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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조현철 “사랑 메시지 전하고 싶어, 관객들 위로 받길” (종합)[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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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노지현 기자) 조현철 감독이 ‘너와 나’의 제작 준비 과정과 앞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너와 나’ 조현철 감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너와 나’는 감독 조현철이 대중 앞에 첫 선보이는 장편 영화로,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다룬다. 세월호로 인해 떠난 이들과 남겨진 이들에 대한 상실, 그리고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이날 조현철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감독의 무게를 잘 견디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잘 안 느껴진다. 그런 생각은 잘 없고 무덤덤하다”라며 웃었다. 이어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하는데 느낀 어려운 점으로 “작업 중에 많은 일들이 생기고 호흡이 길다 보니 마음을 다 잡아야 하는 게 많았다”며 “작업을 좋은 의미로 완성해야겠단 생각이 있었다. 제작 과정 중에서 많은 부침이 있었기 때문에 의지와 상관없이 기다리고 지켜봐야했다”라고 말했다.

‘너와 나’는 개봉까지 총 7년의 시간이 걸렸다. 조현철은 해당 작품을 2016년 첫 구상을 했고, 2019년 제작 PD를 만났으나, 여러 번의 투자는 물론 지원 사업이 무산됐다. 이후 박혜수의 논란이 더해져 기다림이 길어졌다. 이 과정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 누군가의 반응, 평가를 기대하게 되면 많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 한 사람이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면서 “힘든 순간을 겪고 있는 사람이 영화를 만나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너와 나’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죽음, 퀴어의 사랑을 그린다. 어떻게 창작의 영감을 얻었냐는 질문에 조현철은 “모든 창작자가 그렇듯 어떤 사건이 일어나 죽음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 사건을 외면할 수 없었다. 살아있는 어떤 일들을 해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고, 퀴어에 대해선 “이야기를 시작하며 두 아이가 떠올랐다. 아주 자연스럽게 남녀 간의 멜로 이야기를 하듯”이라고 했다.

‘사랑’을 다시금 일깨우고자 한 조현철은 사람 간의 애정 뿐만 아닌 동물의 사랑도 표현했다. 극 중 하은이 반려견을 떠나 보내는 슬퍼하는 장면, 세미가 앵무새에게 ‘사랑해’를 알려주는 장면 등. 이에 “경계를 지우고 싶었다. 너와 나의 경계, 꿈과 현실의 경계, 혹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고 싶었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주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조현철은 현재 30대 남성으로, 10대의 감정과 생각을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취재 등을 나갔다고 밝혔다. “10대를 표현하는데 두려움이 앞섰고, 유튜브 브이로그 등을 보았다. 나아가 입시 학원에 취재를 나가 아이들에게 일기를 써보라 권했다. 어떤 한 학생이 쓴 앵무새한테 ‘사랑해’라고 한 장면은 양해를 구하고 가지고 왔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너와 나’에는 조현철과 절친으로 알려진 박정민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한다. 조현철은 “상상한 것 이상의 느낌이 많이 나왔다. 신인 배우들이 위축되지 않고 호흡할 수 있게 잘 이끌어 가 줬던 것 같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또 “어떤 순간에 많은 도움을 주는 친구라 고맙다”고 덧붙였다.

음악 감독으로 가수 오혁이 참여한 점에 조현철은 “오랜 기간 혁오 밴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 촬영 감독님과 인연으로 함께하게 됐다. 둘이 말이 없어 많은 것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핵심적인 부분은 이야기했다. 혁이 형이 빠른 시간 작업해주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너와 나’는 꿈과 현실이 모호하게 표현된 흐린 영상미가 돋보인다. 그는 연출에 관해 “영화 자체가 누군가의 꿈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7년 광화문에서 세월호 집회가 있었다. 한 생존자 학생이 나와서 ‘내 친구가 꿈에라도 나와서 인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깊게 남았다. 이 꿈처럼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 생각해 효과를 주었다”고 설명했다.

‘너와 나’에서 떠난 세미, 남겨진 하은. 남겨진 하은은 곧 우리를 의미한다. “하은은 잘 살고 있을까”란 질문에 조현철은 “상처를 극복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큰 상실의 경험이다. 나아지고 극복한다는 것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삶의 어떤 순간, 주변의 상황들이나 과거의 어떤 좋은 기억들로 인해 잘 견디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사진 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조현철은 사회적 상실 외에도 홀로 겪은 상실의 경험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를 찍으며 위로 받았는지에 묻자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은을 위로하겠다고 출발한 것 같지만, 내가 세미와 하은에게 위로를 받았다. 이야기 자체가 주는 위로에 더 많이 기대있었던 것 같다”며 “내가 받았던 위로를 관객 분들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현철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에 숨기는 법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어떤 순간 말을 했던 것 같다. 그 순간에도 아버지가 힘든 시간이었다. 감정적으로 힘든 시간에 자리가 마련돼 상을 받았다. 단순하게 아버지를 위로해야겠다 생각했다. 옆에 가서 말씀을 드릴 수도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을 하면 더 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를 선동하고, 구호를 외친다고 한다기보단,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기에 작품으로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사진제공 [㈜필름영, 그린나래미디어㈜]
‘너와 나’를 통해 조현철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단순하게 사랑인 것 같다. 현 시대에 잊혀지는 가치가 아닌가 싶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금 사랑에 대해 되새겼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조현철은 배우를 넘어서 감독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으로 “어렸을 때 잠들기 전, 엄마가 읽어준 동화책에서 오는 위로들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새롭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로 “제주의 숲, 제주 4.3 사건과 엮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너와 나’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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