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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찢는 폭발음 침몰” ‘꼬꼬무’ 장성규X장도연X장현성, 부산으로 가는 마지막 배…우키시마호-마이즈루만 도착 ‘폭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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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배수정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부산행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그렸다.  

2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이야깃꾼으로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이 리스너로 배우 박호산, 래퍼 미란이, 아나운서 이인권이 부산행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을 그린 ‘가라앉은 진실과 미스터리한 그날의 항로’를 조명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2023년 9월, 부산에 살던 전병관 씨는 신문을 보다 기사 하나에 시선이 고정됐다. 오래전 어느 사고의 생존자를 찾는다는 자그마한 기사가 어딘가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전병관 씨는 언젠가 아버지로부터 수천 톤의 여객선이 바닷속으로 침몰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기사에는 한국인 수천 명이 탑승한 여객선이 바다 한가운데 침몰해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배의 이름은 떠다니는 섬이란 뜻의 '우키시마호'였고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우키시마호 침몰 사건은 생존자들의 마지막 증언을 듣게 됐다. 우키시마호가 출항한 곳은 일본 북단 아오모리현의 오미나토항구. 출항일은 1945년 8월 22일이었다.

우키시마호는 광복 일주일 만에 일본 본토를 통틀어 처음으로 마련된 귀국선이었다. 일본 오미나토 해군은 아오모리현 일대 조선인들을 고향으로 보내주겠다며 모집했다. 그렇게 항구에 모여든 한국인 수가 무려 수천 명이었다.

그중에는 울산 울주군에서 강제 동원되어 끌려온 18살의 전영택 씨, 온 가족이 돈을 벌러 이주했던 최억조씨 가족, 거창 고향 땅에 아내와 3살짜리 아들 한영용 군을 남기고 강제 동원된 한석희 씨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오미나토 해군은 왜 첫 번째 귀국선을 ‘마지막 귀국선’으로 홍보했던 것일까. 출항 직전, 안면이 있는 작업반장이 전영택에게 “영택이 이 배 타겠나? 나는 타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부산행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2일 밤 10시, 일본 오미나토항구를 출발했다. 오미나토항에서 부산까지는 3, 4일이 소요되는 거리. 예정대로라면 10월 25일 아침에는 부산항에 도착해야 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해군에 징발되어 해군 승조원들이 몰고 있던 우키시마마루에게 내려진 본래 명령은 조선에 거주하고 있던 일본인들을 데려오는 것이었지만 명령이 바뀌면서 부산으로 가는 유일한 오미나토 항구를 통해 북부지방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들을 부산으로 실어 보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3살이었던 최영용의 아버지 한석희 씨도 우키시마호에 탑승하려고 왔고 최억조 씨 가족은 무려 일곱 명도 줄을 섰다. 

최억조 씨 가족은 2층에 자리를 잡다가 아이들이 가만 있지 않아서 갑판으로 올라갈 수 밖에 없었다.  이어 영용이 아버지 한석희 씨, 전영택 씨도 갑판으로 올라갔고 1945년 8월 우키시마호는 출발하게 됐다. 날씨는 좋았고 바다는 잔잔했는데 이 정도 상태면 부산까지 4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승조원들 중 일부 해군 하사관들은 이 명령에 항의했지만 상부의 강력한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우키시마마루에 조선인 노동자들과 일부 가족들이 탑승했다. 항해 사흘째였던 8월 24일 오후 5시, 배는 여전히 일본 연안에 있었는데 돌연 방향을 바꿔 일본 중부 연안의 마이즈루 항으로 들어갔다.

교토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마이즈루만. 우키시마호는 왜 부산이 아닌 이곳으로 온 것일까. 수상한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인 승조원들이 항해 도중 이상한 행동들을 했던 것. 과자, 통조림, 개인 침구를 갑자기 승객들에게 나눠주거나 바다에 던져버리는 게 아닌가. 급기야 일부 승조원이 구명정을 내려 배를 빠져나가는 장면까지 목격됐다. 

그 순간, 배에서 귀를 찢는 폭발음과 함께 엄청난 충격이 가해지면서 배가 하늘 위로 치솟는 것처럼 선체가 들리는 느낌이 전해지는데 충격에 쓰러진 영택 씨가 정신을 차리기도 잠시, 눈앞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방송캡처
두 동강 나 가라앉는 선체의 배 아래는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고, 수천 명의 사람들은 살기 위해 사다리를 부여잡는다. 마이즈루 항 근해인 마이즈루 만에는 미군이 부설한 기뢰들이 있었는데 우키시마마루가 마이즈루 항으로 입항하려고 하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면서 배가 침몰한 것이다. 

전영택 씨는 영용 씨의 아버지 석희씨가 물 속에서 허우적 대자 밧줄을 내려줬지만 석희 씨는 끝내 밧줄을 놓쳤고 최억조 씨의 막내는 숨을 거두게 됐고 차마 죽은 아이를 버릴 수 없어서 등에 업고 배에서 탈출했다. 

또 이후 일본 고깃배들이 생존자를 살리기 위해 다가왔고 그날 우키시마호에 있던 몇 백명의 생존자 외에 탑승한 수천 명의 한국인들이 바닷 속으로 침몰하고 실종 사망됐고 다음 날, 기름에 덮인 시신들이 바닷가에 떠내려 오면서 시청자들에게 안타까움을 줬다. 

SBS 예능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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