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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폴란드로 간 아이들’ 추상미 감독 “불안정한 모성에서 시작한 작품…치유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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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김노을 기자) 추상미 감독이 다큐멘터리 촬영의 여정에서 산후우울증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연출한 추상미 감독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진 1,500명의 한국전쟁 고아와 폴란드 선생님들의 비밀 실화를 찾아 남과 북 두 여자가 함께 떠난 치유와 회복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추상미의 장편 입봉작이다.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이날 추상미는 영화에 대해 “산후우울증이라는 불안정한 모성에서 시작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 아이를 향한 과도한 애착의 시선이 다른 아이들에게로 넘어가며 자연스레 극복됐다. 영화를 찍을 때 여성의 관점으로 보겠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탈북민 이송과의 관계성을 “모성의 관점으로 보면 제가 이송의 엄마처럼 느껴진다. 영화에 담을 수 없는 많은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 이 친구가 겪은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북한 아이들은 북한의 이데올로기가 싫은 게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들어서, 살고 싶어서 남한으로 온 경우가 많다”며 “이송을 만나 작은 통일의 여정을 경험한 것 같다. 엄마의 시각에서 품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물론 문화적 차이를 느끼는 순간도 있지만 결국에는 친밀해졌다. 이송의 상처와 이야기를 들으면 연민이 생긴다. 결국 남북도 이러한 관계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사실’에 입각한 만큼 대개의 다큐멘터리가 촬영 중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는 한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폴란드로 향한 전쟁 고아들 중 북한뿐 아니라 남한 아이들도 포함됐다는 사실이 바로 그 국면이다.

이에 대해 추상미는 “극영화 시나리오 3고가 나올 때까지도 몰랐던 사실이라 폴란드에서 그 얘기를 듣고 충격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고아들의 신원을 증명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며 “당대 정부를 욕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은 물론이고 남한 아이들이 그 낯선 폴란드에서 어떻게 지냈을지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추상미는 다큐멘터리가 진행되는 내내 관찰자가 아닌 참여자로 위치한다.

추상미는 감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극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큐가 끼어든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그대로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를 만드는 리서치 과정을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작비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추상미 감독 / 커넥트픽쳐스 제공

추상미는 폴란드 선생님들이 전쟁 고아를 품은 과정을 ‘특별한 교감과 유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유제프 양육원 원장님께서는 전쟁 고아들이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를 떠올리며 본인의 어린 시절 같다고 하셨다”며 “그래서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게 했다고 하시더라. 상처가 깊으면 깊을수록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감정을 전했다.

이어 “선생님들은 전쟁 고아들이 북송되기 전 특별히 친밀했던 아이들을 입양하고자 북한 정부에 청원했지만 거절당했다. 상처가 매개가 되어 아이들을 혈육으로 느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치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오는 10월 31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79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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