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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 "'세다'는 이미지? 나도 공범…'마스크걸'은 해방" (종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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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뉴스 한수지 기자) 배우 고현정이 '마스크걸'에 임한 마음 가짐과 함께 자신을 향한 편견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 배우 고현정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고현정은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것에 익숙해진 중년의 김모미 역을 맡았다. 김모미는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한 안은숙의 눈 밖에 나 힘든 수감생활에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어느날 교도소 밖에서 온 편지 한 통에 결국 탈옥을 결심한다.
고현정 / 넷플릭스
고현정 / 넷플릭스
탈옥을 감행한 김모미는 김경자(염혜란 분)로부터 딸 김미모(신예서 분)를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고현정은 "모성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라는 뜻밖의 대답을 내놨다. 그는 "모미를 연기할 때는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이 지난 사람이라는 생각만 했다. 살인이든 누명이든 그런건 신경쓰지 않고 교도소에서 10년을 보낸 모미라면 어떤 상태일까에 집중했다. 내일을 몰라야한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고, 순차적으로 찍어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모미가 탈옥을 감행하는 이유가 딸을 지키기 위한 모성애로 봤다. 하지만 고현정은 "모미는 딸 미모를 창고에서 처음 마주한다. 될 수 있으면 불필요한 장면과 감정을 없애자라고 얘기했다. 위급한 상황인데 촬영하다보면 상황보단 감정에 치중할때가 있다. 이번엔 현실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집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성이 이렇게 표현될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죽은 줄 알았던 김경자가 살아나왔을 때 모미는 '그만하자'는 생각과 함께 김경자의 모성이 부러웠을 것 같았다. 모미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은 모성보단 부성에  가까웠다. 모성이 딸이 괜찮은지, 다친데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거라면 부성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고 거,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현실적인 모성이었고, 부성이었다"라고 말했다. 
고현정 / 넷플릭스
고현정 / 넷플릭스
고현정은 모미라는 인물 자체가 모성을 그렇게 느껴보지 않아 모를 것이라고 봤다. 교도소를 나온 결정적인 이유도 김경자가 자신을 건드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모미가 자신의 엄마를 위협했다면 더 많은 것을 했을 수도 있다. 딸에 대해서는 염치 없고 미안함이 큰 인물이다. 김경자가 딸을 따라다니면서 가스라이팅을 하고 이간질 한다는 것을 알고 그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움직였을 것이다. 너도 똑같이 당해야한다는 말이 그를 건드리지 않았을 까 싶다"라고 전했다.

고현정은 "모성은 각각 다른데 매체에서 표현되는 모성은 비슷하다. 뜨겁고 아름답다. 그런데 제 자신도 그렇게 느끼지 못하고 미모의 성장과정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을 것 같았다. 보편적인 모성을 표현하면 구차하고 지루해질거 같아 최대한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모태미녀로 데뷔 때부터 아름다운 여배우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가 외모 콤플렉스로 성형을 감행한 김모미 역을 연기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 같은 질문에 그는 "저는 미스코리아때부터 항상 2등이었다. '모래시계'때부터 제 포지션은 곁다리였다. 제가 완전 주연인 드라마가 있었나 싶다. '선덕여왕'도, '대물'도 따지고 보면 제가 (메인) 주인공이 아니었다. 모미의 감정을 못느끼지 않았다. 사실 많이 느껴졌다. 실감이 많이 됐다. 다만 '어쩌다 이 인물이 이렇게까지 됐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마스크걸'은 3인 1역으로 성형 전 김모미 역의 이한별, 성형 후 김모미 역의 나나, 중년 김모미 역에 고현정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고현정은 10년 간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한 인물로 짧은 머리에 초쵀한 얼굴을 해야했다. 

그는 그런 모미를 표현하기 위해 다크서클, 기미를 분장으로 만들었고, 피부를 건조하게 했다. 머리를 자르자는 감독의 말에 두려웠지만 결국 과감하게 숏컷을 감행했다. 
고현정 / 넷플릭스
고현정 / 넷플릭스
고현정은 "장르물에 관심이 있고, 밝은 작품도 하고 싶다. 그걸 어디서 밝힐 기회가 없었다"라며 "이번 작품에서 연기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대활약을 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엔 세 명의 모미에 잘 녹아드는 게 목표여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제작사든 감독님이든, 더 늙기 전에 많이 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신예 배우 이한별과 나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의 연기를 보지 않고 촬영했다. 작품을 보고 봐야됐나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이한별은 첫작품 같지 않은 내공이 느껴졌다. 제작발표회 때도 본인의 생각을 차분하게 얘기를 잘 하더라. 내공이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나는 모미 상태로 예열을 해서 내리는 것 같았다. 인사성이 밝은데 현장에서는 너무 모미로 보여서 제가 되려 도움을 받았다. 너무 갖고 싶은 장면을 가져서 부럽기도 했다"라고 했다. 

주오남의 엄마이자 수상한 떡볶이집 할머니 역으로 등장한 염혜란보다 고현정의 나이가 6살 연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극중 대립하며 많은 액션을 함께 소화해야 했다. 고현정은 염혜란에 대해 "긍정적인 힘이 대단하다. 디마프(디어 마이 프렌드)에서 같이 연기를 해봤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배우다. 갑자기 친해지는 사람이 있고 차분하게 천천히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염혜란은 그 전에 만났던 경험을 기반으로 친해지고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을 수 있는 배우라서 좋았다. 촬영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고현정의 11년 전 한 인터뷰에서의 어록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연예인을 도마 위 생선으로 비유하며 '난도질 당하려고 올라간 거다. 그게 싫으면 도마 위에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난 현재의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고현정은 "(이 생각은) 지금도 같은 것 같다. 연예인이 스스로 도마 위에 오르기 때문에 병도 많이 걸리고 아파도 하고, 후회도 하고, 벗어나고 싶어 하고 그런 거 아닐까. 처음엔 올라가고 싶어 난리난다. 얼마나 아픈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족한테 말을 해도 모른다. 올라간 사람만 안다. 요즘에는 그 도마가 많이 커지고 넓어져서 걱정이 된다"라고 여전한 소신을 밝혔다.  

자신을 향한 '세다'는 편견에 관해서는 "그런 이미지의 공범임을 인정한다. 전혀 아닌데, 왜곡됐다고 하진 않겠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선덕여왕) 미실 할 때 약속대로 저를 25회에서 죽여줬으면 다르지 않았을까. 50부까지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스크걸'이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냐는 질문에 "마스크걸의 마지막 결말은 해방 같다. 인간 개인의 해방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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