 탄생시킨 이언희 감독의 연출력이 빛나는 ‘미씽: 사라진 여자’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주변을 되돌아 보고, 자신의 삶을 곱씹게 하는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그는 “삶이 너무도 달랐던 두 여자에게 같은 위기가 닥친다면 어떤 상황에 노출될까.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위킹맘과 보모로, 너무도 다르게 살아왔던 두 여자에게 일어난 절박했던 5일간의 이야기로 극단적으로 다르게 보이던 두 여자였지만,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자 결국 그녀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매와 지선, 두 여자의 이야기가 나와 달랐던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우리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가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충무로 대표 여배우 공효진과 엄지원의 열연이 큰 무게감으로 전체 스토리를 쥐고 흔단다.

먼저 대한민국 대표 로코 퀸의 가장 파격적인 변신에 성공한 공효진 배우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을 대신해 헌신적으로 다은을 돌봐온 보모 한매 역으로 열연했다. 지선과 다은에게 헌신적이었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그녀의 뒤를 쫓는 남자, 이어지는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증언들에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는 한매의 정체. 이름, 나이, 출신,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한매는 숨겨왔던 충격적 진실들로 지선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뜨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입지를 쌓아온 공효진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면서 서늘한 표정 아래 충격적인 진실을 감춘 미스터리한 보모로 완벽 변신한 것. 

아이를 돌보는 디테일한 손길부터, 극의 진행에 따라 점차 변해 가는 한매의 대사 톤, 성격까지 섬세하게 연구하며 한매 캐릭터를 만들어 간 공효진은 “한매는 대체 어떤 사람인지, 연기하는 내내 그녀의 속마음은 어땠을까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고 전하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공효진의 새로운 모습에 촬영 내내 너무 신기한 순간이 많았다. 공효진이 이 역을 맡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는 이언희 감독의 말처럼, 미스터리한 여자 한매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진실을 밝혀야만 하는 여자 지선 역을 맡은 엄지원 배우는 이혼 후 홀로 딸 다은을 키워 온 워킹맘 지선으로 분했다. 그런 그녀에게 보모 한매(공효진)는 가족보다 더 가깝고 소중한 존재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지선은 한매와 다은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뒤늦게 경찰에 신고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전 남편과 시부모, 심지어 변호사까지 그녀가 아이를 숨겼다고 의심한다. 아이를 잃어버렸지만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 지선은 홀로 한매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 메가박스㈜플러스엠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 메가박스㈜플러스엠

‘소원’의 강인한 엄마, ‘더 폰’의 살해 당한 아내,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의 비밀을 간직한 교장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 엄지원이 이번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딸과 보모를 추적하는 워킹맘으로 분해 전작을 모두 뛰어넘는 호소력 짙은 열연으로 필모그래피에 큰 족적을 남겼다는 평이 많았다.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이 많았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홀로 아이를 찾아 나선 지선의 절박한 심정만 생각했다”고 밝힌 엄지원은 매 순간 지선의 절절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엄지원은 단순히 뛰는 장면에서도 감정을 놓치지 않았다. 액션은 물론, 감정까지 완벽하게 쏟아내는 배우다”라는 이언희 감독의 극찬처럼, 온 마음을 다해 지선 그 자체가 된 엄지원의 인생 연기에 많은 관객들이 공감했다.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선(엄지원). 하지만 밤낮없이 일하고 아이를 돌보며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가정에도, 직장에도 충실하지 못하다는 비난뿐이다. 실제로 ‘미씽: 사라진 여자’의 시나리오 작업 당시 이언희 감독은 “지선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애를 보모에게 맡기고 일을 하러 나간다는 이유만으로도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댈 곳이 없었던 것은 한매 역시 마찬가지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작은 호의 조차 기대할 수 없었던 한매를 연기한 공효진은 “촬영이 진행될수록 소외된 소수들에 대한 상황을 대변하는 한매라는 캐릭터에게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극적인 사건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태어난 곳도 자란 환경도 다르지만, 결국 동일한 고통을 겪게 되는 두 여자의 모습은 극 중 그녀들의 사연이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지선과 한매로 대변되는, 나와는 상관없다고 여겼었던 주변의 이야기가 결국 나 역시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는 점을 생각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언희 감독의 변처럼,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에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혹은 곧 겪어야 할 수도 있는 우리 삶의 단면을 보여주며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미스터리·가족 장르의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2016년에 개봉해 누적관객수 1,153,201 명 (2017.12.03,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 관람객 평점 8.53, 기자·평론가 평점 6.72, 네티즌 평점 8.37점을 기록했다.

스릴러, 드라마, 코미디, 공포 등 어떤 장르의 영화도 완벽하게 소화할 만큼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엄지원과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두루 활약을 펼치며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았던 공효진이 ‘미씽: 사라진 여자’를 통해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선사한다.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신뢰감을 안겨주는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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